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회계사 시험 올킬,日 27세 ‘엄친아 끝판왕’이 지금 하는 일

2023. 4. 26. 13:03■ 국제/일본

 

의사·변호사·회계사 시험 올킬,日 27세 ‘엄친아 끝판왕’이 지금 하는 일 - 조선일보 (chosun.com)

 

의사+변호사+회계사 국시 올킬... 27세 ‘엄친아 끝판왕’이 지금 하는 일

의사+변호사+회계사 국시 올킬... 27세 엄친아 끝판왕이 지금 하는 일 도쿄대 의대 다니면서 사법고시 패스한 코우노씨 연예인, 공부 유튜버, 인강 사이트 대표로 맹활약 왕개미연구소

www.chosun.com

의사·변호사·회계사 시험 올킬,日 27세 ‘엄친아 끝판왕’이 지금 하는 일

도쿄대 의대 재학중 사법고시 패스한 코우노씨
[왕개미연구소]

입력 2023.04.26. 07:00업데이트 2023.04.26. 10:36
 
의사, 변호사, 그리고 회계사.

평생 하나 따기도 어렵다는 국가고시 자격증을 20대에 3개나 거머쥔 공신(工神·공부의 신)이 있다. 그것도 재수 없이 전부 한번에 올킬 합격이다.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 의대를 졸업한 코우노겐토(河野玄斗·27)씨가 주인공. 일본에서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는 시험 난도가 높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해서 3대 난관(難関) 국가 자격증으로 불린다.

1996년생인 코우노씨는 현역으로 도쿄대 의대에 합격했다. 의대 4학년이던 지난 2017년, 휴학 없이 단 8개월 공부하고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법대 친구들이 ‘네가 붙을 수 있겠어?’라고 한 말에 자극받아 열심히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국가자격증 3개를 제패해 일본에서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코우노씨. 청진기와 육법전서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트위터

사법고시에 최연소 합격한 의대생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2018년엔 본인의 혼공 비법을 담은 책도 펴냈다. ‘심플한 공부법(シンプルな勉強法)’이라는 책인데, 국내에는 ‘심플한 공부법이 이긴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일본의 유명한 TV 퀴즈 프로그램인 ‘두뇌왕’에 참가해 3번이나 우승하면서 ‘퀴즈 영웅’에도 등극했다. 2020년 3월에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고, 작년 11월에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땄다.

일본 언론 인터뷰와 책 내용을 종합해 보면, 그는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것을 매우 즐기고 좋아했다. 초등 2학년 때 중학수학 기초과정을 끝냈고, 3학년엔 고등수학 기초과정을 전부 마쳤다고 한다. 그는 “4살부터 구몬 학습지를 했는데 하루에 100장 넘게 푼 적도 있었다”면서 “어머니가 ‘이제 그만하고 자자’고 말할 때까지 몰입해서 공부하는 편이었다”고 했다.

천재인 그도 어릴 땐 또래 아이들처럼 게임(파이널판타지7)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하지만 즐기는 방식은 남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저 시간 때우기용으로 게임을 한 것이 아니라, 게임 아이템을 몽땅 수집한다거나 혹은 전략을 세워서 최단 시간에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식으로 즐겼다.

2021년 일본의 유명한 TV 퀴즈 프로그램인 <두뇌왕>에 출전한 코우노씨. 키가 182cm로 훤칠한 그는 순발력있게 문제를 풀어 도쿄대 신뇌(神脳, 신의 두뇌)라는 별칭으로 불렸다./트위터

게임을 즐기는 그의 특성을 어머니는 놓치지 않았다. 천재 아들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아들이 공부를 하게끔 옆에서 부드럽게 개입했다. 코우노씨가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으면, 옆에서 어머니가 ‘오늘은 몇 분만에 풀 수 있을까?’라거나 ‘이번엔 어제보다 더 빨리 끝낼까?’라는 식으로 유도했다. 코우노씨는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공부가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공부든, 게임이든,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극한까지 몰고 가서 성취하는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런 깨우침이 없다면 그저 부모가 시키는 것만 최소한으로 하고 만족할 뿐, 스스로 노력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공부의 신(神)인 그는 구독자 수 102만명인 공튜버(공부 유튜버, 채널명 Stardy)로도 활약 중이다. 이달 현재 동영상이 470여개 올라와 있는데, 뇌에서 알파파(α波)가 나오게 해서 공부에 초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오르골 배경음악(BGM)이 압도적인 조회수 1위(4676만회)다.

교육 인플루언서인 코우노씨는 작년 본인 이름을 딴 온라인 인강 사이트를 오픈했다. 정가운데가 코우노씨. 나머지는 인강 강사들./트위터

한글도 전혀 모르면서 단 이틀 공부해서 한국어 검정 시험 1급(기초)에 합격한 영상도 눈길을 끈다. 시험에 합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그 비법을 찾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어 시험에 도전하는 그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 원리를 익히면서 학습 방향을 설계했다. 이후 시간 밀도를 높여 800단어를 단숨에 외워나갔고, 시험도 패스했다.

 

그의 놀라운 한글 학습력이 담긴 이 영상에는 댓글이 1000개 넘게 달렸다. “일반인은 하루에 단어 하나만 겨우 외우지만, 코우노는 하루에 외국어 하나를 마스터한다”, “나는 6개월 공부해서 간신히 한국어 1급을 땄는데 코우노는 단 이틀 만에 해치우다니, 천재는 다르다”는 등 부러움이 한껏 나타난다.

공부 유튜버이면서 연예인 활동도 하고 있는 코우노씨가 작년 말 유튜브를 통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증을 공개하고 있다./트위터

‘어떻게 하면 시험에 붙을 수 있는지’ 가장 잘 안다는 코우노씨는 작년에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바로 입시준비학원(河野塾ISM)을 오픈한 것이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온라인 인강 사이트인데, 수학·영어 등 7개 과목 강의 동영상을 제공한다.

인강 사이트 대표가 된 그는 학생들에게 공부가 최고의 인생 투자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그의 공부 어록 중에서는 ‘1000시간 공부해서 미래 연봉이 100만엔 늘어난다면, 지금 공부 시급은 4만엔(100만엔×40년÷1000시간)이다, 왜 다들 공부하지 않는 거야?’라는 것이 유명하다.

국가 자격증을 3개나 가진 3관왕이니 이제 공부는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학습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달 그는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 돌파를 기념해, 48시간 쉬지 않고 공부하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초췌한 모습으로 48시간 연속 공부를 마친 그의 얼굴을 보니, ‘전교 1등이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가장 오래 공부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왕개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