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4000만화소로 찍는다, 랜선여행 가능케 한 구글스트리트뷰 작업 현장은

2022. 9. 11. 14:39■ 사진/사진 이야기

 

1억4000만화소로 찍는다, 랜선여행 가능케 한 구글스트리트뷰 작업 현장은 (daum.net)

 

1억4000만화소로 찍는다, 랜선여행 가능케 한 구글스트리트뷰 작업 현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스트리트뷰 개러지(Garage·차고). 여러 개의 작업대 한쪽에 그동안 구글스트리트뷰를 찍어왔던 차량 5대와 직접 사람이 등에 메거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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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000만화소로 찍는다, 랜선여행 가능케 한 구글스트리트뷰 작업 현장은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입력 2022.09.11. 08:02수정 2022.09.11. 14:20

 
[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구글스트리트뷰 개러지 가보니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스트리트뷰 개러지. /김성민 기자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스트리트뷰 개러지(Garage·차고). 여러 개의 작업대 한쪽에 그동안 구글스트리트뷰를 찍어왔던 차량 5대와 직접 사람이 등에 메거나 자전거·스노우모빌에 설치해 촬영한 이동형 카메라 7대가 전시돼 있었다. 초기에 사용했다는 500파운드(227㎏)짜리 거대 카메라 모듈부터 최근 개발했다는 내년부터 사용할 높이 39㎝, 무게 6.8㎏짜리 신형 카메라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거리의 모습을 찍어 지도에 연동해 실제와 같은 도로 모습을 볼 수 있는 구글스트리트뷰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날 구글은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구글스트리트뷰를 기념하기 위해 개러지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200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스트리트뷰는 사용자들이 길을 더 쉽게 찾도록 도울 뿐 아니라 집 안 컴퓨터나 IT 기기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가능케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집 안에 갇힌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세계 곳곳을 둘러보는 ‘랜선 여행’을 했다. 아만다 무어 구글맵 PM(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사용자들이 어디에서든 이 서비스를 통해 실제로 도쿄나 두바이, 우주정거장 등을 방문했다는 현실감이 들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 마운틴뷰 구글스트리트뷰 개러지에서 아만다 무어 구글맵 PM(왼쪽) 디렉터와 스티븐 실버만 구글 선임 기술 프로그램 매니저가 구글스트리트뷰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황당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서비스

구글스트리트뷰는 구글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래리 페이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페이지는 전 세계 거리를 360도 사진으로 촬영해 이를 디지털 지도와 결합하면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전 세계를 모두 훑어야 하는 거대하면서도 황당한 아이디어였지만, 구글은 3년 후인 2007년부터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 첫발을 내딛었다.

구글은 카메라가 여러 대 달린 227㎏짜리 거대 모듈을 차 위에 싣고 미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덴버 거리를 촬영했다. 이날 개러지에서 본 당시 사용 카메라 모듈은 차량 지붕을 다 덮을만큼 크고 육중했다.

 

2007년 첫 구글스트리트뷰 촬영에 사용된 227kg짜리 카메라 모듈. /김성민 기자

 

구글스트리트뷰가 촬영되는 방법은 2가지다. 첫째는 카메라를 단 전용차량을 이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전거 같은 탈것이나 낙타 같은 동물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트래커’라 불리는 사람이 직접 카메라를 등에 메고 찍는 방식이다.

구글은 구글스트리트뷰를 구축하며 카메라 성능과 크기를 지속 개선했다. 카메라를 지붕 위에 설치한 차량의 경우 2009년, 2010년, 2017년, 2023년까지 4번의 세대 교체가 진행됐다.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곳도 촬영하기 위해 2008년엔 4500만화소 카메라를 세발자전거에 설치해 거리를 촬영했다. 2010년엔 캐나다의 눈덮인 휘슬러 산등선을 찍기 위해 스노우모빌에 카메라를 달았고, 2010년엔 사람이 직접 등에 멜 수 있는 20.4㎏짜리 7500만화소 이동식 카메라를 개발했다.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곳을 촬영하기 위해 세발자전거와 스노우모빌에 구글스트리트뷰용 카메라가 설치된 모습. /김성민 기자

 

2012년엔 건물 실내를 찍을 수 있는 바퀴 달린 8000만화소짜리 카메라도 만들었다. 2018년엔 화질을 크게 개선한 1억4000만화소, 18.1㎏짜리 이동형 카메라를 만들어 사용했고, 내년부터는 새로 개발한 1억4000만화소, 높이 39㎝, 무게 6.8㎏ 카메라를 구글스트리트뷰 촬영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글스트리트뷰 트래커용 카메라들. 왼쪽은 최근 개발해 내년부터 사용하는 무게 6.8㎏ 카메라, 가운데는 2018년 개발한 1억4000만화소, 18.1㎏짜리 이동형 카메라. 오른쪽 초록색은 2010년에 개발된 사람이 직접 등에 멜 수 있는 20.4㎏짜리 카메라. /김성민 기자

 

◇부르즈칼리파, 타지마할 내부도 볼 수 있어

구글스트리트뷰에는 쉽게 보지 못하는 광경이 많다. 지금까지 구글은 지구 둘레보다 402배 긴 1609만3440㎞를 돌아다니며 2200억개의 도로와 건물 내 이미지를 촬영·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구글스트리트뷰는 102개 국가와 영토를 보여준다.

낙타의 등 뒤에서 찍은 사막의 모습,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칼리파 154층에서 밑을 내려다본 광경, 에펠탑에서 바라본 파리 모습, 미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암벽, 알프스 몽블랑의 눈덮인 산등선, 타지마할 등을 볼 수 있다. 스티븐 실버만 구글 선임 기술 프로그램 매니저는 “그랜드캐년, 마추픽추 등을 트래커가 20㎏짜리 카메라를 매고 직접 촬영했다”고 했다. 수단의 피라미드, 밀라노 두오모 성당, 파리 레앵발리드, 호주 시드니 페리, 국제우주정거장도 구글스트리트뷰로 볼 수 있다.

 

부르즈칼리파 154층 스트리트뷰. /구글 캡처
미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스트리트뷰. /구글 캡처
알프스 몽블랑 스트리트뷰. /구글 캡처

 

◇주변 가게 영업시간 바뀐 것도 알려줘

구글스트리트뷰는 단순히 거리와 건물 내부 모습을 촬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통해 거리를 촬영하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변의 변화를 파악한다. 예컨대 새로 문을 연 가게나 업체를 파악해 구글맵에 추가하고, 식당의 문 앞에 붙여진 영업시간 변경 안내나 자동차 속도 제한 정보 등을 파악해 반영한다.

특정 지역의 과거 모습도 볼 수 있다. 동일한 장소도 여러 번 촬영을 하면서 사진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이다. 뉴욕 허드슨 야드에 있는 베슬은 구글스트리트뷰에서 아무 것도 없는 땅에서 하늘 높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구글이 올해 안에 공개할 예정인 3D 몰입형뷰 지도. 영국 런던의 모습이 3D로 구현됐다. /구글

 

구글은 구글스트리트뷰에서 찍은 이미지를 현재 구글맵에서 구축하는 3D 몰입형 뷰(이멀리브 뷰)에 활용할 예정이다. 거리 사진과 항공 사진을 결합해 컴퓨터 비전(Vision)과 인공지능 기술로 전 세계 주요 장소를 3D로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런던아이의 모습을 구글맵에서 3D로 보다가 주변 거리의 모습으로 확대해 볼 수 있고, 건물 안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은 올해 안에 이 기능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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