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8. 10:24ㆍ■ 국제/동남아 미얀마
[인터뷰]총을 든 미스 미얀마 "한국 인터뷰 처음 응한 이유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21. 05. 18. 09:54 수정 2021. 05. 18. 10:18 댓글 2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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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폭력 점점 심각, 무력항쟁 필요
가족에게도 비밀로 하고 반군 합류
체조선수·배우였는데.. 총 쏠 줄이야
군사정권 경험한 한국, 가깝게 느껴
나도 비·송혜교 팬, 한국 응원에 감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타 텟텟(Htar Htet Htet) (미스 미얀마)
■ 동시통역 : 웨 노에 (미얀마 유학생)
저희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주목하고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마련한 특별기획이죠. 굿모닝 미얀마.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 만나볼 분은 최근에 가장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의 주인공입니다. 한 미얀마 여성이 검은 전투복 차림의 검은 소총을 들고 서 있습니다. 이런 글도 보여요. “반격할 때가 왔다. 무기를 들든, 펜을 들든, 돈을 기부하든 모두가 군부에 맞서 미얀마를 위해 싸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 또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이 여성은 2013년 제1회 미스그랜드인터너셔널 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했던 미스 미얀마 타 텟텟 씨입니다. 미스 미얀마가 왜 지금 총을 들고 서 있는 건지, 지금 어디에 있는 건지 직접 들어보죠. 타 텟텟 씨, 나와 계십니까? 밍글라바(안녕하세요)
◆ 타 텟텟> 밍글라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총을 든 사진 속의 미스 미얀마, 그 분이 맞으십니까?
◆ 타 텟텟> 네, 저는 타 텟텟이라고 합니다. 저는 2013년 제1회 미스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에서 미얀마 대표로 참가했던 사람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AFP/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연합뉴스,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김현정> 반갑습니다. 그런데 지금 뒤에 뭔가 소음이 계속 들리는데요. 뭔가 외치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웅성웅성하는 소리 같기도 하고 이게 무슨 소리고 지금 어디 계시는 겁니까?
◆ 타 텟텟> 제 뒤에 배경이 조금 웅성웅성한 소리는 제 뒤에 있는 사람들이 강의라고도 할 수 있고 또는 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제가 왜 있는 곳은 안전 보장으로 인해서 말할 수는 없으나 양곤이 아니라는 것은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군부가 손닿을 수 없는 그런 지역에 와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지금 무장 조직에 이른바 반군에 정식 가입을 하신 건가요?
◆ 타 텟텟> 네, 그렇게 정식 가입을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미얀마 동기들이 반쿠데타를 하기 위해서 이쪽으로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떤 훈련들을 지금 받고 계시는 거예요? 뒤에서 소리가 계속 지금 들리고 있는데, 구호도 외치는 것 같고.
◆ 타 텟텟> 실제로 지금 군사 훈련하는 데 있어서, 공부해야 된다며 펜을 들고 공부하기도 하고요. 그다음에는 싸우는 방법이라든가 여러 방면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마지막 목표는 군부를 종식시켜야 된다라는 개념으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는 끝까지 평생 여기에 속하겠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미얀마 군부를 종식시켜야 된다는 이념을 가지고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총을 쏘는 사격훈련도 있는 것이고 또 앉아서 전략을 짠다든지 이런 강의를 받기도 하고 다양한 군사훈련을 받고 계신다는 얘기예요. 그런데 타 텟텟 씨, 원래는 체조선수이자 모델 일 하셨다고 들었거든요. 맞습니까?
◆ 타 텟텟> 네, 이 쿠데타 사건 터지기 전에 체조선수이기도 하고 그다음에는 영화배우이기도 하고 뷰티 쪽 관련된 선생님이기도 하고 그다음에 미스 미얀마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습니다.
◇ 김현정> 체조선수이기도 하고 뷰티 강의를 하기도 하고 배우 일을 하기도 하고 그랬던 분이 어떻게 ‘총칼을 들고 뛰어야겠다, 무장조직에 가서 훈련을 받아야 되겠다’라는 결심을 하셨습니까?
◆ 타 텟텟> 지금 군부 쿠데타 일어나고 난 다음에 국민들이 평화적으로 저항을 했었지만 군부는 미얀마 국민들을 죽이기도 하고 때로는 폭행을 하기도 하고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야밤에 몰래 쳐들어와서 아주 합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람을 체포해 가고 그다음 날에는 싸늘한 시체로 집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그런 건수도 많이 있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선택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체포하고 구금당한, 감옥 안에 있는 사람들도 엄청 많습니다. 저 혼자서 스스로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집에만 있다면 언제든 우리 집에 군부가 쳐들어와서 저를 체포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나는 집에서 가만히 있고 그 사람들이 체포해가는 것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혁명의 길로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결정을 내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TPD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김현정> ‘집에 가만히 있다가 체포당하느니 혁명의 길로 들어서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결심하게 됐다. 무장조직에 가입하게 됐다’ 이런 말씀. 그런데 막상 가서 총 들고 훈련한다는 게 한 번도 안 해본 일이잖아요.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
◆ 타 텟텟> 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아직도 좀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제 인생에 한 번도 꿈에서조차도 꿔본 적이 없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저의 새로운, 또 다른 인생이 되었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까 제가 제 본업 중에서 영화도 찍는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때에도 영화 찍었을 때에도 가짜 총을 들고 연기만 했었지 이렇게 실제 총 가지고 이런 인생을 살아갈 거라고는 제 평생 이런 꿈조차도 (꾼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 쿠데타 일어나기 전에 평화롭게, 제 취미인 영화배우의 길도 걷기도 하고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그런 평화적인 (일을 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지금 익숙하지도 않고 낯설기도 하고 좀 많이 버티고 있는 편입니다.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지금 먹고 자고 씻고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 타 텟텟> 네, 지금 먹고 자고 씻는 것에 대해서는 이게 너무 힘들다라고 하는 것은 언급하고 싶지 않아요. 쿠테타 전의 삶이랑 지금의 삶이 완전 180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아마 아실 겁니다. 먹고 자고 씻고 벌레가 나오고 그런 것들은 확대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저보다는 지금 미얀마 혁명에 있어서 더 훌륭한 사람들도 있고 또 희생된 사람들이 있고 그분들이 너무 훌륭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제가 여기에서 힘들다는 것은 제가 그냥 감당해야 되는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단합니다. ‘먹고 자고 씻고 이런 거 어렵고 벌레도 나오고 당연히 힘들죠. 힘들지만 목숨 걸고 싸우고 있고 지금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있고 이런 동지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언급 안 하는 게 낫겠다’ 이런 이야기세요. 그런데 타 텟텟 씨는 지금 사격훈련만 받고 있는 게 아니라 SNS를 통해서 자신의 실명 다 드러내고 반군부 메시지를 전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미얀마의 유명인인데 이렇게 군부에 다 노출이 되면 너무 위험한 건 아닌가, 솔직히 걱정은 돼요.
◆ 타 텟텟> 네, 위험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위험하죠. 남아 있는 가족분들도 아마 위험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군부의 그런 강경 진압이라든가 그런 거 무섭지 않느냐 물어본다면, 무섭죠. 무서운데도 이것은 합법적이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정의롭지 않은 이 군부의 이런 행위에 대해 우리는 무서우면서도 두려우면서도 하는 게 우리 국민들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해야 제가 해야 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저희가 이런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망설인다면 이런 안 좋은 쿠테타의 영향을 우리의 후손들에게까지 끼칠 수가 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이죠.
◇ 김현정> 혹시 가족들이 가지 말라고 말리거나 그러지는 않으셨어요?
◆ 타 텟텟> 사실은 저는 군부 쿠데타 일어나고 난 다음에 (무장조직에) 들어가야 된다고 결정한 순간부터는 사실은 가족하고는 연락은 끊긴 상태였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렇게 가겠다라는 결정을 하면 분명히 친구들이 말릴 테고 부모님도 걱정하고 말릴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친구들하고는 연락이 아예 끊긴 상태에서 들어가는 거였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얼마 전에 SNS 통해서 제 사진이 올라왔을 때 제가 거기에(무장조직에) 들어가 있다라는 것을 가족 또는 친구들이 알게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때 처음 알게 된 거군요.
◆ 타 텟텟> 네, 지금 전국적으로 군부 쿠테타에 저항해야 된다라는 마음에 그런 생각에 저는 스스로 혼자서 결정을 내리고 무장단체에 가입했던 것이죠.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김현정> 과거에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도 떠오르고 참 만감이 교차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이 와중에도 말이죠. 미스 미얀마 타 텟텟 씨, 그러면 이 훈련을 얼마나 더 받고 그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되시는 건가요?
◆ 타 텟텟> 지금 사실은 저는 여기에 와 있는 지가 한 달 반 정도 되었습니다. 우리한테는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일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자만심이라고 해야 될까요? 너무 넘치지 않는 그런 선에서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평생 이렇게 교육 훈련만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그런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한 달 반 됐습니다마는 더 앞으로 얼마 정도를 있어야 되지, 또 얼마 정도 받아야 될지 저도 사실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빨리 시민군으로 돌아가서 빨리 이 사태를 종료하고 싶은 마음도 사실은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쿠데타 전에 우리 평범한 시민의 삶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다시 지금 좀 유치할 수 있지만 저희는 저와 제 동료들이 사실은 평범한 그런 시민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되게 간절합니다. 이 사태를 빨리 종식하고 평화로운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우리 통역을 하고 계시는 웨 노에 씨도 많이 북받치신 상태예요. 많이 힘들어 하면서 통역을 해 주고 계시는데, 타 텟텟 씨. 지금 듣고 있는 한국의 청취자들, 나아가서 세계 시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해 주시죠.
◆ 타 텟텟> 네, 한국 정부, 또는 한국에 있는 연예인분들 또는 한국 시민들, 그다음에는 한국에 가 있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미얀마 사태에 대해서 나의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응원과 지지도 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 저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미얀마 사람들은 이 사태 벌어지기 전부터 한류라는, 한국 배우라든가, 한국 연예인, 한국에 대한 그런 사랑이 되게 깊은 사람들입니다. 아마 아실 겁니다. 저는 가수 중에서는 비를 좋아하고요. 여자 연예인 중에서는 송혜교, 그다음에 남자 배우 중에서 김재원을 좋아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K팝, 한류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한국 연예인에 대해서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한국에서도 군부 쿠테타의 그런 아픈 역사가 있었고 그런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한국 시민들이)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군부 쿠테타에 저항 운동을 하는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연민, 또는 사람 대 사람이라고 하는, 또는 억압을 당하고 있는 국민들을 도와줘야 된다라는 그런 마음 또는 지지하는 마음이 정말정말 대단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서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세계에 있는 모든 세계시민들에게는, 미얀마 군부는 합법적인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미얀마 국민들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정부는 NUG(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라고 하는 민주통합정부만이 미얀마에 하나밖에 없는 정부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미스 미얀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배우 일도 하고 체조도 하시고 모델일도 하시고 그러셔야죠.
◆ 타 텟텟> 네, 그게 지금 제일 바라는 마음, 지금 제일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 김현정> 그러려면 건강하셔야 되고요. 안전하셔야 됩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하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내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 타 텟텟> 저를 지금 인터뷰해 주시는 김 앵커님도 그렇고 저의 건강과 안전을 소중히 다뤄야 된다는 그런 좋은 말씀을 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정말 감사하고, (한국 시민들의) 이런 지지와 응원이 우리가 앞으로 혁명의 길을 가는 데 큰 도움이 또는 큰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김현정> 타 텟텟 씨, 빨리 평화가 찾아온 미얀마에서 배우로 모델로 체조선수로 활동하시는 모습 꼭 보고 싶습니다. 그날을 위해서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재주 띤 바데’(감사합니다)
◆ 타 텟텟> 고맙습니다. 재주 띤 바데
◇ 김현정> 지금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게릴라 무장조직에 가담해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미스 미얀마, 타 텟텟 씨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러분, 저희가 지금 비밀앱을 통해서 지금 통화를 한 거여서요. 왜냐하면 군부가 통신은 다 추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 추적이 불가능한 비밀앱을 통해서 통화를 했습니다. 좀 음질이 좋지 않았다는 점 양해를 해 주시고요. 통역에 힘써주신 미얀마 출신의 유학생입니다. 웨 노웨 씨,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 웨 노웨> 감사합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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