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0. 01:41ㆍ■ 정치/政治人
한번씩 주고받은 ‘귀태’ 발언, 배현진은 “더 썩으면…”
문지연
2020.12.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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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ght@국민일보 뉴시스
문재인정권을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 정권이라고 표현한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의 발언이 후폭풍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7년 전 똑같은 발언으로 직을 내려놓은 홍익표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이 소환되는 상황이다.
배 대변인의 ‘귀태’ 발언이 처음 나온 건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온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정권”이라며 “국민을 현혹해 제 배만 불리는 이 혁명세력은 정권으로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같은 날 배 대변인의 주장을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 대변인이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국민을 모욕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이 함께 뜻을 모아 촛불혁명으로 일어나 시작되었다는 걸 잊었냐”고 반문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역시 페이스북에 “남의 당 사정에 가급적 말을 삼가려 하지만 당 대변인의 언행이 국민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귀태 정권이 헌정사를 뒤엎는다’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고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국민의힘이 아니라 박근혜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 Copyright@국민일보 배현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 외에도 김남국 의원이 “한쪽에서 (김종인 위원장) 국민의힘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막말로 다시 더럽히고 있다”고, 고민정 의원이 “배 의원과 그가 몸담은 국민의힘 ‘격’이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배 대변인은 9일 페이스북에 또다시 글을 올려 민주당 측 주장을 받아쳤다. 그는 “깊이 곪고 썩은 부분일수록 약이 닿으면 불이 붙은 듯 화닥화닥 아프기 마련이다. 많이 아픈가 보다”라며 “무참하게 민생, 법치, 대한민국 근간 온 군데를 파괴 중인 이 정권이 국민의 노기 어린 외침과 절박한 호소에 완전히 무감해진 줄 알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나마라도 느끼니 다행”이라며 “문재인정권은 이제라도 국민을 보고 정도(正道)로 돌아오라. 더 썩으면 잘려나갈 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공방에 일각에서는 2013년 7월 홍익표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 논란을 다시 꺼내기도 했다. 당시 홍 대변인은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을 인용하며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금도를 넘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발했고 홍 대변인은 결국 원내대변직을 사퇴했었다. 당시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재직하던 배 대변인은 이 소식을 직접 전했었고 과거 방송을 캡처한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또 한 번 재조명되고 있다.
© Copyright@국민일보 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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