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인근서 무면허·음주 승려가 벤츠로 사람 치어 벌금형

2019. 11. 30. 11:03■ 불교/佛敎 소식

[단독] 조계사 인근서 무면허·음주 승려가 벤츠로 사람 치어 벌금형

조지원 기자 입력 2019.11.30. 10:09

/일러스트=정다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한 승려가 만취 상태로 벤츠를 몰다 오토바이에 탄 사람을 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고 직후 오히려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음주·무면허 운전(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과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승려 김모(61)씨에게 최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7월 27일 오후 9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벤츠 S550 차량에 타고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주차장에서 인사동 방면으로 주행하던 중 진입금지가 표시된 일방통행로로 들어갔다. 역주행하던 김씨는 멈춰서 있던 오토바이 앞 범퍼를 들이받았고, 탑승 중이던 박모씨가 경추 염좌 등 2주 상해를 입었다.

사고 당시 김씨는 면허취소 수준을 훌쩍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234% 만취 상태였다. 작년 3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아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또 술을 마시고 무면허운전을 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사고 직후 박씨와 대화 중 난데없이 그의 머리를 때린 혐의까지 적용해 기소했다.

재판부는 "음주수치가 만취에 가까운데다 사고로 이어져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 일방통행길에서 역주행해 오토바이 앞부분을 치는 등 사고 양상이 위험하고 사고 피해자를 도리어 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가 다친 정도가 무겁지 않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오랜 기간 불자로서 종교생활을 영위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가법에 따라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씨가 사고 지점 인근에 본산을 둔 국내 최대 불교 종파인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계종 관계자는 "승적을 관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재판 내용까지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7월에 인근에서 스님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내용이 접수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