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4. 16:18ㆍ■ 大韓民國/교육
[명경대] 문해력 논란 (daum.net)
[명경대] 문해력 논란
최근 MZ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일이 있었다. 서울에서 진행된 한 행사의 예약 오류에 대해 주최 측에서 SNS를 통해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것이 불씨가 됐다. 한자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에게 ‘심심(甚深)한’은 사과나 위로, 감사 등에 예의를 갖춘 정중한 마음의 관용적 표현이지만, 일부 누리꾼들이 “심심한 사과? 난 하나도 안 심심해”,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고 무슨 심심한 사과?”라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문해력 논란이 확산했다.
유사 논란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 ‘금일’을 금요일로, ‘고지식’을 ‘높은 지식’으로 알아들은 사례 등이 줄줄이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 작년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무운을 빈다”고 하자, 전장에 나서는 장수의 ‘武運’이 아니라 무운(無運), 즉 “운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오해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일상에서 구사되는 언어 현실을 들여다보면 문해력은 지금 젊은세대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기성세대들은 신세대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깜놀’, ‘노잼’, ‘냉무’, ‘듣보잡’, ‘개드립’에서 ‘안물안궁’, ‘갑분싸’, ‘어쩔티비’ 등등까지,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신조어’가 부지기수로 쏟아져 아날로그 세대들은 인터넷 환경에서 거의 ‘문맹’에 가까운 사람들도 적지 않다. 마뜩지는 않지만, 디지털·다문화 공간에서는 나이 든 사람들의 문해력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어찌하랴. 우리가 빛바랜 서책의 고어(古語)를 해독하는 데 애를 먹듯 언어는 변천과 생멸 과정을 겪는 것이 또한 순리다.
여기서 일화 하나. 미국 제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컬럼비아대학 총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다. 학생들이 너나없이 가로질러 다니는 교내 잔디밭에 어느 날 철조망이 쳐진 것을 본 그는 “길을 내야 할 곳은 잔디밭”이라며 철조망을 걷어내라고 했다. 언어의 길 또한 그와 같지 않겠는가.
최동열 강릉본부장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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