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5. 12:31ㆍ■ 불교/佛敎 소식
하루 한 끼 먹는데도 태국 승려 절반이 비만..왜?
오진영 인턴 입력 2019.11.05. 09:38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수행에 정진하는 태국의 승려들 절반 이상이 비만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매체 CNN은 "태국은 왜 승려들을 다이어트시키는가"라는 보도를 통해 약 35만 명의 승려 중 거의 절반이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매일 오전 6시 승려들이 길거리에 나와 탁발(托鉢·음식이나 물건 등을 공양받는 일)을 하는데, 이날 받는 음식이나 현금 등으로 절을 운영한다. 태국 불교의 승려들은 하루에 한 끼밖에 식사할 수 없기 때문에, 승려들은 한 번에 이날 탁발받은 음식을 '폭식'한다.
CNN은 "태국 인구의 약 90% 이상이 불교를 믿고 있으며, 이 독실한 신자들은 승려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를 원한다"면서 "승려들에게 제공된 음식들은 가장 기름지고 칼로리가 풍부한 음식이다. 태국의 승려들은 일반적인 태국 남성보다 약 150칼로리를 적게 소비하지만, 하루에 한 끼밖에 먹을 수 없어 한 번에 대부분의 음식을 섭취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뇨병으로 발가락을 절단한 승려가 있는가하면 관절염·고혈압을 앓고 있는 승려들도 많다. 그렇지만 신도들의 독실한 신앙심을 거절할 수 없는 태국의 승려들은 같은 식습관을 되풀이할 것"이라면서 "승려의 약 48%는 태국 일반 남성에 비해 과체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태국 승려들은 정오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지만, 그들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음료수를 먹는 것은 허용된다. 이를 알고 승려들의 단식을 안쓰럽게 생각하는 신도들은 그들에게 탄산 음료나 주스 등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수를 제공하는데, 공복에 섭취하는 탄산음료 역시 비만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태국 정부와 국가보건위원회(National Health Commission)는 2017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공 및 민간 부문 협력으로 의료 클리닉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보건위원회는 수도 방콕에 위치한 450개 가량의 사원을 모두 건강검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양받은 음식을 선별해 섭취하는 메세지를 담은 교육안을 작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해당 교육안은 태국의 1만 1000여 개의 병원에 순차적으로 비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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