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전설과 람보, Countach & LM 002

2022. 8. 12. 14:08■ 우주 과학 건설/陸上 鐵道 自動車

 

도로 위 전설과 람보, Countach & LM 002 | 인터비즈 (daum.net)

 

도로 위 전설과 람보, Countach & LM 002

<도로 위 우아한 황소, 미우라>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서 람보르기니는 2022년 한 해 동안 상징적인 모델과 함께 했던 V12 엔진에 헌사를 보낸다고 했었는데, 기억하세요? 지난해 5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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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전설과 람보, Countach & LM 002

조회수 4.5천2022. 08. 12. 08:00

 
쿤타치(앞)와 LM 002(뒤)

 

<도로 위 우아한 황소, 미우라>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서 람보르기니는 2022년 한 해 동안 상징적인 모델과 함께 했던 V12 엔진에 헌사를 보낸다고 했었는데, 기억하세요? 지난해 5월 발표된 전동화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말 '아벤타도르 울티매(Aventador Ultimae)'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V12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 슈퍼카를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재조명의 주인공은 '쿤타치'와 'LM 002'입니다. 콘셉트카에서 양산까지 이어진 대담한 디자인의 쿤타치와 초고성능 오프로드 양산차 LM 002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쿤타치 LP 500

 

미완의 역작, 쿤타치 LP 500

작년에 탄생 50주년을 맞이해 람보르기니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쿤타치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쿤타치 LPI 800-4(Countach LPI 800-4)’는 최첨단 하이브리드 기술, 수퍼 캐패시터를 바탕으로 최고 출력 814마력을 발휘하는 리미티드 에디션(112대 한정 생산)이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쿤타치의 시작점으로 가보겠습니다. 

쿤타치는 공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데뷔 전부터 너무 예뻐서 팬들이 미리 생기는 연습생처럼요. 대중과의 첫 만남은 1971년 3월 제네바 모터쇼였습니다. 콘셉트카가 모이기로 유명한 세계적인 모터쇼에 등장한 '쿤타치 LP 500'은 60° V12 엔진과 함께 대담하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뽐냈었죠. 쿤타치 LP 500은 콘셉트카였습니다. 

 

쿤타치 LP 500

 

차명으로 사용된 쿤타치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으로 무언가에 대한 놀라움과 감탄을 표현할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감탄사라고 합니다. 카로체리아 베르토네 테크니션이 쿤타치의 생산 과정을 본 후 놀라며 쿤타치라고 외친 것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집니다. 

기존 슈퍼카와 다르게 쿤타치 LP 500에 장착된 V12 엔진은 4L에서 5L로 켜졌고, 가로가 아닌 세로로 배치됐었습니다. 제네바 모터쇼가 끝나기도 전에 브랜드 설립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쿤타치 LP 500의 양산을 결정했을 정도로 콘셉트카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쿤타치 LP 500은 인증에 필요한 충돌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해 원오프 모델로 남게 됐습니다.

 

쿤타치 LP 400

 
도로 위 새로운 포식자

쿤타치 LP 500은 원오프 모델로 끝났지만 이를 기반으로 완성된 '쿤타치 LP 400'은 1973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쿤타치 LP 400은 4L 엔진을 장착해 375마력(8000rpm)의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또한 운전자의 후방 시야를 개선하기 위해 루프에 작은 반사경도 더해졌는데요, 이로 인해 ‘잠망경(Periscope)’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법. 150대 넘게 생산되며 도로 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쿤타치 LP 400은 자신의 타이틀을 '쿤타치 LP 400 S'에게 물려줍니다. 이때가 1978년입니다. 

쿤타치 LP 400 S는 프레임과 섀시부터 수정되면서 기술적으로 한층 진화했습니다. 여기에 피렐리 P7 타이어까지 장착해 도로와 더욱 밀착되는, 이른바 '간지'나는 자세까지 갖추게 되었죠. 람보르기니는 새로운 모델에 더 큰 타이어를 넣기 위해 휠 아치를 확장했다고 합니다. 성능 향상을 위해서  공기역학적 요소를 더욱 세심하게 고려한 전방 스포일러도 만들어냈고요.  

 

쿤타치 콰트로발보레

 
대서양을 건너 다시 돌아오기까지

1982년까지 총 235대 생산된 쿤타치 LP 400 S는 '쿤타치 LP 5000 S'로 이어졌습니다. 쿤타치 LP 5000 S에 탑재된 V12는 최고출력 375마력(7000rpm)을 발휘하는 고출력 엔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 못 했는지 람보르기니는 1984년 디자인부터 성능과 내구성을 모두 겸비한 '쿤타치 콰트로발보레'를 선보였습니다.  

쿤타치 콰트로발보레에 탑재된 V12 엔진은 실린더 당 4개의 밸브를 장착한 신형 엔진이었습니다. 5.1L의 새로운 엔진은 7000rpm에서 최고출력 455마력을 발휘했었죠. 쿤타치 LP 5000 S의 엔진과 비교하면 출력 차이가 꽤 나죠. 쿤타치 콰트로발보레는 미국으로 정식 수출된 최초의 쿤타치이기도 합니다. 전자 연료 분사 방식으로 카뷰레터를 대체하기도 했고요.

 

쿤타치 콰트로발보레

 

미국 진출에 힘입어 콰트로발보레는 1988년까지 총 631대가 생산되었습니다. 선대 모델들의 생산량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설립 25주년을 맞이해 쿤타치 기념 모델도 출시했었죠.  기분 좋은 25주년이었나 봅니다. 이 모델은 콰트로발보레의 기술 수준은 유지하되, 복합재료로 만들어진 판넬을 추가해 더욱 향상된 공기역학적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층 고급스러워진 실내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혁신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쿤타치 25주년 기념 모델의 총 생산량은 658대로 쿤타치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입니다. 강력하게 도로 위에 군림했던 쿤타치도 마지막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1990년 7월 4일 생산된 마지막 쿤타치는 산타가타 볼로냐에 있는 람보르기니 박물관 무데테크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외관은 그리지오 메탈리차토(실버) 색상이고 실내는 회색이라고 하니 나중에 박물관에 가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LM 002(왼쪽)와 우루스(오른쪽)
 
우루스의 조상, LM 002

'쿤타치 시대'에도 람보르기니는 다른 가능성에도 주목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고성능 오프로드 모델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LM 002'. 이 차에는 쿤타치의 심장이었던 5.2L V12 엔진의 역학을 활용해 완성된 V12가 탑재되었습니다. 엔진 위치는 달라졌습니다. 앞쪽에 가로가 아닌 세로로. 센터 디퍼렌셜과 저단 기어를 갖춘 사륜구동 변속기도 탑재했었고요. 20마력 감소된 출력이었지만 강력함은 여전했고, 덜 정제된 연료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LM 002

 

LM 002에는 오프로드 모델에선 볼 수 없었던 튜브형 섀시가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튜브형 섀시는 일반적으로 탁월한 성능 발휘를 위해 정교함이 요구되는 레이스카나 스포츠카에만 사용됩니다.  그래서 LM 002는 유려한 세단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었고 동시에 까다로운 비포장도로에도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한 번쯤 꿈꿀만한 특별한 자동차가 탄생했던 것이죠. 

 

LM 002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외관을 비롯해 할리우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애마로 알려지면서 LM 002에는 ‘람보(Rambo)의 람보(Lambo)’라는 별명도 붙여졌습니다. LM 002가 없었다면 오늘날 도로 위 람보르기니는 심심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LM 002는 수퍼 SUV '우루스'의 조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LM 002는 스포츠 SUV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나 다름없죠. 더불어 람보르기니 캐시카우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고요. 

 

우루스와 LM 002
 

 

역사상 최고 실적

출시 4년 만에 누적 생산량 2만 대를 돌파한 우루스는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팔린 모델입니다. 출시 이후 매년 최다 판매량을 갱신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합니다. 페라리랑 비교했을 때 열에 아홉은 우루스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2만 번째 우루스는 비올라 미트라스(보라색) 컬러에 검은색 캘리퍼와 파노라마 루프가 더해졌습니다. 이 차는 아제르바이잔으로 인도될 예정이라고 했는데, 주인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부럽네요. 

 

2만 대 생산을 돌파한 우루스

 

슈퍼카의 강력한 성능과 데일리카의 실용성을 겸비한 SUV라는 찬사를 받는 우루스 덕분에 람보르기니는 회사 규모뿐만 아니라 산타가타 볼로냐 공장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릴 수 있었습니다. 포르쉐에게 카이엔이 캐시카우라면, 람보르기니에겐 우루스가 그렇습니다.

 

우루스 생산 공장

 

8405대. 지난해 람보르기니가 전 세계 판매량입니다. 7430대를 기록했던 2020년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죠. 매출은 19%가량 증가했고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성장은 고무적인데요, 우루스의 활약이 주요했겠죠? 물론 공급업체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으로 리스크를 낮추고 원활한 생산을 이어간 것도 있겠지만요.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 우루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은 우루스를 두고 ‘브랜드의 스포츠 헤리티지와 세계 최초의 수퍼 SUV LM 002에서 탄생한’ 모델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현재 브랜드를 이끄는 모델 중 하나인 우루스엔 끊임없이 최고를 향해 달려가던 열정과 그 당시 많은 이들이 관심 갖지 않은 분야에 대한 도전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전동화로 가는 대변혁의 시대에도 람보르기니가 선보일 슈퍼카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60여 년 동안 한곳만 바라보고 달려온 람보르기니는 앞으로도 최고만을 바라볼 테니까요. 

글 이순민
사진 Lamborghini Media Center
royalb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