2019. 11. 14. 12:01ㆍ■ 법률 사회/법률 재판 민사 형사
조국, 법무장관 사퇴 한 달만에 검찰 소환..피의자로 조사(종합)
입력 2019.11.14. 09:53 수정 2019.11.14. 11:28
부인 차명투자·딸 장학금 의혹 집중 추궁..뇌물 혐의 적용 저울질
자녀 인턴증명서·웅동학원 비리도 조사대상..추가 소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검찰이 14일 부인의 차명 주식투자와 자녀 입시비리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지난 8월27일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79일,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날로부터 한 달 만이다.
의혹의 종착지인 조 전 장관을 검찰이 직접 조사함에 따라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가 이번 수사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캐묻고 있다.
조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변호인 입회 하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1일 두 번째로 기소된 부인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의 15개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차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WFM은 정 교수가 자신과 두 자녀 명의로 10억5천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투자사다.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제 운영자인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에게서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지난해 1∼11월 WFM 주식 14만4천304주를 차명으로 사들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말 정 교수가 WFM 주식 12만주를 장외에서 매입한 당일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천만원이 빠져나간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이체된 돈이 주식투자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공직자윤리법상 직접투자 금지 규정에 저촉되고 재산 허위신고 혐의도 받을 수 있다. 정 교수가 주식투자로 올린 부당이익 2억8천83만2천109원 또는 '호재성 정보 제공'을 WFM 측이 조 전 장관에게 건넨 뇌물로 볼 여지가 있다.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둘러싼 의혹도 뇌물 혐의로 번질 수 있는 핵심 조사대상이다.
조 전 장관 딸은 2016년부터 6학기 동안 200만원씩 모두 1천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지도교수로 장학금을 준 노환중 현 부산의료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선임 과정에 자신이 '일역(一役)'을 담당했다는 문건을 스스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월 부산의료원장에 선임되는 과정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이 미쳤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노 원장을 지난 11일과 13일 잇따라 불러 장학금 지급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딸과 아들(23)이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물을 방침이다.
딸은 2009년, 아들은 2013년 각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증명서를 받아 입시에 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자택 PC에서 인턴증명서 파일을 확보하고 당시 법대 교수로 재직한 조 전 장관의 연루 여부를 수사해왔다.
정 교수의 공소사실에는 딸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입시에 제출한 혐의(허위작성공문서행사)가 포함돼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허위내용이 기재된 인턴십 확인서를 딸에게 건넸다"고 적었으나 증명서 발급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증거인멸에 관여하거나 방조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부부의 자산관리인 노릇을 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7)씨로부터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조 전 장관에게서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 교수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만큼 조 전 장관 자신이 내놓은 해명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 전 장관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측이 작성한 운용현황보고서를 건네받아 의혹 해명에 썼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동생 조모(52·구속)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위장소송 혐의와 관련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본다.
웅동학원은 부친 고 조변현씨에 이어 현재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을 맡는 등 조 전 장관 가족이 운영하는 경남지역 학교법인이다. 조 전 장관은 1999∼2009년 웅동학원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PC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해 위장소송 관여 여부를 확인해왔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에서 교사 채용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받아 관련 분야 교수에게 다시 의뢰하는 등 채용과정에도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출제 의뢰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며 채용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에게 제기된 의혹이 광범위한 만큼 소환 조사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진술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등 향후 수사 절차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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