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보는 새로운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2022. 7. 17. 13:27■ 우주 과학 건설/宇宙

 

[과학핫이슈]우주 보는 새로운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김영준 입력 2022. 07. 17. 12:01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 (NASA)

 

새로운 눈이 뜨였다. 미지의 우주를 보다 명확하고 세밀하게 살필 수 있게 됐다. 처음 공개된 사진부터 천문학계를 비롯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하 웹 망원경)' 얘기다. 웹 망원경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합작으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사됐다.

100억달러가 투입됐으며, 지금까지 가장 컸던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크다. 빛을 모으는 주경의 경우 작은 거울 18개를 이어붙여 지름 6.5m 크기로 만들었다. 기존 허블은 지름이 2.4m다. 성능도 뛰어나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어둡고 멀리 있던 천체들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강점은 적외선 관측 능력이다. 적외선은 우주먼지를 뚫고 그 너머를 보는 것이 가능한데, 이보다는 우주 공간의 더 멀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게 훨씬 중요한 장점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빛 파장이 길어지는 '적색편이' 현상이 발생한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이다. 팽창하는 공간 사이를 지나는 빛의 파장 역시 함께 늘어난다. 이때 가시광선도 더욱 파장이 긴 적외선이 된다. 멀리 있는 천체에서 오는, 오래된 빛은 그만큼 적색편이가 크다.

웹 망원경이 더욱 먼 곳에서 오는, 오래된 신호를 잡는데 효과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근적외선 영역까지만 볼 수 있던 허블과 달리 웹 망원경은 중적외선까지 관측할 수 있다.

이런 웹 망원경이 얻은 이미지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2일 공개했다. 하나같이 새롭고,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정교함을 갖춘 것이었다.

 

허블 망원경의 용골자리 성운 이미지. (NASA)

일례로 7600광년 떨어진 곳의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r) 사진의 경우 과거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것과 비교해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마치 갈색 산맥처럼 보이는 성운과 그 너머 안개가 낀 강이 함께하는 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곳곳에 알알이 박혀 있는 별의 모습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다. 새롭게 촬영한 이미지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제 막 탄생한 작은 별들 모습까지 볼 수 있다.

 

WASP 96 b 대기 분석

NASA는 웹 망원경으로 아주 먼 우주에 존재하는 물도 확인할 수 있었다.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WASP-96 b'의 분광 자료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웹 망원경을 통한 우주 대기 분석이 가능함을 보인 것이다. NASA는 웹 망원경으로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물이 가진 특징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웹 망원경의 목표 수명은 10년. 최대 20년 작동하면서 이런 놀라운 이미지와 이에 기반한 분석 결과를 우리에게 선사하게 된다. 지금까지 존재한 어떤 망원경보다도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중간 크기 블랙홀, 우주 팽창 속도 등 천문학과 우주 연구 분야에서 그동안 연구에 난항을 겪던 분야에 새로운 관측 데이터와 연구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빅뱅 직후 우주 생성 초기 신호 포착, 외계행성, 나아가 외계 생물체 존재에 대한 조사 임무도 맡고 있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은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 전자신문인터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합검색검색
 

--------------------------------------------------------------------------------------------------------------------------------------

​[아하! 우주] 1150광년 거리 외계행성에도 구름..제임스웹 망원경, 증거 발견

입력 2022. 07. 17. 17:06 

[서울신문 나우뉴스]

 

웹 망원경이 관측한 ‘뜨거운 목성’에 속하는 외계행성의 상상도. 모항성에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다.(출처: NASA/Ames/JPL-Caltech)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첫 성과를 내놓자마자 놀라운 발견이 이뤄져 관련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완전히 맑은 하늘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던 외계행성에서 구름에 관한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다.

​NASA는 웹 망원경의 첫 번째 과학 관측 자료의 일부분으로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인 WASP-96b의 투과 스펙트럼을 공개했다. '뜨거운 목성'으로 분류되는 이 행성은 모성에 매우 가깝게 공전하는 거대 가스행성이다.

여기서 WASP는 영국의 광역행성추적(Wide Angle Search for Planets) 프로젝트에서 발견된 천체들을 가리킨다. 카나리아 제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망원경을 사용해 지금까지 외계행성 거의 200개를 발견한 바 있다.

 

웹의 반전된 투과 스펙트럼. 봉우리를 이루는 부분이 별빛을 흡수한 물 분자의 존재를 나타낸다. (출처: NASA/ESA/CSA and STScI)

투과 스펙트럼은 지구 관점에서 행성이 별 앞으로 지날 때 기록한 것인데 이는 대기를 이루는 분자를 보여준다. 별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해 필터링됨에 따라 대기 속 분자는 별빛의 특정 파장을 흡수해 해당 파장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는 대기의 화학적 구성을 설명하는 일종의 분자 지문인 스펙트럼에 어두운 흡수선을 만든다. 웹의 첫 번째 이미지에서 스펙트럼이 반전돼 가장 많은 양의 빛이 차단된 위치를 더 쉽게 보여준다.

NASA 관계자는 성명에서 웹이 가시적인 적색-적외선으로 관찰하는 동안 WASP-96b의 대기에서 물의 흡수 신호를 비롯해 구름과 흐린 하늘에 대한 증거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구름은 구름 뒤쪽에서 방출되는 분자의 스펙트럼 신호 중 일부를 가릴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순수한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칠레의 초대형 망원경이 해당 행성의 대기에서 나트륨의 강한 신호를 감지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WASP-96b에 구름이 전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발견은 이후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있는 마젤란 바아데 망원경의 최근 관측에 의해 뒷받침됐다.

WASP-96b 대기의 거동과 분자 구성 그리고 구름 수준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웹 관측과 이전의 광학 관측을 모두 재분석한 천문학자들에게 이 모순된 결과는 놀라운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었다.

WASP-96b에 구름이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 행성에는 우리가 예상하던 생명체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WASP-96b는 별에 너무 가깝게 공전하기 때문에 3.4지구일 만에 궤도를 1회 공전하며, 행성의 온도가 무려 섭씨 1000도 이상으로 가열된 거대 가스행성이다. 이 고열로 인해 행성의 대기가 팽창하는 바람에 WASP-96b는 질량이 목성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크기는 목성 지름의 1.2배나된다.

이 발견은 웹의 엄청난 성능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다.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감지한 최초의 사례는 아니지만(허블 망원경은 2013년에 외계행성에서 물을 감지했다), 이전 감지에서는 오랜 시간의 관찰이 필요했다. 이에 비해 웹의 근적외선 이미저와 슬릿리스 분광기(NIRISS)는 6월 21일 한 번의 6.4시간 관찰로 물에 속하는 흡수선을 찾아냈다. 웹의 투과 스펙트럼은 외계행성에서 얻어낸 가장 상세한 스펙트럼이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