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한 사진 하마터면 소멸될 뻔

2023. 2. 24. 18:07■ 사진/사진 이야기

 

이토록 귀한 사진 하마터면 소멸될 뻔 (daum.net)

이토록 귀한 사진 하마터면 소멸될 뻔

이한나 기자(azure@mk.co.kr)입력 2023. 2. 24. 15:12
 

뮤지엄한미 삼청 개관전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4월 16일까지 열려

뮤지엄한미삼청 개방수장고 전시장면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참 고운 얼굴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사진가로 알려진 경성사진관 소속 이홍경이 남긴 유일한 여성초상사진 원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연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삼청로 9길 45)에 개관한 뮤지엄한미 삼청의 전시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에서는 국내 최초로 저온수장고에 선보이는 우리나라 초기 빈티지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이 촬영한 1880년대 사진부터, 고종의 초상사진, 흥선대원군의 초상 사진 원본을 전시하고 있다. 조선황실의 마지막 황실사진가였던 해강 김규진이 1907년 서울에 문을 연 천연당 사진관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배상하, 수녀수산나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사진은 종이 위에 화학물질이 첨부된 예민한 매체여서 온도와 습도의 환경이 중요하다. 1880년대 사진은 5℃ 냉장수장고에서 보관했을 경우 500년까지 보존될 수 있지만 24℃ 상온에 놓이면 색깔이 변화하는 등 훼손돼 작품으로서 선보일 수 없게 된다.

이곳은 지난 2003년 개관해 우리나라 사진 전문 전시와 자료 수집, 연구를 주도해온 한미사진미술관의 분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9년 광화문빌딩 2층에서 열린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부터 1982년 사진가 임응식의 ‘임응식 회고전’에 이르는 주요 연보를 재구성하고, 사진가들의 등용문이 됐던 국내외 공모전 작품도 선보여 50여년간 한국 사진 사를 꿰어냈다.

홍순태, 갈치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임응식, 포토그램습작1 부양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특히 1982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임응식 회고전은 공모전을 통한 예술사진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린 동시에 한국의 사진이 독자적 예술매체로 인정받아 미술관 전시와 소장의 대상이 된 역사적 사건으로 뜻깊다. 한국 사진사의 몇몇 주요 사진가들은 그들의 대표작을 전하지 못한 채 이미 작고했고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 그리고 부실한 소장관리로 전시에 이런저런 어려움을 야기했다.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한국사진역사전’이후 한국 사진사를 정립하기 위한 인프라는 도리어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육명심, 사별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최봉림 뮤지엄한미 부관장은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전시작은 당대의 사진적 조건과 사진가 고유의 미학적 성향을 담았다고 여겨지는 빈티지 프린트로 전시를 구성하고자 했다”라며 “어렵게 확보한 빈티지 사진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장고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밝혔다.
민현식 건축가가 설계한 뮤지엄한미삼청 전경 <사진제공=뮤지엄한미삼청>
국내 대표 건축가 민현식이 설계한 이 미술관은 2000㎡라는 제한된 규격 안에 3개의 동, 7개의 전시공간, 건물 중심에 ‘물의 정원’이 놓여있다. 관람객이 자유자재로 공간을 향유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22
좋아요
194
감동이에요
15
화나요
18
슬퍼요
12
매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