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장 회의' 주최 류삼영 서장 대기발령 조치

2022. 7. 24. 02:05■ 법률 사회/사법 법무 검찰 경찰

'대기발령' 류삼영 총경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목 날리지 않아"

김명진 기자 입력 2022. 07. 23. 23:32 수정 2022. 07. 23. 23:35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24일자로 대기발령 처분이 내려진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은 이번 인사발령을 두고 “행사 마치고 울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이런 조치가 왔다”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목을 날리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울산경찰청 인사계를 통해 경찰청장 명의로 된 인사발령 통보를 전달받았다는 류 총경은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금요일(22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측근을 통해 연락이 왔다. 회의 결과를 전달해달라며 25일 점심때 식사나 한 그릇 하면서 만나자는 내용”이라고 했다.

류 총경은 “(윤 후보자 측에) 회의 결과를 전달한다는 것은 (회의 개최 정당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인데, 결과를 전달받기로 약속한 사람이 갑자기 대기발령을 내 버리면 어떻게 하나”며 “인사권이 경찰청장 명의로 날아왔지만, 본인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측근에 대해서는 “(청장 후보자 뜻을 알 수 있는) 고위직”이라고 했다.

류 총경은 그러면서 “인사권이 장관한테 가면 이제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경찰이 인사권을 쥔 사람 눈치를 보고 지시를 안 따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대기발령으로 그 증거가 드러났다”고 했다.

앞서 전국 경찰서장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에 대해 “역사적 퇴행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회의에는 온·오프라인으로 190명의 총경들이 참석했다. 회의 취지에 동의하는 차원에서 회의장에 무궁화꽃을 보낸 인원까지 포함하면 357명의 총경이 참여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경찰서장 회의 주최 측은 설명했다. 전체 총경(2020년 말 기준 551명) 가운데 약 65%에 해당하는 숫자다.

경찰청은 이 회의와 관련해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 종료 1시간 30분 뒤,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후보자) 명의의 인사발령 통지가 났다. 류 총경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대기) 근무로, 황덕구 울산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이 자리에 보임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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