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7. 13:37ㆍ■ 국제/밴쿠버 조선
加 최대 연금회사 사장, UAE서 백신 새치기 후 사임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최종수정 : 2021-02-26 15:12
이달 초 UAE에서 첫 접종 후 2회분 기다리는 중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데 비판 실망스러워”
캐나다 최대 규모의 연금을 관리하는 캐나다 연기금 운용회사(CPP Investment Board, CPPIB)의 사장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받은 것이 밝혀진 후 사임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CPPIB의 마크 마친(Machin) 사장이 이달 초 UAE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텍 첫 번째 백신을 받고 두 번째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부 문서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CPPIB는 현직과 은퇴 캐나다 근로자들의 연금을 관리하는 회사로 2020년 기준 4757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최대 규모의 연금회사이다.
마친 사장은 20년간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영국 출신의 펜션 펀드 매니저로, 지난 2012년에 CPPIB에 들어온 이후 2016년부터 사장직을 맡아오고 있었다.
이번 보도에 대해 마친 사장은 이 여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는데, 이렇게 대중의 관심과 비판을 받게 돼서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PPIB는 26일 오전 성명을 통해, 마친 사장이 전날 임원진들과 상의를 한 끝에 사임을 결정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고, 해외에서 국내 입국에 대해서도 여러 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령이 내려진 후에도 지난 몇 달 동안 여러 정치인과 고위 관리자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고, 그중 일부는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BC주 카지노 기업 CEO가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아내와 함께 유콘의 작은 마을로 잠입해 ‘백신 새치기’를 한 것이 밝혀져, 많은 비판을 받은 후 CEO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한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연방 재무장관은 “CPPIB가 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지만, 이번 일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모든 캐나다인이 지금은 해외여행을 갈 때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마크 마친 CPPIB 전 사장 (출처=World Economic Forum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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