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0. 09:29ㆍ■ 건축 인테리어
서른 중반, 10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귀촌해 집을 지었습니다
오늘의집 @bonghogu 님의 집들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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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년 차 신혼부부입니다. 최근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귀촌해 집까지 짓게 됐네요. 저는 36살, 와이프는 33살로 13년 전 롯데리아에서 알바하면서 만나게 되었어요. 그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졌고 앞으로도 평생 동반자로 함께 갈 것 같아요.
집을 짓기 전 인친분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달라는 작은 캠페인을 열었는데요. 그리하여 '소안재'라는 이름이 정해졌는데, 뜻은 이러해요.
小安齋(소안재) 1. 작지만 편안한 공간 2.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공간
작을 소, 편안할 안으로도 해석 가능하지만 형용사인 소안하다(小安하다) - '작은 일에 만족하고 더 큰 뜻이 없다'의 어근, 소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는 숙식 등 일상적인 주거용이거나 혹은 조용하게 독서나 사색을 하는 용도로 쓰이며 보통 건물의 서열 ‘전당합각재헌루정(殿堂閤閣齋軒樓亭)’중 중간에 해당되어 너무 고급스럽거나 규모가 크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곳을 의미합니다.
프롤로그
집을 소개하기 앞서 집을 짓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짧게 적어보고자 해요. "여러분들은 집이란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 부부는 어려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어요. 화장실도 밖에 있는 집이었는데 겨울엔 집안에서도 입김이 났던 추억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지금 생각해서 추억이지 그땐 이를 악물며 잤네요..) 그렇게 아등바등 살며 사글세 200만 원 주택 2층, 다음엔 30년 된 20평 아파트 전세, 이후엔 큰 결심으로 풀대출을 받아 도심의 아파트로 들어갔죠.
그러다 결혼을 하고 와이프와 이전 아파트에 같이 살게 되었고 두 번이나 오늘의집 집들이를 한 추억도 있네요. 이 사진이 이전 아파트의 서재 공간이에요. 사실 아파트에 살기 전까지 집은 그저 살아가기 위한, 잠만 자는 곳으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회사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주말을 기다리는 어찌 보면 누구나 겪는 삶을 살아갔어요. 그러다 작년 5월 새벽에 고열이 나서 응급실에 실려갔어요. 검사해 보니 균이 피에 침입해 균열증으로 인한 뇌수막염, 심내막염(심장병), 안내염 이렇게 4가지 병이 한꺼번에 찾아왔어요. 다행히 극 초반에 발견해 3개월 후 완치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건강합니다! (병원 투병기는 블로그에 담아보았어요)
병원에서 와이프,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리하여 결정한 것들은 아래와 같아요.
1. 퇴사 2. 딩크족 3. 귀촌 4. 집짓기
그리고 귀촌할 바에 새로 지어보기로 결심했어요. 작년 12월 퇴사 의사를 밝히고 4월 말 퇴사하기 전까지 땅 매매, 건축사 선정, 수많은 미팅, 설계를 마무리하고 퇴사하자마자 집을 짓기 시작하여 9월 초 완공해 이사를 마쳤습니다.
집은 완공되었으나 아직 바깥은 쉬엄쉬엄해나가고 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소안재 온라인 집들이 시작해 보겠습니다!
공사 과정
집짓기 공정은 엄청나게 복잡해요. 간혹 유튜브를 보면 혼자서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무모하거나 아님 대단하신 분들이에요! 1월 땅 매매부터 9월 완공까지 정말이지 엄청 긴 마라톤을 마친 느낌이에요. 우선 공사의 간략한 내용을 사진으로 짧게 설명드리고, 완공된 이후 집 내부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집짓기 Total Flow]
1. 땅매매 -> 2. 설계계약 -> 3. 경계측량 -> 4. 공사전 마을주민인사 -> 5. 기초작업 -> 6. 목구조 작업 -> 7. 창호부착-> 8. 전기공사 -> 9.배관&방통 공사 -> 10. 단열공사 -> 11. 지붕&외벽 -> 12. 내부목공 -> 13. 인테리어 -> 14. 우수관로 -> 15. 내부가구 -> 16. 이사 -> 17. 조경 -> 18. 완공
33개의 땅을 리스트업 하고 와이프와 처음 방문한 곳이 지금 소안재가 올라간 땅이에요. 매매 후 건축사 두 분과 현장에서 미팅을 진행합니다. 이때부터 시작이었어요. 본격적인 설계 전 계약이 이뤄지고 설계가 진행됩니다. 설계가 나오면 시공계약을 하고 집짓기가 시작됩니다.
올해 봄 드론으로 찍은 사진이네요. 저 때 주말만 되면 가서 얼마나 구경했는지 몰라요. 첫삽을 뜨기 전 내 땅에 대한 경계측량을 하구요.
이틀 만에 집의 바닥이 형성되는 걸 보고 놀랐어요. 지하로 70cm가 들어가고 지상으로 30cm로 총 1m의 콘크리트 기초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층간소음은 없겠죠?? (두더지가 민원 넣으려나,,,)
아직 형태 없이 바닥만 있는 집에서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몰라요. 여기는 거실, 여기는 침실, 여기는 화장실 하면서.. 소안재는 경량 목구조 주택이에요. 즉 나무집으로, 바닥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나무로 지어졌어요. 자재는 최대한 상급으로 적용하였고 대부분의 목재는 캐나다 등 수입목을 사용했습니다.
수많은 나무들이 적재되니 입이 떡 벌어졌어요. 이 많은 나무들이 집을 짓는데 사용된다니?!
하루하루 집이 올라가는 것을 보니 기분이 웅장해졌어요.
지붕까지 올라가네요!! 안에 들어가면 나무 향이 얼마나 좋던지
여기는 부엌의 위치인데, 뒤에 대나무숲이 있어요. 이따 완공된 사진이 나올 텐데 어떤 모습이 나올지 상상해 보세요!
여기는 지금 앉아있는 서재의 뷰입니다. 집 앞에 정자가 있는 건 정말 복인 것 같아요. 목구조의 필수 타이벡 방습지가 시공되었어요.
와이프는 일 때문에 주말마다 방문 와서 검수 아닌 검수를 합니다. 드디어 계단이 생겼고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가는 날이었네요.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철 구조물로 추가 고정을 하여 뒤틀림을 방지하고 강성을 올려줍니다.
나의 취향에 맞는 콘센트 위치와 스위치들을 설치하고 전기배선이 진행됩니다. 난방배관도 하구요. 집짓기에 가장 중요한 단열공사 중이네요. 소안재는 여러 단열 방법 중 수성연질폼으로 시공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검색)
지붕과 외벽은 주택의 역사가 깊은 미국 자재를 사용하였어요. 이제 점점 집의 형태가 보이네요!
인테리어 전 내부목공작업이 완료되었네요. 목공이 완료되니 상상만 했던 집의 구조나 느낌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물론, 아쉬운 부분들도 나올 수밖에 없으나 그것은 만족의 개념이니 긍정적으로 완공을 목표로 달려갔네요.
마루를 많이 물어보시는데, 디앤메종의 오크빅 제품으로 시공했어요. 폭과 길이가 다른 마루에 비해 길고 색 또한 너무 맘에 들어요. 다만 지금 살면서 아쉬운 점은 찍힘에 약한 것 같아요. (이사하면서 여러 군데 찍혔는데 제 마음도 찍혔네요,,)
고심했던 부엌 타일도 시공되는 모습을 보니 심장이 떨렸어요. 그린을 좋아하는 저는 부엌은 반드시 상부장 없는 부엌에 녹색 타일로 하고 싶었거든요!
우드 필름은 독일의 레놀릿 세레나 오크로 시공했어요. 색도 색인데 만져보면 나무의 질감이 나서 신기할 뿐입니다. 드디어 이사를 하고 집 정리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그럼 정리된 모습 한 번 볼까요?!
도면
1층은 30평, 2층은 10평으로 구성되어 있고 입구 부분에 포치가 있어 바깥 거실 개념의 공간을 두었어요. (방 하나의 크기를 바깥에 양보한 것과 같아요.)
전면에서 봤을 때 집의 창문은 일자로 길게 배치했어요. 건축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는 전설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 '빌라 사보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 기사화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유행어 따라 해봤어요.) 사실 높게 배치한 이유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어차피 문 열고 생활하지 못하기도 하고, 바깥에서 보는 노출을 줄이고자 폭을 좁게 만들어봤어요.
[거실]
집은 정남향으로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집을 밝혀주네요. 하루 종일 사진 찍기 좋은 집이 되었어요. 에어컨은 스탠딩에서 시스템에어컨으로, 천장은 낮은 곳은 3m, 높은 곳은 4.5미터로 기울어 있고 가운데에 실링팬이 중심을 잡고 있어요. 확실히 실링팬 아래에 있으면 소리는 안 나는데 선풍기가 위에서 쉬원하게 쏴주는 느낌이 들어요.
소안재는 거실, 서재, 부엌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서재 의자에 앉으면 이런 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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