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韓 지하철 무임승차 조명…"노인들, 시원한 열차서 명상"

2023. 9. 27. 13:55■ 인생/초고령화 사회

청년 앞엔 서지 않는다… NYT, '지하철 무료 여행' 한국 노인 조명 (daum.net)

 

청년 앞엔 서지 않는다… NYT, '지하철 무료 여행' 한국 노인 조명

"65세 이상은 요금이 무료다. 은퇴한 사람 중 일부는 기차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노인들이 65세 이상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을 이용한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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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 앞엔 서지 않는다”...NYT, 지하철 무료 승차 한국 노인 집중 보도

정미하 기자입력 2023. 9. 24. 15:47

 

“65세 이상은 요금이 무료이기 때문에 은퇴한 사람 중 일부는 지하철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 시각) ‘대한민국의 노인은 지하철 여행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65세 이상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 문화를 그렸다. NYT는 특히 “노인들이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무료 요금 정책을 활용해 종착역까지 가거나, 목적지 없이 다니다 되돌아오며 하루를 보낸다”며 다양한 직업 배경을 가진 노인들의 일상을 소개했다.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노인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직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진호(85)씨는 “집에 있으면 지루해서 누워만 있게 된다”며 “무임승차를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에 몇 번씩 집에서 북쪽으로 1100걸음 떨어진 수유역이나 남쪽으로 1250걸음 떨어진 미아역에서 이른바 ‘지하철 여행’을 시작한다. 이 씨는 때때로 집 근처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차례 환승해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에 도착하는 노선을 돌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한 바퀴 도는 데 정확히 4시간 걸린다”고 말했다.

수학 교수로 일하다 은퇴한 전종득(85)씨는 가방 안에 책을 넣고 다니며 책을 읽다 졸기를 반복한다. 전 씨는 “(지하철 여행은) 정말 멋지다”며 “서울에서 안 가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 감독관과 모델 일을 하는 박재홍(73)씨는 “지하철은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NYT는 “노인 인구 증가로 서울 지하철 무료 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 인원의 15%를 차지한다”며 이들에게 ‘지공거사’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소개했다. 지공거사는 ‘지하철 공짜(지공)’에 놀고먹는 사람을 뜻하는 ‘거사’(居士)를 붙인 말이다. NYT는 “지공거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도시의 일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들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 암묵적인 규칙을 지킨다고 소개했다. 사람들로 붐벼 지하철이 꽉 차는 출퇴근 시간대는 피하기,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젊은이들 앞에 서지 않기 등이다.

이 매체는 정치권에서 노인 무료 승차제도를 폐지하거나, 기준 연령을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1회 탑승에 1500원이라는 돈이 작게 보이더라도 노인들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무료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노인들이 지하철을 덜 타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인 10명 중 4명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이는 일본이나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지난 2월 서울시에서 개최한 한 토론회에서 “왜 이 행복을 빼앗으려 하는가”라며 무료 승차를 활용해 노인들의 활동이 늘면 국가 차원에서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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