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英억만장자 며느리..벨리즈 경찰 의문의 총격사망

2021. 6. 1. 08:58■ 국제/지구촌 인물

용의자는 英억만장자 며느리..벨리즈 경찰 의문의 총격사망

임선영 입력 2021. 06. 01. 05:01 수정 2021. 06. 01. 08:37 댓글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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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애슈크로프트의 며느리
타국서 경찰관 살해 혐의로 체포
"둘이 술먹다 실수로 발사" 주장

'탕'
지난 27일(현지시간) 벨리즈의 섬 부두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간 경비원은 손과 옷에 피를 묻힌 채 떨고 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즉시 현장에서 이 여성을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

함께 술을 마시던 경찰관을 총으로 쏜 재스민 하틴. 그는 영국의 억만장자 마이클 애슈크로프트의 며느리다.[트위터 캡처]

총을 맞고 숨진 이는 벨리즈 지역의 경찰관. 경찰과 지역 주민들은 용의자의 신원을 알고 더욱 놀랐다. 용의자는 마이클 애슈크로프트의 며느리인 재스민 하틴(38)이었기 때문이다. 애슈크로프트는 영국의 억만장자로 보수당 부의장을 지냈고, 여론조사 전문가이기도 하다. 정치인 출신 재력가의 며느리는 어쩌다가 살해 용의자가 됐을까.

31일 영국 더 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은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 벨리즈에서 발생한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보도했다.

벨리즈 당국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하틴은 사건이 발생한 날 저녁 숨진 경찰관 헨리 젬모트(42)와 만났다. 젬모트는 자녀 5명을 둔 아버지로, 하틴과는 2~3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하틴의 시아버지인 애슈크로프트는 영국은 물론 벨리즈에서도 오래 전부터 사업을 활발히 벌여 큰 성공을 거뒀다.

재스민 하틴과 앤드류 애슈크로프트 부부. 두 사람 사이엔 두 자녀가 있다.[트위터 캡처]

하틴의 시아버지인 억만장자 마이클 애슈크로프트.[트위터 캡처]

하틴의 남편인 앤드류 애슈크로프트(43)는 최근 이 곳에 고급 호텔을 열었다. 하틴은 남편이 소유한 이 호텔의 이사직을 맡았다. 사업 준비로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틴은 젬모트와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하틴과 젬모트는 사건 발생 전, 2~3시간가량 부두에서 단 둘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섬의 통금 시간인 오후 10시가 넘어갔다. 이 자리에서 하틴은 자신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고백을 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경찰은 술에 취한 두 사람이 젬모트의 총을 갖고 장난을 치던 중 하틴이 실수로 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젬모트는 오른쪽 귀 뒷부분에 총 한 발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시신은 섬 앞바다에서 물에 뜬 채 발견됐다. 경찰은 총에 맞은 젬모트가 하틴에게 넘어졌고, 하틴이 젬모트를 밀쳐내 그가 물에 빠졌다고 추정 중이다.

하틴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벨리즈의 경찰관 헨리 젬모트.[트위터 캡처]

데일리메일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하틴이 경찰에 "젬모트에게 총을 건네는 과정에서 총이 실수로 발사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젬모트의 가족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족은 "젬모트가 마치 암살을 당한 듯 귀에 총상을 입었다"면서 "24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관이 자신의 총에 자기가 맞을 정도로 방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젬모트의 누나 마리 젬모트는 "내가 하틴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조카들을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벨리즈의 섬 부두. [트위터 캡처]

더 타임스는 하틴이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사격장에서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이 포착됐으며 경찰 수색 결과 소량의 불법 물질도 소지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에 체포된 하틴은 변호사가 29일 도착하기 전까지 진술을 거부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하틴의 변호는 시아버지 애슈크로프트의 오랜 변호사인 벨리즈의 전 법무장관 고드리프 스미스가 맡았다.

일각에선 하틴과 젬모트가 불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경찰은 "두 사람 모두 발견 당시 옷을 입은 상태였다"며 일단 의혹을 부인했다.

하틴이 과거 총기를 들고 있는 사진이라며 영국 더 타임스가 공개한 사진. [영국 더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재스민 하틴. [트위터 캡처]

하틴은 벨리즈 지역에서 '지상의 지옥'으로 묘사되는 산 페드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 한 지역 주민은 "평소 완벽하게 옷을 입고 다니던 그녀가 그 감옥에 있다는 게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벨리즈 경찰 당국은 현재까지도 "하틴을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타임스는 하틴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을 받고 벨리즈의 감옥에 수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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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카레2시간전그러니까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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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차려라3시간전어디 듣보잡 나라 사고건까지 끌고오니? 부자면 한국이든 외국이든 질질 싸는구나 재벌이 감옥가는게 그렇게 불쌍하든?
  • 답글1댓글 찬성하기142댓글 비추천하기7
  • 옳은말만한다2시간전한녀엿다면 성폭행하려해서 죽엿다하면 무죄 됨 개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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