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 파리의 새 '명물'됐다

2024. 7. 31. 05:28■ 스포츠/2024년 파리 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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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 파리의 새 '명물'됐다

“성화대가 떠오른다!”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30일 파리 중심가의 튈르리 공원. 해가 지는 오후 10시가 되자 공원 중심의 원형 연못에 놓여있던 ‘열기구 성화대’가 조금씩 떠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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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떠오른 올림픽 성화대, 파리의 새 '명물'됐다

파리/정철환 특파원2024. 7. 31. 03:29

 
해지면 하늘로 달처럼 ‘두둥실’
올림픽 후에도 남기는 방안 추진
프랑스 파리 중심의 튈르리 정원 내 올림픽 성화대가 지상 60m 높이에 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성화대가 떠오른다!”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30일 파리 중심가의 튈르리 공원. 해가 지는 오후 10시가 되자 공원 중심의 원형 연못에 놓여있던 ‘열기구 성화대’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내 공원 울타리 밖에 몰려 있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이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한 열기구는 몇 분 후 지상 60m 높이까지 떠올라 파리 시내를 굽어봤다. 지름 약 20m의 거대한 공기 주머니(풍선)는 원형솥(Cauldron) 모양 성화대의 빛을 받아 마치 반달처럼 밝게 빛났다. 약 300km 떨어진 중동부 디종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테오필(29)씨는 “너무나 환상적인 모습이다. 이 성화대야말로 이번 올림픽 개막식서 가장 참신하고 아름다운 아이디어였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파리 시내 튈르리 정원의 성화대가 올림픽 관광객의 최고 명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시간당 300명씩 사전 예약 방식으로 일반에 무료 개방 중인데, 벌써 12만 명이 관람을 예약한 상태다.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무료 입장권은 이틀 만에 동이 난 상황이다. 입장권을 얻지 못한 이들은 튈르리 정원 밖에서 성화대 사진을 찍거나, 오후 10시를 기다려 성화대가 떠오르는 장관을 보고 간다.

파리 튈르리 정원에 설치된 열기구 성화대가 땅에 내려 앉아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열기구 성화대는 굵은 케이블로 지상에 연결되어 있다. 낮에는 케이블을 당겨 연못 위에 내려 놓아 놨다가, 해가 지고 나면 케이블을 풀어 새벽 2시까지 하늘에 띄운다. 튈르리 정원에 설치한 이유는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개발한 최초의 유인 열기구가 바로 이곳에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성화대의 모습 역시 당시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모양을 닮았다.

이 성화대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먼곳에도 환하게 빛나는 이 불빛은 불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40개의 강력한 LED(발광다이오드) 등기구로 만들어 낸 것이다. 자세히 보면 주변으로 퍼지는 연기 역시 실제 연기가 아니라 일종의 물안개다. 가습기의 원리를 이용해, 200여 개의 분출구에서 잘게 쪼개진 물 입자가 뿜어져 나온다. 진짜 성화는 열기구 성화대 근처의 작은 제등(提燈)에 보관되어 여전히 불타고 있다.

파리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풍선 아래에 진짜 불꽃을 쓰면 위험하다”며 “여기에 이번 올림픽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LED를 썼다”고 밝혔다. 같은 밝기를 기준으로 LED는 촛불의 200분의 1, 가스 랜턴의 약 150분의 1의 에너지만 소비한다. 성화대가 소비하는 전력은 시간당 25kW로 알려졌다.

성화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이곳에 계속 남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도 “성화대와 에펠탑의 오륜기 등은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올림픽 유산의 일부다. 이들을 파리시에 계속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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