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0. 00:25ㆍ■ 문화 예술/방송 언론
서울시 내부 게시판 '부글부글'.."예산 들어가는 TBS서 정치 편향적인 사람 정리해야"
김현주 입력 2021. 04. 09. 21:14 수정 2021. 04. 09. 21:28 댓글 177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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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비판 게시글에 댓글은 양분.."교통 뉴스 전념하라" VS "시민이 좋아하는 몇년째 독보적인 시청률 1위 방송"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서울시 익명 게시판에 TBS 교통방송을 편향성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고 뉴스1이 9일 보도했다. TBS는 애초 시 산하 사업소에서 방송 독립성을 명목으로 지난해 2월 서울시미디어재단으로 출범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 게시판 ’TBS 좀 말려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직원은 “TBS에 들어가는 예산은 눈먼 돈이냐”며 “정치 편향적인 사람들을 정리하고 시민들에게 시정 소식과 음악을 선사할 진행자로 채우자”고 제안했다.
TBS는 독립재단이긴 하나 재정적인 면에서는 자립하지 못해 서울시 예산으로 출연금을 지원받아 운영 중이다. TBS는 그동안 예산의 70% 이상을 시에서 충당하고 있다. 시가 올해 지원한 출연금은 375억원으로 예산(515억원)의 약 73%에 달한다.
이처럼 예산 즉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치 편향적인 사람들’을 퇴출해야 한다는 게 이 글의 요지인데, 그간 여러 차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TBS 라디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사 평론가 김어준씨는 특히 4·7 재·보궐선거 기간 오세훈 서울시장의 아킬레스건이 됐던 ‘처가 내곡동 딸 셀프 보상’ 의혹을 집요하게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오 시장이 2005년 처가 소유의 내곡동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정황 증거를 제시한 인근 생태탕 식당 주인 일가의 인터뷰를 연달아 내보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다른 직원도 댓글을 통해 “세금으로 정치 편향 방송을 하고 있다”며 “교통방송이면 교통 뉴스에 전념하고, 정치 관련 행위는 하지 않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는 게 뉴스1의 전언이다. 또 “세금으로 운영할 건 아니다”, “5일 내내 ‘생태탕 방송’만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전했다. 과거 TBS에서 근무했다는 모 직원은 “TBS의 T가 교통의 뜻 아니냐”라며 “교통방송을 아끼는 마음에서 정치방송만큼은 아닌 듯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댓글에는 “김어준 방송이 몇년째 독보적 시청률 1위”라며 “시민들이 좋아하는 방송”이라는 반론도 있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앞서 오 시장은 당선 전 언론 인터뷰에서 TBS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김어준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으나, 교통정보만 제공하라”고 불편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이 당선됐다고 해서 당장 TBS에서 김씨를 퇴출시키거나 프로그램을 폐지할 수 없다. 방송법 제4조 2항은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어떤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씨가 전날 방송에서 “막방(마지막 방송)이길 바라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게 어렵다”고 말한 이유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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