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7. 15:05ㆍ■ 국제/동남아 미얀마
[특파원 리포트] 미얀마 군정 "미국은 더이상 세계를 지배하지 않는다"
김원장 입력 2021. 05. 27. 11:28 수정 2021. 05. 27. 13:34 댓글 82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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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오전 10시쯤, 미얀마 양곤 국제 공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국하려던 미국인 '대니 펜스터'가 체포됐다. 그는 '미얀마 프론티어'의 편집장이다. 체포된 대니는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됐다. 인세인 교도소는 고문으로 악명높은 곳이다.
‘미얀마 프론티어’의 미국인 편집장 대니 펜스터가 양곤 국제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중이였다
그가 체포된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그의 가족은 여전히 그가 왜 체포됐는지 모른다. 미얀마 인권단체로부터 그가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됐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형인 브라이언 펜스터는 "그가 대학시절부터 인권과 민주주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기사화했지만, 미 국무부는 아직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외국인이 출국 과정에서 전격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얀마 군정은 얼마전부터 출국하는 외국인들의 명단을 제출받고 있다. 대니 펜스터는 출국 과정에서 그 '블랙리스트'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대니가 체포되자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은 5월 25일,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기 위해) 교민들에게 시위관련 영상을 게재하거나 저장하지 말 것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미얀마 군정은 모두 8개 주요 언론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언론사는 사라졌어도 기자들은 필사적으로 기사를 쓴다. '미얀마 프론티어' 뿐만 아니라, 이미 허가가 취소된 '미얀마 나우(Myanmar Now)'나 '미찌마(Mizzima)'등 주요 언론사의 기자들이 국경지대나 산악지대로 숨어들어 기사를 내보낸다.
쿠데타 이후 80여 명의 기자가 체포됐고, 이중 48명이 여전히 구금돼 있거나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다(UNHCR).
‘버마 민주의 소리(DVB)’ 방송사 기자인 ‘고 민 요’는 현장에서 체포돼, 지난 4월 13일 군사법정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5월 9일에는 태국으로 밀입국해 방송뉴스를 제작하던 '버마 민주의 소리(DVB)' 기자 3명이 치앙마이에서 검거됐다. 자원봉사자 2명과 함께 뉴스 리포트를 몰래 만들어 송출하던 이들은 추방 위기에 몰렸다. 태국기자협회는 이들 기자들이 미얀마로 추방될 경우 중형이 예상된다며.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조처를 촉구했다. 태국 외교부는 이들을 제 3국으로 추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태국 치앙마이로 밀입국해 방송뉴스를 만들던 ‘버마 민주의 소리(DVB)’ 기자 3인이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은 이들이 사용하던 간이 스튜디오
태국 치앙마이로 밀입국해 방송뉴스를 만들던 ‘버마 민주의 소리(DVB)’ 기자 3인이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은 이들이 사용하던 간이 스튜디오
미얀마 군정은 지난 4월 체포한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 '기타즈미 유키'를 결국 석방했다. 지난 3월에는 미얀마 국적의 BBC기자를 잠시 체포했다가 석방했다. 이제 '대니 펜스터' 차례다. 미얀마 군정은 진짜 '미국인' 대니 펜스터를 군사재판에 넘길까? (양곤은 계엄령이 선포돼 있어, 체포된 시민은 항소가 불가능한 단 한번의 재판으로 형이 확정된다)
만약 '대니 펜스터'를 군사재판에 넘길 경우, 공은 이제 미 국무부로 넘어간다. 미국은 북한에서 사망한 '오토 윔비어' 사례처럼 자국민의 안전에 매우 민감하다. 미얀마 문제에 깊숙히 발을 담그고 싶어하지 않는 백악관을 자극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그래서 인화성이 매우 강하다.
1)미얀마 군정은 왜 굳이 출국하면 다시 입국이 어려운 '대니 펜스터'를 체포했을까? 그리고 그 미국인을 굳이 악명높은 인세인교도소에 수감했을까?
2)유혈진압 때마다 즉각적인 입장을 냈던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관(U.S. Embassy in Burma)'은 아직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이 침묵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니 포스터의 체포 소식을 알리는 ‘프론티어 미얀마’ 기사에 달린 댓글, “빨리 바이든에게 전화해. 미얀마 군정이 장기가 사라진 시신을 가져가라고 전화하기 전에...”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며칠전 홍콩TV와의 화상인터뷰에서 미얀마 내 중국인들의 안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애써 무시한다. 미국의 계속되는 경제 제재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흘라잉 일가는 이미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미얀마에서 꺼내들 카드가 딱히 없다. 의지도 없어 보인다. 무력 개입할 가능성도 낮고, 개입한다고 해도 시리아처럼 '피아' 구분이 안되는 살육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설령 쿠데타 군부를 넘어뜨린다고 해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에서 미국은 얻을 게 거의 없다. 미국은 미얀마 10대 투자국에도 들지 못한다. (한국은 6대 투자국이다/코트라 2019년)
그리고 미얀마 군정은 이 구도를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떠나겠다는 미국인 편집장을 굳이 체포해 가장 악명높은 교도소에 집어넣었다. 미국은 이제 어떤 카드를 빼들까.
4월 26일 미얀마 군정의 조 민 툰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를 지배하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 생산품들이 전세계에 넘쳐난다.
우리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대니 펜스터가 수감된 양곤의 ‘인세인교도소’. 1887년 영국 식민지 시절 건설됐다. 제레미벤담이 가장 효과적으로 죄수들을 지켜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한 원형 판옵티컨(Panopticon)디자인을 차용했다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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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ANA3시간전정은이보다 겁없는 애가 여기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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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복할거야3시간전미국이 윔비어 사망사건때 전쟁을 일으키려다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그리고 중국 등 복잡한 관계로 전쟁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자국민 희생으로 미얀마에 대해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더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 답글8댓글 찬성하기148댓글 비추천하기22
- 생각하는나무3시간전미얀마 군부가 지눈 지가 찔렀네... 유엔도 아무 조치못하니 쿠테타군부를 다들 인정하는줄 아나보네... 미국인 체포는 미국인들도 민감하게 지켜보는 사안인데.. 점점 쿠데타 세력들이 막다른 길로 가고있네....
- 답글7댓글 찬성하기618댓글 비추천하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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