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회의 끝에 윤석열에 정직 2개월 가결..징계위원 4명만 7시간 토론

2020. 12. 16. 05:10■ 법률 사회/法曹人

18시간 회의 끝에 윤석열에 정직 2개월 가결..징계위원 4명만 7시간 토론

김민상 입력 2020.12.16. 05:01 수정 2020.12.16. 05:05

대통령 재가 땐 징계 확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스1]

법무부 검사징계위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인사권을 잃은 사실상 식물총장이었지만 월성 원전 수사 등 정부 핵심을 향한 수사는 계속 지휘해 왔다. 하지만 이 처분을 대통령이 재가할 경우 처분은 확정되며 윤 총장은 두달간은 지휘권마저 상실하게 된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17시간30분가량 열린 징계위에서 정직 2개월안이 가결됐다. 징계위원 4명은 특별변호인이 퇴장한 뒤인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7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를 했다. 징계위원들은 해임부터 정직 6개월과 4개월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징계위원 4명 회의에서 해임부터 정직 6개월·4개월 등 의견 나와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인정된 혐의는)법관 사찰과 채널A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의심으로 인한 품위 손상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징계위원 중 한 사람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도 이날 회의 뒤 굳은 표정으로 “위원회가 정말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걸 생각하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징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통령이 재가하면 윤 총장의 지휘권은 사라진다. 추 장관이 지난달 24일 징계청구 명령을 내릴 때만 해도 해임 의결 가능성이 가장 크게 예상됐으나, 최근에 여론을 의식해 징계위가 사실상 해임 효과를 내는 정직 처분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 손에 달려

징계위원과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은 이날 증인심문을 끝낸 오후 7시 30분쯤 심의 기일 속행 여부를 놓고 충돌을 빚었다. 윤 총장 측은 증인심문 뒤 징계위에 새로운 증거 열람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반박 의견서 준비를 위해 심의 기일을 속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징계위 측은 이날 심의를 종결하겠다며 윤 총장 측에 1시간 안에 최종 의견진술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 총장 측은 “이런 요구는 무리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징계위가 심의를 이날 종결하겠다고 하자 “최종 의견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왔다. 이후 징계위는 9시에 다시 속행됐고, 진통을 거듭한 끝에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가 열린 15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법조계에서는 징계위가 이미 결론을 예정했고, 이를 강행하면서 공정과 정당이라는 외관만 갖추려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징계위가 갑자기 절차 종결을 강행한 배경에 의심 섞인 눈길도 보내고 있다. 징계위는 이날 윤 총장 측이 공정성 우려를 이유로 제기한 위원장 직무대리인 정한중 직무대행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징계위를 예비위원으로 총 7명이 되도록 해 달라는 윤 총장 측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속행 기일을 17일이나 18일로 하자며 일정을 조율하던 중에 징계위원끼리 회의를 열다 갑자기 일정을 통보하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중으로 징계위 결론이 나온다는 얘기가 돌았다. 윤 총장 측은 이날 “누명을 벗기려고 큰 노력을 했지만, 노력과 상관없이 법무부에서는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징계위를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징계위 측에서 윤 총장 측 변호인들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으려다, 격한 항의를 받는 상황도 발생했다.


징계위 중 변호인 휴대전화 제출 요구로 격한 항의 받기도

징계위는 지난 10일 열린 첫 심의에서도 윤 총장 측의 위원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했었다. 윤 총장 측이 심의 전(全) 과정을 녹음해 달라고 요청한 점도 속기사에 의한 녹취와 증언 시에만 녹음 등 제한적으로만 받아들였다. 윤 총장 측의 주장이 사실상 온전히 받아들여진 건 증인 신청뿐이었다.

신청된 증인도 이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등 3명이 불출석하면서 5명만 나왔다. 징계위에서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한 심재철 국장마저 이날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윤 총장 측에서는 “심 국장이 같은 법무부 건물에 있는데 증인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며 “판사 사찰 문건 유출을 두고 위증죄로 처벌받을 것 같아 피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 이석웅(왼쪽)·이완규 변호사가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사실상 정해진 결론과 그 시기에 맞춰 절차가 진행됐던 것으로, 징계위는 외관만 갖췄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완규 변호사도 이날 오전 “왜 그렇게까지 무리를 하면서 징계를 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며 “지금이 왕조 시대도 아니잖느냐”고 토로했다.

윤 총장 측에 따르면 징계위원들은 질문을 거의 안 하고 빨리 넘기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한다. 윤 총장 측 변호인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핵심 혐의 중 하나인 판사 사찰 문건의 전달 과정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진술 거부했다”고 전했다. 손준성 담당관과 박영진 부장검사, 이정화 검사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자료를 600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했다. 자료에는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된 3가지 종류의 감찰 보고서도 모두 포함됐다.


윤석열 출근길에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거 감사하다”

한편 윤 총장은 징계위가 열리기 전 대검 출근 길에서 이례적으로 차에서 내린 뒤 지지자들을 향해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거 감사하다”면서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추 장관은 독립 운동가였던 저항시인 이육사의 시를 언급하며 에둘러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육사의 외침!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라고 썼다.

 

김민상‧강광우‧나운채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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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천인물2분전

    꼭 명예로운 공수처 1호대상으로 기소되고 처벌 받고 맛있는 짜장면집 개업하길 바란다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댓글 비추천하기0

  • final3분전

    질질 끌더니 결과가 참 어이없다. 징계위 만장일치 참 웃음도 안나오네 이나라가 윤석열이 왕국이었네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2댓글 비추천하기1

  • yangban014분전

    국회에서 탄핵으로!!!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3댓글 비추천하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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