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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모스크서 손잡은 韓불교-이슬람.."화합과 평화 위해"
입력 2019.11.17. 19:21
"종교 간 대화가 파키스탄,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라호르[파키스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파키스탄 정부 초청을 받아 현지를 방문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17일 이슬람 사원에서 이슬람 지도자를 만나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다짐했다.
원행스님 등 조계종 파키스탄 방문단은 이날 파키스탄 펀자브주(州) 주도인 라호르 베드사이 모스크(Badshahi mosque)에서 물라드 카비르 아자드 이맘을 만나 종교 간 대화를 나눴다.
베드사이 모스크는 1673년 지은 이슬람 사원으로 30여개 방이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두 번째로 규모가 크며, 전 세계적으로도 6번째로 큰 모스크다.
3년간의 모스크 완공 기간 약 2만5천명의 인부가 투입됐다. 매주 금요일이면 최소 수만 명에서 10만명가량의 이슬람 신도가 모여 기도를 올리는 곳이다.
모스크를 대표하는 지도자인 이맘은 사원 정문 앞 계단 한쪽을 붉은 카펫으로 장식한 뒤 이곳을 찾아 먼 길을 온 원행스님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는 원행스님 등에게 "모스크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며 일행을 모스크 안으로 안내했다.
원행 총무원장도 "세계평화를 위해 모스크에 초대해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모스크 정문을 들어서기에 앞서 모든 사람은 예법에 따라 신발을 벗어야 한다.
원행스님 등 방문단 일행도 사원 입구에서 신발을 벗거나 아예 양말을 벗은 맨발 상태로 사원 경당 내부까지 수백m를 걸어가 예를 갖췄다.
일행 주변으로는 현지 주민들이 몰려 모스크를 찾은 이방인 수행자들을 환영했다.
개방형인 모스크 경당 안에서는 이슬람 지도자 이맘과 원행스님을 중심으로 방문단 일행이 둥그런 대형으로 앉아 종교 간 대화에 참석했다.
이맘은 "파키스탄의 종교 간 화합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모스크를 찾아와도 좋다"면서 "이전에 한국을 여러 번 다녀왔지만, 저를 한국에 초청해주신다면 한국에 다시 가서 종교 간 평화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행스님도 "얼마 전 독일에서 열린 종교 간 논의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소개하며 "종교 간 대화가 파키스탄, 세계 평화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베드사이 모스크는 규모만큼이나 내부가 과학적으로 설계된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많은 사람이 몰려 기도 의식을 올리는 만큼 경당 내부에서 모스크 지도자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을 해도 신도들에게는 그 목소리가 또렷이 전달되도록 내부 천장이 설계됐다고 모스크 관계자는 전했다.
이맘은 원행스님에게 경당 한쪽 귀퉁이 벽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한 뒤 자신은 대각선 귀퉁이 쪽에서 얼굴을 거의 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그의 말은 마치 천장과 벽을 타고서 원행 총무원장이 있는 대각선 귀퉁이로 전달된 듯 느껴졌다.
모스크 사원 관계자는 다른 작은 경당으로 일행을 안내한 뒤 비슷한 방법으로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그가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를 냈지만, 그의 소리는 어느새 경당 안으로 고요하게 울려 퍼졌다.
이맘은 모스크 앞으로 원행 총무원장 손을 잡고서 기념촬영을 제안했다. 그는 사진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파키스탄과 한국의 평화를 위해'라고 외쳤다.
이어 원행 총무원장에게 파키스탄 정부의 반테러리즘 노력을 담은 리플릿과 모스크 전경을 담은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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