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3. 09:36ㆍ■ 大韓民國/대한민국인
찌아찌아족 한국 며느리 1호 "한글 배우고선 다들 우쭐해져요"
최종권 입력 2019.11.13. 05:02 수정 2019.11.13. 07:15
한글 채택 10년, '한글거리' 생기고 한류 바람
뜨리 부부 "한국인 교사 부족, 교재 지원 필요"
“잊혀 가는 부톤 왕국의 역사를 한글로 기록하고 싶어요.”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에 사는 뜨리(26)는 한글 전도사다. 부톤섬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부족어로 채택한 2009년 현지 교사로 파견된 정덕영(58)씨에게 처음 한글을 배웠다. 대학교 4학년 때인 2016년 정씨의 한글 교실 자원봉사를 자처해 한국어도 익혔다. 지금은 보조교사로 바우바우시의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찌아찌아족은 우리나라의 ‘한글 나눔 1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이 사는 부톤섬은 인구 50만여 명 가운데 찌아찌아족이 7만여 명을 차지한다. 찌아찌아족은 바우바우시의 소라올리오 마을, 바따우가군, 빠사르와조군에 모여 살고 있다.
한글이 보급된 바우바우시에도 한류가 불고 있다. 한글을 배운 학생들 사이에서 방탄소년단이나 그룹 엑소 등 우리나라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영화를 동시 상영하고 ‘깐뿡 꼬레아’라는 한글 거리도 생겼다. 일부 도로에는 한글 표지판도 생겼다.
뜨리는 “한글을 배운 현지인들 사이에선 다른 사람이 접할 수 없는 정보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우쭐해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방탄소년단 같은 아이돌이나 한국 영화 등을 통해 한류를 접하고 싶은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뜨리는 언어에 호기심이 많은 소녀였다고 한다. 고교 1학년인 2009년, 한 달간 정덕영씨에게서 한글 강의를 듣고 대학에선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뜨리는 “한글의 자음·모음을 익히고 발음을 연습하고 읽는 데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다”며 “혼자 공부를 하다 막히면 정덕영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으로 궁금한 점을 풀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뜨리는 지난해 9월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홍보국장인 강민구(40)씨와 결혼했다. 한글 나눔에 관심이 많았던 강씨가 바우바우시를 자주 오가면서 인연이 됐다. 임신 5개월째인 뜨리는 지난달 20일 치러진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입국했다. 한글날 경축식에 초청받아 이낙연 국무총리 옆에서 함께 만세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뜨리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돼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이달 말 다시 바우바우시로 돌아갈 계획이다.
현재 찌아찌아족 한글학교의 한국인 교사는 정덕영씨 혼자뿐이다. 한국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장기간 끊기면서 한글 교육 시간을 늘리거나 교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한글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수업을 듣고 다시 반납하는 형편이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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