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몇 살? 관세음보살!” 연꽃연금 받는 스님의 정체

2024. 5. 1. 02:01■ 불교/佛敎 축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132?utm_source=daum&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hotclick1_daum&utm_content=240430

 

"오빠 몇 살? 관세음보살!" 연꽃연금 받는 스님의 정체 | 중앙일보

뉴진스님과 쌍둥이라고 '주장'하는 개그맨 윤성호씨도 함께 만났다.

www.joongang.co.kr

“오빠 몇 살? 관세음보살!” 연꽃연금 받는 스님의 정체

카드 발행 일시2024.04.26

  'The JoongAng Plus(더중앙플러스)'는 중앙일보의 역량을 모아 마련한 지식 구독 서비스입니다. 더중앙 독자에게 오늘 하루만 무료로 전문을 공개합니다.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 구독 후 더 다양한 콘텐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극락도 락(樂)이다.  

지난 4일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차분한 목탁 소리 대신 클럽에서 들을 법한 전자음악(EDM)이 울려 퍼졌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을 EDM으로 전파하고 있는 DJ ‘뉴진스님’이 무대에 올라 ‘부처핸섬’과 ‘극락왕생’ 같은 히트곡을 선보인 건데요.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 번뇌를 견뎌내면 극락왕생”이란 노랫말에 맞춰 관객은 하나가 됐죠.

한국 불교가 이렇게 ‘힙’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뉴진스님을 중앙일보 팟캐스트 ‘뉴스페어링’에 초대했습니다.① ‘뉴진스님’이란 법명을 받고 활동한 계기 ② ‘연꽃 연금’을 바라볼 만큼 뜨거운 뉴진스님의 인기 비결 ③ 해외 DJ 투어 진출기와 K-불교 전파 ④ 후속곡 스포일러까지 들어봤습니다.

뉴진스님과 쌍둥이라고 ‘주장’하는 개그맨 윤성호씨도 함께 만났는데요. 그는 ‘개그콘서트’(KBS)에서 2000년대 ‘빡구’라는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죠. 조계사에서 법명을 받은 독실한 불자이기도 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뉴진스님을 만나며 광명을 찾은 사연, “물방울이 바위를 깰 수 있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개그 활동을 이어온 배경 등 진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오디오 재생 버튼(▶)을 누르고, 인터뷰 들어보시죠.

📌팟캐스트 방송 순서📌

① 장범준의 ‘벚꽃 연금’ 잇는 ‘연꽃 연금? 뉴진스님의 성공비결은(05:42)
② 무심결에 듣던 가사에서 얻은 위로, 어떻게 작사했나(10:42)
③ 대만‧마카오‧말레이시아‧베트남‧홍콩서 초청, 공통점이 있다(13:24)
④ ‘목적은 없어도, 목표는 세워라’ 제2 전성기의 원동력은(19:34)
⑤ “내 가게 어디갔어요?” 인생 최악의 시절 버틴 방법(21:54)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공연을 펼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 사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 방송 전문 스크립트도 제공합니다.

🎤진행 : 김홍범·박건 기자
🎤답변 : DJ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

▷박건·김홍범〉한국 불교가 이렇게 ‘힙’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뉴진스님이 오늘 ‘뉴스페어링’을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분의 게스트가 더 오셨는데요. ‘개그콘서트’의 ‘빡구’로 우리에게 익숙한 개그맨이죠? 윤성호씨도 오늘 이 자리를 찾아주셨는데요. 그럼 두 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진스님〉 네. 저는 뉴진스님입니다. 새로울 뉴(New)+나아갈 진(進). 그리고 윤성호씨는 아직 도착을 안 해서.

▷김홍범〉 방금 연락이 왔는데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요(웃음). 일단 저희끼리 진행하겠습니다.

▶뉴진스님〉 제가 먼저 얘기하겠습니다.

▷박건〉 두 분 같이 계신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뉴진스님〉 그러니까요. 저도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김홍범〉 밖에서는 뵌 적이 있죠?

▶뉴진스님〉이 자리에서 얘기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솔직히 저희 ‘속세 어머니’께서 그런 얘기 하지 말라 했는데. 그냥 얘기하겠습니다. 이제는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또 헷갈릴 수 있고, 자꾸 저한테 윤성호다. 윤성호씨한테 뉴진스님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저희 쌍둥이입니다.

▷박건〉 아~. 오늘 최초 공개 아닙니까?

▶뉴진스님〉 거의 뭐 최초죠. 아무래도 제가 잘 안 드러냈죠. 왜냐하면 우리 ‘속세 동생’이 개그맨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제가 너무 많이 드러내면 속세 동생이 아무래도 활동하는데 좀 그래서. 이제는 뭐, 윤성호씨하고 같이 다양한 걸 만들고 있는 거죠.

'부캐' 뉴진스님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호씨를 19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났다. 장진영 기자

▷김홍범〉 가족분이셨군요.

▶뉴진스님〉 예 그러니까 이렇게 닮았죠.

▷김홍범〉 하하, 여쭤보고 싶었던 게 원래 법명이 일진스님 이셨잖아요.

▶뉴진스님〉 예예 맞습니다.

▷김홍범〉 최근에 뉴진스님으로 법명을 바꾸신 거죠? 법명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뉴진스님〉 ‘일진’이란 법명도 굉장히 좋은 법명입니다. 왜냐하면 매일 일(日)+나아갈 진(進). 매일 나아가자고 했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그 법명이 작년에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넷플릭스)가 유행하면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다른 법명으로 가야겠다. 뜻은 좋지만, 사람들이 보통 뜻까지 깊게 안 보잖아요. 그래서 혹시라도 오해 살까 봐 뉴진스님으로 바꿨습니다. 근데 지금 ‘새롭게 나아가자’는 뜻이 딱 맞는 게요. 모든 게 새롭게 뉴미디어로 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가 빨리빨리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니까, 제가 한번 이렇게 바꿔봤습니다.

▷김홍범〉 보통 불교에서는 법명을 받는 의식을 수계라고 하잖아요. 최근에 수계하시는 모습도 영상으로 봤는데요. 그때 이야기를 해 주시겠어요.

▶뉴진스님〉(불교신문 사장인) 오심스님한테 법명을 받고 싶었어요. 오심스님이 해외 순례를 다니는 중이라 “다른 사람한테 법명을 받아라” 했는데, “아닙니다. 저는 오심스님한테 받아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거의 3개월 정도 기다렸다가 ‘뉴진’이란 법명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조계사에서 진행된 뉴진스님의 수계식 모습. 사진 '빡구형' 유튜브 캡처

▷김홍범〉 향을 팔에 대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보면서 너무 뜨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뉴진스님〉 인간이라면 그 정도 고통은 참아야지요. 이겨내야 합니다.

▷김홍범〉 너무 호들갑을 떠시던데.

▶뉴진스님〉 하하하, 이제 불교도 ‘재미있는 불교’로 바뀌었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서 그런 겁니다. 중생들이 웃는다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박건〉 알겠습니다. 뉴진스님의 트레이드마크는 역시 듣기만 해도 몸이 들썩거리는 EDM, 그것도 불교의 가르침을 가사로 녹여낸 노래들이잖아요. 이렇게 직접 디제잉을 하면서 신나는 노래로 불교를 전파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뉴진스님〉 아무래도 우리 속세 동생 윤성호씨가 DJ를 하기 때문이죠. (동생이) 디제잉을 잘합니다. 이제는 뉴진스님도 DJ를 한번 하는 게 좋겠다 해서 몇 년 전 알려줬는데요. 작년 연등회 때 제가 우연히 DJ 무대에 섰습니다. 근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폭발적인 거예요. 그 이후로 이걸 해야겠구나. 처음부터 불교를 알린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폭발적으로 반응이 오니까, 사람들이 좋게 볼 수 있겠다. 이걸로 포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작년부터 쭉 이어온 겁니다.

▷김홍범〉 그래서 그런 말도 있더라고요. 장범준에게 ‘벚꽃 연금’이 있다면 뉴진스님에게는 ‘연꽃 연금’이 있다. 또 부처님 오신 날(5월 15일)이 있잖아요.

▶뉴진스님〉 아유. 하하하.

▷김홍범〉 또 불교계에서 스님을 계속 찾는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뉴진스님〉 아무래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많이 열려 있습니다. 우리가 불교라고 하면 뭔가 엄숙하고 진지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총무원장 스님께서 많이 열려 있기 때문에. 불교를 이제는 정말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된다. 그래서 제가 하는 걸 보고, 뉴진스님이라면 우리가 못하는 것들을 앞장서서 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이렇게 많이 찾아주시는 겁니다. 다른 스님들이 못하는 걸 제가 하지 않습니까?

▷박건〉 그렇죠. 사실 그동안 뉴진스님 영상이 많이 퍼져서 지금까지 오신 건데, 그 영상에 달린 댓글들도 보면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제일 많이 보였던 댓글이 불교가 이렇게까지 힙한 종교인 줄 몰랐다. 스님께서 보시기에 요즘 사람들이 불교를 소위 ‘힙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뉴진스님〉 이게 작년부터 반응이 왔거든요. 사람들이 (불교에) 더 다가온 게 불교박람회를 통해서였는데요. 불교박람회를 기획하신 분이 제가 잘 아는 우리 대표님(불교 행사를 전문으로 하는 마인드디자인 김민지 대표)입니다. 제가 아무래도 사람을 끌어모은 게 있고, 대표님께서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콘텐트를 기획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이번에 오신 분 중 80%가 20~30대였다고 하더라고요.

▷박건〉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뉴진스님〉 예. ‘초콜릿 붓다’부터 굉장히 관심을 가질 만한 그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게 좀 힙해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홍범〉 그런 댓글도 있었어요. 천주교 신자인데 너무 즐기고 싶어서 왔다.

▶뉴진스님〉 예. DJ 공연을 보러 왔다고 하신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김홍범〉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요? 저희 영상으로밖에 못 봐서.

▶뉴진스님〉 제가 작년 연등회 때 처음 느꼈는데요. 희열감 그러니까 아드레날린이 확 나오는.

▷김홍범〉 다 같이 무대에 집중하고.

▶뉴진스님〉 그렇죠. 그런 느낌을 작년 연등회 때 받았는데 이번에 또 받았습니다. 보통 디제잉 무대는요, 웬만한 DJ가 아니고서야 DJ를 보러 가는 게 아니고 그냥 행사를 즐기고 음악을 들으러 가는 겁니다. 가수 콘서트라면 가수를 보러 가겠지만, DJ는 약간 다르죠. 근데 불교박람회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러 왔다’는 게 공기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텐션이 더 올라가고 에너지가 올라갔었습니다.

▷김홍범〉 그런 게 수행에도 도움이 되나요?

▶뉴진스님〉 예? 수행은 가만히 있는다고 수행이 아니라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수행이 가능합니다.

▷김홍범〉 사실 이 부분을 여쭤봤던 게 대부분의 종교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뉴진스님 무대가 더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게 그만큼 재미있는 불교를 표방하기 때문인데, 처음 행사하실 때는 좀 낯설어하는 관객분들은 안 계셨나요?

▶뉴진스님〉 처음에는 낯설어하겠지만 점점 1분, 2분 시간이 지나면서 군중 심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옆에서 누가 하면 뭐지?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흔드는.

▷김홍범〉 솔직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조금 얼굴을 찡그리시는 스님을 본 적 있으신지?

지난해 5월 21일 서울 조계사 앞 연등놀이 행사.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뉴진스님〉 제가 스님들을 잘 안 쳐다보기 때문에 그런 건 못 느낍니다. 하지만 그런 스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도 그렇고 다 찬반이 있고, 반대가 있고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건 생각 안 합니다.

▷김홍범〉박수 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뉴진스님〉 예. 좋아하는 스님도 있고요. 이걸 또 못마땅해하는 스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그냥 어쨌든 많은 사람이 불교를 편안하게 볼 수만 있다면 그냥 다 하는 겁니다.

▷박건〉 또 뉴진스님 노래를 별생각 없이 듣고 있으면 되게 신나는데, 가사를 가만히 곱씹어보면요. ‘극락왕생’ 가사를 제가 좀 읊어보겠습니다.

‘내 주식만 떨어져서 고통/ 월요일이 빨리 와서 고통/ 미래가 안 보여서 고통/ 이 또한 지나가리.’

듣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힘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직접 작사를 다 하신다고 들었는데 가사를 쓸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시는지 궁금합니다.

▶뉴진스님〉 노래 가사에 ‘8개의 고통’이 나오죠. 혹시 그중에 본인한테 와 닿는 게 몇 개가 있습니까?

▷박건〉 사실 거의 다 와 닿는데 그중에서 제일 와 닿는 거 3개를 고르기는 했습니다.

▶뉴진스님〉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트레스를 고통으로 표현한 겁니다. 같은 맥락이지만 가볍게 얘기하면 스트레스고, 무겁게 얘기하면 고통 아닙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리고 속세 동생 윤성호씨가 한때 굉장히 고통을 많이 받고 힘들고 일이 안 풀렸을 때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얘기를 저한테 해줬습니다. 근데 그 어두운 시기를 견디는 사람과 못 견디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두운 시기를 견뎌내면 고통을 이겨내는 겁니다. 그런 고통을 이겨내면 뭐가 옵니까? ‘극락왕생’ 같은 삶입니다. 그래도 윤성호씨가 또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그걸 견뎌냈기 때문에. 마냥 재미있는 가사가 아닌, 사람들이 들으면서 위로가 되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김홍범〉 가사에 담긴 스토리를 들어보니까 더 공감되고 힐링이 되는데요. 뉴진스님 시그니처 안무도 있잖아요.

▶뉴진스님〉 아 예. 이건 ‘부처핸섬’입니다.

▷김홍범〉 찌르는 이 동작은 어떻게 나오게 된 거예요?

▶뉴진스님〉 이거는요. 스님들이 합장하지 않습니까? 근데 EDM 음악은 어떻습니까? ‘푸쳐핸섭 (Put Your Hands Up)’은 양손을 들고 이렇게 위로 찔러야 하잖아요. 합장은 풀면 안 됩니다. 합장했는데 합장을 못 푸니까 이 상태에서 위로 찌르는 겁니다.

▷박건〉 합장을 풀 수는 없으니까 합장 자세를 유지한 상태로 푸쳐핸섭을 하기 위해서.

▶뉴진스님〉 예예. 그렇죠. 합장한 상태에서 양손을 풀면 안 되고, 푸쳐핸섭은 하고 싶고 그래서 이렇게 올라가는 겁니다.

▷김홍범〉 그렇군요. 뭐든지 역시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박건〉 제가 또 영상을 보니까 팬들이 댓글을 또 많이 달아주셨어요.

▶뉴진스님〉 아유 팬이 어디 있습니까? 그냥 다 보살님, 거사님들이죠.

▷박건〉하하, 네 아무튼. 팬들이 뉴진스님께 반야심경 같은 다른 불경들도 EDM으로 만들어 달라 이런 요청을 많이 해 주셨더라고요.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또 어떻게 되시는지?

▶뉴진스님〉 우리 DJ 회사 대표님하고 같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아무래도 해외에서 요청이 많이 와서. 해외에서 공연하고, 해외에 ‘K-불교’를 많이 알려야 되기 때문에 영어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박건〉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불교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종교잖아요. 이제 앞으로 K팝 아이돌처럼 뉴진스님의 월드투어급 공연도 곧 볼 수 있는 건지? K-불교를 동남아에도 전파하시고.

▶뉴진스님〉 아유 아닙니다. 지금 저한테 공연해달라고 섭외가 온 나라가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그리고 마카오, 베트남 이렇게 5개국입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이 아무래도 중화권, 그리고 불교 국가라는 겁니다. 제 바람은 불교 국가가 아닌 나라, 스페인이라든지 영국, 이탈리아나, 가톨릭 국가에서 저 뉴진을 찾아준다면 이거는 정말 너무나 기쁜 일이고 K-불교를 더 알릴 그런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제가 바라고 있습니다.

▷김홍범〉 그런 날이 꼭 오면 좋겠네요.

▷박건〉 궁극의 목표는 스페인 이비사 섬(대형 클럽들이 위치해 ‘EDM의 성지’로 불리는 관광지) 어떨까요.

▷김홍범〉 저희도 취재하러 가도 돼요?

▶뉴진스님〉 그럼요. 스님이 이비사에서 공연하면 느낌이 다르겠네요.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홍범〉그런 날이 꼭 오면 좋겠네요. 혹시 다음번에 나올 노래 제목 정도 공개하실 수 있나요?

▶뉴진스님〉 살짝 얘기하면 ‘너도 부처가 될 수 있다.’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불교라는 종교가 부처님을 믿는 게 아닙니다. 부처님처럼 깨달으라는 겁니다. 깨달은 사람은 그 사람도 부처가 될 수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부처가 될 수가 있습니다.

▷김홍범〉 처음부터 EDM을 들으러 오신 분들도 있겠지만, 원래는 불교 행사에 왔다가 너무 즐거워서 춤을 추시는 거잖아요. 뉴진스님만의 공연 필살기가 있을까요?

▶뉴진스님〉 아무래도 필살기라 하면 일단 제 노래가 있다는 거, 두 개가 있고요. 30분하면 보통 DJ들이 자기 노래가 없는 DJ들이 많습니다. 근데 저는 제 노래가 있고요. 그리고 제가 또 중간중간 멘트를 아주 맛있게 합니다.

▷김홍범〉 동생분이랑 같이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입담이 좋으시네요.

▶뉴진스님〉 그렇죠. 아무래도 쌍둥이다 보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제가 디제잉을 하는 클럽은요. 부모님이 유일하게 허락할 수 있는 그런 클럽입니다. 남자친구가 허락하고 여자친구가 허락하는 그런 클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와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홍범〉 그렇겠네요. 방금 연락받았는데 윤성호씨 도착하셨다고 하네요.

개그맨 윤성호씨가 19일 서울 상암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뉴진스님〉 그래요? 저는 기도를 드리러 가야 해서 넘어가겠습니다.

▷김홍범〉 같이 모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뉴진스님〉 그러니까요. 같이 모실 수 있을까요? 하하하.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또 연락 주십시오.

▷박건〉 감사합니다. 뉴진스님과는 방금 인사 나눴고요. 이제 바로 개그맨 윤성호씨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성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개그맨 윤성호입니다.

▷박건〉 뉴진스님과 같이 이야기 나눴으면 너무 좋았을 것 같은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윤성호〉 그러니까요. 저도 요즘에 뉴진스님 덕분에 바빠졌어요. 왜냐하면 제가 디제이 메이킹도 하고 일도 같이 봐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박건〉 들어오시면서 두 분 인사는 나누셨나요?

▶윤성호〉 예? 인사를 나눴을까요? 안 나눴을까요? 하하하.

▷김홍범〉 최근에 뉴진스님은 자주 언론에도 나오는데 윤성호 개그맨은 많이 못 뵌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세요?

▶윤성호〉 지금 유튜브 채널 ‘빡구형’을 운영하는데요. 뉴진스님도 제 채널에 나오세요. 그 채널에서 저는 ‘언어 천재 윤성호’라는 코너로 영어를 배우고 있고요. 필리핀 세부에 어학원이 있거든요. 거기에 가서 공부하는데. 유튜브 상에선 지금 한국에 안 오는 걸로 돼 있거든요.(웃음) 근데 왔다 갔다 합니다.

▷박건〉 근래에 사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많이 폐지 됐잖아요. 그래서 윤성호씨 뿐만 아니라 많은 개그맨이 설 자리가 줄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특히 어떤 분들은 ‘연예인 걱정은 하는 거 아니지만, 개그맨 걱정은 해야 한다’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무대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도 좀 많으셨을 것 같아요.

▶윤성호〉 운 좋게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생겼어요. 우리 후배들이 ‘개그콘서트’가 없어지고 ‘웃찾사’(SBS)가 없어졌을 때 유튜브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약간은 다르지만 똑같은 개그를 하는 거예요. 캐릭터를 만들고 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너무 그렇게 낙담하지 말아라.

▷김홍범〉 최근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윤성호〉 아휴, 다시라니 저는 전성기를 맞은 적이 없어요.

▷박건〉 ‘개그콘서트’에 빛나던 시절이 있으시잖아요. 제가 초등학생 때는 일요일은 무조건 ‘개그콘서트’를 보고 자는 거였죠. 그때 멤버셨으니까.

▶윤성호〉 근데 그때 ‘개그콘서트’를 보려고 본 거죠. 저 ‘빡구’를 보려고 본 건 아니었잖아요.

▷박건〉 아닙니다. 그때 간판 코너가 ‘집으로’였고, ‘집으로’의 간판은 빡구였는데요.

▶윤성호〉 그렇다면 다시 맞은 전성기라고 합시다. 하하. 그냥 항상 조심해요. 왜냐면 너무 빨리 진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 흐름을 못 읽을까봐 항상 조심하고 사람들한테, 또 가까운 사람들한테 잘하려고 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건〉 전성기를 다시 맞게 된 어떤 비결을 혹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윤성호〉 이건 제가 생각을 해 왔던 건데요. 그냥 한마디로 얘기하면, ‘목적은 없어도 된다. 목표만 생각해라.’ 제가 영어를 배우고, 중국어를 배울 때 목적이 없었어요. 그냥 배운 겁니다. 다만 목표는 10년 동안 3개 국어를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목적이 생겼어요. 지금 공연을 가게 되잖아요. 대만이 중화권이잖아요. 그럼 제가 중국어가 또 되잖아요(가능하잖아요). 그때 목적 없이 배웠던 것이 지금 목적이 돼버린 겁니다.

▷김홍범〉 그 당시부터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두고 배우신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윤성호〉 전혀 아니죠. 아무 이유 없이 ‘10년 뒤에는 3개 국어를 하는 아저씨가 되자’라는 생각에서 세운 목표였어요.

▷김홍범〉 들어보니까 궁금한 것이요. 누구나 슬럼프가 있지만, 연예인의 슬럼프는 더 심할 수 있잖아요. 일이 없을 때, 직장인들은 힘들어도 직장에 가니까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연예인은 정말 오랜 시간이 빌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가장 힘드셨던 시기가 언제였어요?

▶윤성호〉 작년에 너무 힘들었어요. 작년에 제가 유튜브 채널을 하는데 해킹을 당했어요. 해킹을 당하고 (채널이) 삭제됐어요.

▷김홍범〉 채널이 아예 삭제된 거예요?

개그맨 윤성호씨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책상 밑으로 들어갈 만큼 힘들었지만, '루틴', '꾸준함'으로 이겨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윤성호〉 네. 어떤 느낌이냐면, 두 분이 이제 장사를 차렸어요. 가게를 열었어요. 오늘도 (가게) 오픈하러 갔는데 가게가 없어진 거예요. 그것과 똑같죠. (예를 들어 가게 주소가) 상암동 64-7이면 갔는데 가게가 없는 겁니다.

▷김홍범〉 유튜브 개설 초반에 구독자를 모으려고 정말 노력을 하잖아요.

▶윤성호〉 그러니까요. 포클레인으로 누가 그걸 떠 간 겁니다. 가게를 그냥.

▷김홍범〉 저 웃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윤성호〉 하하. 빈 땅이 된 겁니다. 그런 느낌이었어요. 결국엔 다시 찾긴 했는데, 누가 제 유튜브 채널을 리한나 공연 채널로 바꿔 놓은 겁니다. 전 리한나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김홍범〉 유명한 (미국의) 팝 가수 아닌가요?

▶윤성호〉 네. 채널을 ‘리한나 라이브’로 바꿔놨더라고요. 당시에 ‘일어나’라는 콘텐트로 유튜브가 잘 되려고 했는데, (채널이 삭제되면서) 그게 무너지는 순간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힘드니까 책상 밑에 들어가서 수그리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그게 너무 편했어요. 다리랑 몸이랑 모은 다음에 배 안에 있는 것처럼. 근데 그 책상 밑이 너무 편한 거예요. 그때마다 항상 생각했죠. 정말 나한테 얼마나 좋은 일이 오려고 이렇게 어둡냐.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그러잖아요. 너무 깜깜하다. 왜 아무것도 안 보이지? 아침에 눈을 뜨는데, 눈을 뜨기가 싫은 겁니다. 미래가 안 보여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작년이 너무 힘들었는데, 어쨌든 제가 스스로를 다잡고, 루틴을 다시 잡았어요. 제가 아침형 인간이에요. 보통 6시, 7시에 일어나요. 근데 한 번 (일상이) 무너졌을 때 거의 새벽 4시, 5시에 잤어요. 다시 생활 패턴을 아침 6시에 일어나고, 밤에 11시, 12시에 자는 패턴을 잡으면서 (일상이) 돌아왔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김홍범〉 빛이 들어오는 계기는 언제였어요?

▶윤성호〉 그냥 꾸준히 했어요. 정말 꾸준히. 그런 얘기하잖아요. 물방울이 바위를 깰 수 있는 것은 꾸준함 때문이다. 꾸준히 하다 보니까 빛이 그냥 서서히 들어오더라고요. (구체적으로) 빛이 들어온 시기는 아무래도 작년 연등회에서 뉴진스님을 만났을 때. 제가 우리 속세 형님을 만났을 때. 그때부터 서서히.

▷박건〉 뉴진스님 형님께서 윤성호씨의 고민이 담긴 가사를 노래에 잘 녹여내 주셨네요.

▶윤성호〉 맞아요. 저를 보고 뉴진스님이 가사를 만든 것 같아요.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게 없었으면 이런 가사가 안 나왔죠.

▷김홍범〉 그렇겠네요. 고통이 어디서 오는지를 정확히 알았다는 말씀이시죠?

▶윤성호〉 그렇죠. 네네.

▷박건〉 동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형님이 창작의 원천을 얻은 시기가 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윤성호〉 맞습니다. 제가 너무 깊게 얘기한 거 아니에요?

▷김홍범〉 두 번째 인터뷰는 깊은 얘기들을 하고 싶었어요.

▷박건〉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뉴스 페어링’ 독자분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윤성호〉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고요. 제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만 하면서 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건〉 오늘은 누구보다 힙하게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는 뉴진스님과 개그맨 윤성호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성호〉 네 감사합니다.

▷박건〉 중앙일보 팟캐스트 ‘뉴스 페어링’ 오늘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디터

  • 김홍범

    관심

    중앙일보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뉴스페어링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진행합니다. 좋은 하루는 좋은 대화로 이뤄진다는 생각으로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 박건

    관심

    중앙일보 기자

    park.kun@joongang.co.kr
    ‘뉴스페어링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진행합니다. 꼭 알아야 할 중요한 뉴스, 쉽고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