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이명박근혜 대통합’ 사면·복권…총선길까지 터줬다

2024. 2. 6. 15:50■ 大韓民國/대통령과 사람들

이번에도 ‘이명박근혜 대통합’ 사면·복권…총선길까지 터줬다 (daum.net)

 

이번에도 ‘이명박근혜 대통합’ 사면·복권…총선길까지 터줬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사면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네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과거 국정농단 주역들과 세월호 유가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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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이명박근혜 대통합’ 사면·복권…총선길까지 터줬다

오연서 기자입력 2024. 2. 6. 14:10수정 2024. 2. 6. 14:50

 
윤석열 대통령 4번째 특별사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사면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네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과거 국정농단 주역들과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사찰한 군인, 문화방송(MBC) 노조탄압 간부들을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설 명절을 맞이해 중소기업인·소상공인·서민생계형 형사범 등을 포함해 980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면 시행 일자는 오는 7일이다.

 

심 대행은 또한 “여객·화물 운송업 운행 정지, 식품접객업 영업정지, 생계형 어업 면허 정지, 운전면허 관련 조처 등 행정제재에 대한 특별감면 조처와 공무원 징계 사면 등을 45만5398명에 대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심 직무대행은 이번 사면 목적을 “활력있는 민생경제, 국민통합을 위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 사면대상자는 모두 24명이다. 우선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정치댓글'을 달도록 지시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관진 전 장관이 포함됐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전후 군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부대원 등에게 당시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고 야당을 비난하는 댓글을 9000여개가량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 등으로 2018년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4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은 이후 재상고를 했지만 1일 이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날 잔형집행면제를 받아 수감을 피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특정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역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잔형집행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김 전 실장도 지난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재상고를 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상태다.

이밖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된 김대열·지영관 전 국군 기무사령부 참모장도 잔형집행이 면제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여론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된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은 형선고실효 및 복권됐다. 형선고실효가 되면 집행유예 등의 효력이 사라지며 전과가 없어진다. 복권의 경우 유죄 선고로 인한 각종 자격이 회복된다. 두 경우 모두 피선거권 등을 회복해 이번 총선 출마가 가능하다.

 

언론사 노조활동을 방해한 전직 언론인들도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제1노조)의 운영을 방해하고, 노조원인 기자·피디 등을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내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김장겸 전 문화방송 사장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안광한 전 사장도 형선고실효 및 복권됐다. 백종문 전 문화방송 부사장, 권재홍 전 문화방송 부사장도 복권됐다.

이밖에 ‘불법정치자금’ 혐의로 지난 2019년 징역 7년이 확정된 이우현 전 국회의원은 잔형집행면제를 받았고 김승희 전 국회의원, 이재홍 전 파주시장, 심기준 전 국회의원, 박기춘 전 국회의원, 황천모 전 상주시장,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도 복권됐다.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던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은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앞둔 지난 2017년 계엄령 문건 작성 관련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경제인 5명에는 최재원 에스케이(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엘아이지(LIG) 회장이 포함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과 공모해 에스케이 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원을 빼돌려 옵션투자금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이 확정됐다.

구 회장은 엘아이지 그룹의 어려운 재정상태를 알면서도 220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사기 발행해 부도처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4년 7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한편 법무부는 모범수 942명에 대해 지난달 30일자로 가석방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용회복 지원방안에 따라 소액연체 이력자 약 298만명에 대한 신용회복 지원도 다음달 1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고위공직자 사면대상자 중에선 사면 결정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된 이들이 많다. 이때문에 사면을 두고 정부와 사면대상자들 간 사전교류가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사면을 약속하는 경우는 없다”며 “외부위원들 다수로 구성된 사면심사위에서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면을 약속받고 본인이 재상고를 하지 않는다든지 상고를 포기한다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대행인 심우정 차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설 특별사면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