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6. 22:56ㆍ■ 음악/音樂人
첼로 대신 지휘봉..돌아온 '마에스트라' 장한나
양효경 입력 2019.11.16. 20:34
[뉴스데스크] ◀ 앵커 ▶
세계 최정상급 첼리스트, 장한나씨를 기억하시죠.
세계적인 지휘자로 인생2막을 열어가고 있는 그가 자신이 이끄는 노르웨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섰습니다.
클래식계에는 여성 상임 지휘자가 드문데요.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를 양효경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지휘자의 열정이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전해지고 하나의 웅장한 소리를 이뤄냅니다.
마에스트라 장한나.
한국은 5년 만입니다.
해외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되고 처음 서는 귀국 무대입니다.
공연 4시간 전.
한 음 한 음 꼼꼼히 점검합니다.
[장한나/지휘자] "(소리가) 아래로 파고드는 느낌으로 들리도록 연주해주세요. 바로 그거예요. 좋습니다."
12년 전 음악 세계를 넓히고자 첼로 대신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 무게는 가볍지 않았습니다.
[장한나/지휘자] "거의 매일같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은 해요. 첼로할 때는 이런 건 없었거든요. 그냥 내가 하면 되니까. 그런데 지휘를 하면서는 아 내일은 또 어떻게 연습을 해야 되지…"
하루 10시간 이상 악보를 분석합니다.
악보에는 메모가 가득했습니다.
[장한나/지휘자] "끝이 없죠 솔직히. 뭔가가 깨달음이, 딱 이 부분에 깨우침이 왔을 때 막 느낌표…느낌표…'이거야 이거'…"
그리고 단원들과 함께 악보 너머 감춰진 소리를 끌어내는 순간.
[장한나/지휘자] "(단원들과) 땀을 흘리면서 연습하고 그럴 때 너무 행복해요. 아, 물 만난 물고기가 그런 느낌이, 그런 말이 이래서 생겼구나 할 정도로 너무 행복해서 그게 (힘든 과정이) 다 해소가 되는 것 같아요."
스승인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도 큰 버팀목입니다.
[장한나/지휘자] "굉장히 좋아하세요. 좋아하시고. 정말로 미샤 마이스키 선생님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저는 없을 거에요."
그는 한국 팬들에게 차이콥스키와 노르웨이 대표 작곡가 그리그의 곡을 들려줬습니다.
특히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은 그에게 특별한 곡입니다.
[장한나/지휘자] "('페르귄트 모음곡'은) 유치원 다닐 무렵에 거의 매일같이 듣던…아침에 신선한 공기와 햇살의 따뜻해지는 온도와 새가 지저귀기 시작하고 무언가 오늘 새로운 출발이…"
11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놀라게 했던 천재 첼리스트.
데뷔 25주년, 지휘자로 새 걸음을 내딛은 서른 일곱의 젊은 거장.
[장한나/지휘자] "(한국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 중에 두 가지를 했어요. 하나는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어요. 하늘은 파랗고 단풍은 예쁘고 참 좋더라고요. 두번째는 김말이와 떡볶이인데 어제 먹었답니다."
[장한나/지휘자] "내가 할 수 있는 최고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고요. 그걸 놓치지 않는게 저한테 가장 소중한 것 같아요."
그의 비상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집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양효경 기자 (snowdrop@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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