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7. 18:29ㆍ■ 국제/글로벌 통신
'응 꼰대', 동료 의원 야유 물리친 25세 뉴질랜드 정치인의 한마디
한국일보인턴 2 입력 2019.11.07. 17:55
“오케이, 부머(boomer).”
25세 뉴질랜드 의원의 한 마디에 전세계 밀레니얼이 열광하고 있다. 의회 연설 중 자신의 발언을 방해하려는 나이 많은 의원을 향해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심드렁하게 ‘오케이, 부머(boomerㆍ베이비붐 세대를 이르는 속어)’라 맞받아치면서다. 관련 트윗이 수천 개 쏟아지면서 세대 전쟁의 새 전선을 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케이, 부머’는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서 지난 여름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밈(memeㆍ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글과 이미지)이다. 젊은이들이 ‘감’을 잃은 베이비붐 세대와 그들의 가르치려 드는 듯한 태도를 조롱하는 투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의 ‘꼰대’ 같은 식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 이 ‘부머’들을 비웃는 듯한 영상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오케이 부머 현상’이라 칭하며 “신물이 나버린 아이들(fed up kids)의 구호”라고 전했다. ‘오케이 부머’를 새겨 넣은 셔츠나 후드, 핸드폰 케이스, 침대 시트 등까지 유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제가 된 25세 뉴질랜드 정치인은 녹색당 소속 클로이 스와브릭 하원의원이다. 그가 지난 5일 의회에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 제로 법안’에 대해 연설하는 와중에 한 의원이 나이를 꼬투리 잡아 그를 방해하려 했던 것이다.
그가 “얼마나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가) 다가오는 것을 수세기 동안 지켜보고 알면서도 정치적 편의로 그냥 방치해 왔느냐”면서 “2050년이면 나는 56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52대 의회의 평균 나이는 49세다”고 말했다. 그 때 한 의원이 발언을 방해하려 하자 그가 한 박자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오케이, 부머”하고 대꾸하고는 태연하게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일각에서 이를 문제삼자 그는 페이스북에 “기후 변화가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동안 나이로 공격하는 사람을 상대로 그 세대를 이르는 농담(부머)으로 간결하게 대꾸한 게 그 상대를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든 유머를 망쳤나 보다”면서 자신을 향한 비난을 비꼬는 투로 응수한 것이다.
NYT는 ‘부머’를 두고 ‘30대 이상의, 젊은 사람이나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에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말하는 모든 사람’을 이른다고 설명했다. 민망한 유튜브 영상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해서도 ‘오케이, 부머’로 응수한다고도 덧붙였다.
‘오케이 부머’가 새겨진 티셔츠를 디자인해 판매한 섀넌 오 코너(19)는 NYT에 “그들(부머) 중 상당수가 기후 변화를 믿지 않거나 머리를 염색한 사람은 취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고집스럽다”면서 “(이에 대해) 십대들은 그저 ‘오케이 부머’라고 응답한다”고 말했다. 니나 카스만(18)은 “나이 많은 세대는 언제나 어린 애들을 깔보거나 ‘그때 그 시절’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면서 “Z세대(18~24세) 모두는 ‘부머’들이 만든 선택에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그들에 대해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셉타르시 비스와스(17)는 “그들이 그걸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들이 모든 걸 공격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또 다른 증거”라면서 “그건 그냥 더 웃긴다”고 말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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