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5. 19:31ㆍ■ 자연 환경/동물 새
'양들의 침몰'..루마니아 선박 전복, 1만4600마리 구출 비상
조일준 입력 2019.11.25. 16:26 수정 2019.11.25. 18:06
선박 견인작업.. 과다선적한 양들 몰사 우려
루마니아, EU 최대 양 수출..'죽음의 배' 비판
24일 루마니아 남동부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미디아에서 양 1만4600마리를 싣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대형 화물선 퀸 힌드호가 출항한 지 얼마 안 돼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선원들은 모두 구조됐으나, 바다에 누운 채 침몰해가는 선박에서 양들을 구출하기 위한 긴급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고 선박에는 시리아 국적 20명과 레바논 국적 선원 1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들은 사고 직후 모두 32마리의 양과 함께 바다에서 구조됐다. 루마니아 당국은 해군과 해경, 잠수사까지 동원해, 선박을 바로 세워 가까운 항구로 견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팀 대변인은 “구조 작전이 진행 중이며,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양들 일부를 구했다”며 “선박 안의 양들이 모두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퀸 힌드호는 1980년 건조된 길이 85m, 총톤수 3785t급의 고령 선박으로, 전복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조 및 견인작업은 24일 저녁 어둠 탓에 중단됐다가 25일 재개됐으나 상당수는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루마니아 가축 사육·수출협회의 마리 파나 회장은 “이번 재난에 충격을 받았다. 원거리 수송에서 가축을 보호할 수 없다면 가축 수출을 즉각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 경위를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동물권 옹호단체 애니멀 인터내셔널은 사고 선박이 양들을 과중하게 초과 적재했다며, 이 선박은 지난해 12월에도 엔진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루마니아는 유럽연합 3위의 양 사육국이자 1위 수출국으로, 주로 중동 시장에 양을 수출한다. 그러나 선적·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싣는 관행 탓에, 동물권 활동가들은 루마니아의 양 수출 선박들을 ‘죽음의 배’로 부른다고 한다. 더운 여름철에는 양들이 선상에서 산 채로 요리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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