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1. 03:04ㆍ■ 문화 예술/文學人
https://v.daum.net/v/20241011001915301
한강 소설가
학력사항
수상내역
1999.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
노벨문학상 한강 첫 소감…“아들과 차 마시며 조용히 자축할게요”
임인택 기자2024. 10. 11. 01:00
“한국 문학과 자라…놀랍고 영광”
“작가들의 모든 강점이 영감의 원천”
스웨덴 한림원은 물었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작가 한강(54)은 답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어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할 수 있지요. 매우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제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제 친구들,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면 좋겠어요.”
한림원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인터뷰하기 위해 작가 한강에게 전화한 시간은 저녁 8시께다. 작가는 아들과 막 저녁식사를 마친 뒤였다. “일을 안 하고, 책도 좀 읽고 산책도 하며” 전화 받기 전까지도 “아주 평화로운 저녁”은 “정말 놀라고, 정말 영광이고, 영광”인 저녁으로 삽시에 바뀐다.
한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세계 독자가 있다면 ‘작별하지 않는다’가 ‘마중물’이길 희망했다. “3년 동안 이 소설을 썼는데, 여러 이유로 제게 무척 힘든 시기였다. 3년 동안 주인공과 주변 인물, 나무와 햇빛, 그 모든 게 너무 생생했던 그 이미지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말과 함께다.
노벨문학상 누리집에 10일 밤 게시된 작가 한강과의 인터뷰. 유튜브 갈무리작가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작가를 특정하진 않았다. 대신 “모든 작가가 하나의 집단”으로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 결단한다. 그들의 노력, 그들의 모든 강점이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말로 갈음했다.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영감의 원천 가운데 한 명이라고 쓴 걸 읽었다”는 한림원 쪽 질문에도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좋아하긴 했지만 어린 시절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곤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강 작가는 소설 ‘소년이 온다’ 후기에 ‘5·18’ 3년 뒤인 1983년 읽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대한 강한 인상을 회고,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서는 놀랍게도 처음부터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사랑과 절망, 존엄과 고통의 동반자적 관계를 되짚고 “그렇게 거의 불가능한 방식으로 때로 우리가 만남을 경험하는지도 모른다”고 쓴 바 있다.
마지막으로 축하 계획을 묻는 한림원 쪽에 한강은 여느 한강처럼 답했다.
“전화 통화가 끝나면 술을 마시지 않는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조용히 자축할 생각입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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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놀랐다' 5번 되뇌인 한강…"오늘밤 아들과 차마시며 조용히 자축"
임지우2024. 10. 11. 00:19
"나의 수상, 한국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 되길"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책 읽고 산책한 편안한 하루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10일(현지시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이날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오늘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노벨위원회 유튜브 계정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수상 사실이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의 자택에서 아들과 저녁을 막 마친 시점에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영어로 약 7분간 진행한 인터뷰에서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수상 소감을 이어 나갔다.
인터뷰 동안 "놀랐다(surprised)"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한 그는 수상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책을 읽고 산책을 한 편안한 하루였다"고 회상했다.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다고 밝힌 한강은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의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벨 문학상에 소설가 한강…한국 작가 최초 수상 쾌거 (서울=연합뉴스) 2024년 노벨 문학상의 영예는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 사진은 지난 2023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세계 한글 작가대회'에서 강연 중인 작가. 2024.10.10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다음은 한강과 노벨위원회와의 일문일답.
--현재 기분이 어떤가.
▲ 매우 놀랐고 정말 영광스럽다.
-- 수상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됐나.
▲ 누군가 내게 전화를 했고 그가 내게 이 소식에 대해 말을 했다. 물론 나는 놀랐다. 나는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참이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8시쯤이었고, 매우 평화로운 저녁이었다. 나는 정말로 놀랐다.
-- 현재 서울의 자택에 있는 것인가.
▲ 그렇다. 지금 서울의 집에 있다.
-- 오늘 하루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 오늘 일을 하지 않았다. 책을 조금 읽고 산책을 조금 했다. 내게 매우 편안한 하루였다.
-- 수상 소식에 아들의 반응은 어떤가.
▲ 아들 역시 놀랐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저 우리는 놀랐고, 그게 다다.
-- 노벨 문학상 수상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영광스럽고 (노벨상 측의) 지지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데 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그렇다. 알다시피 나는 어릴 때부터 번역서 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으며 자랐다. 그러니 나는 내가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있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
-- 문학적 배경에서 자랐다고 했는데, 어떤 작가가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나.
▲ 내가 어릴 때 옛(old) 작가들은 집단적인(collective) 존재였고, 그들은 삶에서 의미를 찾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결연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의 영감이었다. 따라서 내게 영감이 된 몇몇 이름을 고른다는 것은 내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스웨덴의 아동문학 작가)이 영감을 준 작가 중 한 명이었다고 말한 것을 읽었는데.
▲ 어렸을 때 그의 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The Brothers Lionheart)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그가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 책을 인간이나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결부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방금 당신에 대해 알게 된 사람에게 어떤 책부터 읽으라고 제안하고 싶나.
▲ 내 생각에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인간의 행동이 일부 직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
또 내게 매우 개인적인 작품인 '흰'도 (추천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꽤 자전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채식주의자'가 있다. 그러나 나는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 국제 독자들에게는 '채식주의자'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나는 그 작품을 3년간 썼고, 그 3년은 내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꽤 힘든 시간이었다. 내 생각에 나는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를 찾고 나무 등 작품 속 이미지들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 이 상을 어떻게 축하할 계획인가.
▲ 차를 마시고 싶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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