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30 시민 유세단' 흥행에 고무된 국민의힘..사전검열 없이 선착순 신청
20대 취업준비생 양준호씨가 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서울 코엑스 집중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채널 오세훈TV
"전 20대 취업준비생이다. 어떤 후보 말을 빌리자면 경험치 없는 20대 중 하나다. 경험치 없는 20대가 왜 오세훈에게 투표하는지, 왜 박영선에게 투표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공유해드리겠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집중유세에서 그야말로 무대를 '찢어놓은' 이 연설의 주인공은 취업준비생 양준호씨다.
이날 양씨를 비롯해 총 4명의 20~30대 시민들이 연단에 올라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민의힘의 '2030 시민 유세단'이 4·7 보궐선거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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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검열·선착순 '2030 시민 유세단'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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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2030 시민 유세단'은 4·7 보궐선거 유세단을 총괄하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청년비례대표)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시민들의 발언을 사전에 검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캠프 내에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전 최고위원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면서 성사됐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를 지켜보면서 현역 의원들보다는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기존에 당에서 하던 방식 말고 날것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선착순으로 지원자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7분 페이스북에 "분노한 20대, 30대들 연락 달라"고 글을 올린 후 그가 받은 메시지는 당일 60여명, 이튿날인 이날 오전까지 80여명에 육박한다. 코엑스 유세가 오후 1시30분에 시작됐음을 고려하면 시민 유세단이 연설을 준비할 시간이 2~3시간밖에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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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대성공…부산까지 확대 적용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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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노재승씨가 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서울 코엑스 집중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채널 오세훈TV
코엑스 연단에 선 2030 시민 유세단 중 유일한 30대이자 사업가로서 7분여간 담담한 연설로 화제를 낳은 노재승씨는 이 전 최고위원과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30여분 만에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별도의 준비 없이 평소의 생각을 진솔하게 말한 게 호응을 얻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들 '2030 시민 유세단'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23시간 만에 각 12만~3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댓글은 600~1700여개에 이른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솔직한 발언이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참신한 시도가 예상 외 대박을 터뜨리자 캠프도 고무됐다. 별도 담당자를 두고 남은 기간 동안 부산 유세에까지 확대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에선 하태경 의원이 섭외 등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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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경험치 낮은 20대" 박영선 후보 발언 역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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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서울 성북구 길음역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최근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20대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역사 경험치가 낮다"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국민의힘의 이번 기획이 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오전 유세 중 취재진으로부터 20대 지지율이 낮게 나온 이유에 대해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 후보는 발언한 데 대해 왜곡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당일 JTBC에 출연해 "이유가 어떻든간에 섭섭했다면 제가 좀 더 잘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국민의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하는데 전두환 시대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상황을 비교하기가 어렵다'고 20대가 말한 적이 있다는 상황을 전달하려는 것이었는데, 왜곡 편집돼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 유세 무대에 선 20대 3명(서울대 21학번 손준하씨·경희대 1학년 김동수씨·27세 양준호씨)은 그러나 박 후보의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분노를 표했다. 이들 중 2명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하며 실망감을 표했다.
그밖에 이들은 "청년층에게 비수만 꽂은 절망의 정치", "(20대가) 나이 어리다고 무시하는 꼰대 마인드" "미래 세대에 빚만 떠넘기는 행태"라며 현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젊은층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할 데가 없다가 무대가 마련되니 참아왔던 발언을 쏟아낸 것 같다"며 "국민의힘의 기획력이 빛났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