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쏘며 춤춘 신유빈 “언니 덕분에..파리에서도” [항저우 AG]

2023. 10. 8. 13:26■ 스포츠/월드 스포츠

하트 쏘며 춤춘 신유빈 “언니 덕분에..파리에서도” [항저우 AG] (dailian.co.kr)

 

하트 쏘며 춤춘 신유빈 “언니 덕분에..파리에서도” [항저우 AG]

금메달을 목에 걸고 믹스트존으로 들어오는 ‘삐약이’ 신유빈(19)은 취재진 앞에서 하트를 쏘고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하면서 ‘언니’ 전지희(30)를 또 껴안았다.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www.dailian.co.kr

하트 쏘며 춤춘 신유빈 “언니 덕분에..파리에서도” [항저우 AG]

입력 2023.10.03 07:54 수정 2023.10.03 07:5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21년 만에 AG 탁구 여자복식 금메달 쾌거 '하트 세리머니'도 함께

서로에게 의지했던 둘의 합작품..시상 후에도 포옹하며 격려

함께라서 더 아름다운 둘의 호흡, 2024 파리올림픽 정상 꿈꿔

전지희-신유빈. ⓒ 뉴시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믹스트존으로 들어오는 ‘삐약이’ 신유빈(19)은 취재진 앞에서 하트를 쏘고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하면서 ‘언니’ 전지희(30)를 또 껴안았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차수영-박수경 조(북한)를 세트 스코어 4-1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복식 ‘세계랭킹 1위’ 신유빈-전지희는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탁구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처음이다.

 

최강 중국에 막혀 20년 넘도록 고배만 들었던 한국 탁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신유빈-전지희 조다.

 

지난 5월 2023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쑨잉사-왕만위 조(중국)를 누르고 결승까지 올랐던 신유빈-전지희 조의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그림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둘 모두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유빈은 손목 부상으로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했다.

재활의 시간을 거쳤지만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재능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마음고생도 컸는데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냈다.

행운도 따랐다.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지 않았다면 신유빈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있을 수 없었다.

 

전지희도 마찬가지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한 전지희도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큰 대회에서 자주 무너졌다.

신유빈이 부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 “전지희도 끝난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어려운 시간을 함께 보낸 둘은 더욱 끈끈하고 돈독해졌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언니 전지희를 전적으로 믿고 따른 ‘MZ 세대’ 신유빈 특유의 쾌활한 에너지는 다소 경직됐던 전지희 가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면서 훈련 중에나 큰 대회에서나 “할 수 있다”는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항저우에서도 둘은 그랬다.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신유빈이 기대 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전지희는 신유빈을 따뜻하게 안았다. 그러면서 “절대 슬퍼할 필요가 없다.

큰 부담 속에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우리는 너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취재진 앞에서도 전지희는 신유빈을 치켜세우며 동생의 기를 살려줬다.

 

전지희-신유빈. ⓒ 뉴시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신유빈-전지희는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후에도 상대를 먼저 칭찬하기 바빴다.

신유빈은 카메라 앞에서 하트를 쏘고 춤울 추며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언니를 챙겼다.

 

신유빈은 시상식 후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언니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언니는 실력이 너무 탄탄한 선수다.

기술적으로는 나에게 믿음을 주고,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전지희도 “너무 행복하다.

유빈이가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다”며 과거 경직됐던 표정을 온화한 미소로 지웠다.

 

이제 둘 앞에는 아시안게임 보다 더 험난할 ‘2024 파리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함께라면 걱정 보다는 기대가 크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성장하고 있다.

유빈이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신유빈도 언니의 얼굴을 바라본 뒤 “지금처럼 함께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함께 라서 더 아름다운 둘의 호흡이 파리올림픽에서도 태극기와 애국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흐뭇하게 둘을 바라보는 팬들은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