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K-POP 신예 라나 "'가요무대' 공연 신기했다

2019. 11. 16. 18:25■ 음악/音樂人

러시아 출신 K-POP 신예 라나 "'가요무대' 공연 신기했다"(인터뷰①)

김은구 입력 2019.11.16. 08:03

                         

      
심수봉의 번안곡 '백만송이 장미'로 관객 호응 이끌어내
"러시아의 할머니, 할아버지께 공연 영상 보여드릴 것"
라나(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가요무대’에서 공연을 하는데 러시아에 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관객분들이 박수를 치면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게 신기했어요.”

러시아에서 온 K-POP 가수 라나는 최근 KBS1 ‘가요무대’에 출연했을 당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라나는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가요무대’ 출연은 음악순위프로그램 무대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라나는 당시 ‘백만송이 장미’를 불렀다. 러시아 가수 알라 푸가체바가 부른 원곡을 국내에는 심수봉이 번안해 불러 큰 인기를 누린 곡이다. 라나는 이 노래를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번갈아가며 소화했다. 라나는 “‘가요무대’에 출연하시는 다른 가수분들, 관객분들도 연령대가 높은 편으로 알고 있어 평소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엄청 많이 했다”며 “러시아어는 발음이 좋으니까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한국어로만 연습을 했는데 언어를 번갈아가며 부르려니 헷갈려서 더 신경을 썼다”고 에피소드도 전했다.

라나(사진=노진환 기자)
이 무대 후 라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다. 음악순위프로그램인 KBS2 ‘뮤직뱅크’에 출연한 후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에서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라나를 알아보는 대중의 연령폭이 넓어졌다. 라나는 “러시아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데 조만간 가게 되면 ‘가요무대’ 출연 영상을 TV에 연결해서 크게 보여드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라나는 러시아 동부 사할린주의 항만도시 포로나이스크가 고향이다.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고 한국어 발음이 예쁘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공부를 하다 2014년 한국에 왔다. 연세어학당 등에서 1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현재 3학년 휴학 중이다. JTBC ‘비정상회담’,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지난 6월 ‘take the wheel’을 발표하고 가수 데뷔를 했다.

공부를 목적으로 한국에 왔지 연예계 데뷔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7년 동안 무용과 춤을 배운 데다 한국에 와서 친구들과 버스킹도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손녀가 공부를 해서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바랐다. 연예인 연습생이 되고 데뷔를 한다니까 반등은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손녀가 한국에서 TV에도 출연하는 등 활동을 하니 주위에 자랑을 많이 하신다고 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해도 공부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신다. 라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대로 무조건 공부를 해서 대학을 졸업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복학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나(사진=노진환 기자)
‘비정상회담’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얼굴을 알렸다. 2017년 카자흐스탄 친구가 오디션을 보러 가는데 떨리니까 함께 가달라고 해서 갔다가 같이 오디션을 보게 됐고 얼마 후 ‘춤에 대한 내용’이라며 출연제의를 받아 1회 출연을 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얼마 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 제의를 받고 한국에 와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했다.

버스킹을 하면서 기획사의 눈에 띠어 2016년 1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이후 지금 소속사인 하이씨씨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들어와 1년 더 연습생 생활을 하고 데뷔를 했다. 라나는 “솔로다 보니 혼자 연습을 하는데 가끔 외롭기도 하고 안될 때는 짜증도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도 스케줄이 없으면 오전 10시에 연습실에 가서 오후 10시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꼬박 연습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 만큼 각오가 다부지다.

“데뷔 활동에서는 많은 기대를 안했는데 그래도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데뷔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상의 성과였죠. 다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뷔 활동 때의 감정, 느낌을 더 키워가야죠.”

김은구 (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