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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착각, '미스트롯2' 진상위도 결국은 시청자 [이슈&톡]
김지하 기자 입력 2021. 02. 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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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2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TV조선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 ‘미스트롯2’를 둘러싼 논란들에 입을 열었지만, 개운한 ‘맛’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원자 모집 기간과 녹화 시작 시점을 놓고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을 뿐 아니라, 일부 시청자가 제기한 의문에 대한 답변에 ‘프로그램 전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문구를 넣은 것 역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는 반박 불가한 TV조선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방송된 ‘미스터트롯’의 최고 시청률이 35.7110%(닐슨코리아)를 기록하는 등 종합편성채널 역대 최고 기록을 썼을 뿐 아니라 송가인, 정미애, 홍자,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트로트 스타들도 대거 탄생했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미스트롯2’ 역시 방송 예고 단계에서부터 폭발적 관심이 모였다. 지원자 수뿐 아니라 첫 방송의 시청률이 28.65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지상파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다 제쳤다.
사랑만큼, 시청자의 관심도 넘쳤다. 최근 몇 년 새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고, 일부는 조작이 인정돼 법적 책임을 지는 사태까지 있었던 터라 ‘미스트롯2’를 향한 시각도 날카로웠다. 일부 시청자와 오디션 참가 지원자를 중심으로 “내정자가 있었다”라는 의혹이 나왔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생겨났다.
최근 이 진상규명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진정서를 내고 내정자 의혹 및 아동·청소년 출연자들에 대한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위반 등에 대한 TV조선의 입장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첫 성명문을 냈지만, TV조선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그대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리 짜인 대본 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라는 내용을 진정서에 담았다. 방통위가 나서 전수조사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세부 내용에 따르면 ‘미스트롯2’는 지원자 모집 단계에서부터 의심할 정황들이 나타났다. 공지된 최종 지원 마감일이 지난해 10월 31일이었지만, 100인의 출연진은 모집 기간 중인 지난해 10월 23일 티저 촬영을 완료했다. 이 내용은 같은달 29일 공식 보도자료 및,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 역시 최종 지원 마감일 전이다.
티저 촬영을 위한 출연진의 준비 기간, 일정 조율 기간까지 더하면 한창 지원자를 모집하던 중 이미 100인이 확정돼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진상위는 “일부 지원자들의 메일은 티저 영상이 공개되고 나서도 확인이 되지 않았고, 모든 오디션 일정을 마치고 나서야 마감 날짜에 맞춰 제작진이 메일을 읽은 것을 수신 확인을 통해 알게 됐다. 심지어 제작진이 끝까지 확인하지 않은 메일도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누리꾼은 “아는 동생이 ‘미스트롯2’에 예심 지원을 했지만 메일을 읽지도 않고 예심을 하고 있다더라”며 “말은 모두에게 기회를 준다고 하고 일반인은 그냥 형식적인 절차였나 보다. 현역, 지인 위주로 배경이 없으면 안 되는 건가 보다”라고 적었다.
일부 연예인과 유명인이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고사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것도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시청자 일부는 ‘미스트롯2’ 모집 마감 후 첫 녹화까지의 공백기간이 불과 9일이었다며, 51일이 걸렸던 ‘미스트롯’, 31일이 걸렸던 ‘미스터트롯’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라며 ‘내정자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진상위는 “오디션 참가자 모집 과정에서 사전에 제작진 측이 공지한 날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심사 없이 탈락한 많은 지원자가 피해를 봤다. 공정성 문제와 내정자 의혹에 대해 끝끝내 침묵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진상위는 ‘미스트롯2’ 제작진이 아동·청소년 출연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하며 역시 방통위에 진정서를 냈다. ‘초등부 팀 미션’ 방송 이후 제작진이 논란이 될만한 영상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고, 유튜브 영상으로 제공했으며, 영상에 대한 댓글 차단 조치도 취하지 않아 악플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했다.
실제 유튜브 ‘TV조선 조이’ 채널에 지난해 12월 23일 올라온 초등부 출연자 영상에는 악플이 다수 달렸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댓글까지 더해서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 시 아동·청소년 출연자에 대한 건강권·학습권 보호와 부적절한 언어사용‧신체접촉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출연 아동·청소년의 권익보호를 위한 표준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이 가이드라인의 ‘제작진의 책임과 의무’ 항목에 따르면 제작진은 아동·청소년 출연자의 권익 침해(사이버 괴롭힘, 악성 댓글 등) 사실을 안 경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진상위는 해당 가이드라인을 TV조선이 따르지 않았다면서 전수조사 및 “현행법 위반이 발견된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관계 법령에 의거 엄격한 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리는 바”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TV조선은 3일 오전 공식 입장을 배포했다. 일부에서 프로그램 관련 ‘악성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고 보고 유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기획부터 프로그램 구성, 편집 등 프로그램 전방위로 참여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라며 “이에 따라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의 역할은 모든 참가자들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한 도움을 드리는 차원이며 이는 어느 오디션에서도 적용되는 취지다. 또한 미성년 참가자 본인 빛 보호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미성년 연예인 등에 대한 권인 보호 방안’의 세부 사항을 철저히 지켜가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근거 없는 사실과 무분별한 억측으로 프로그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라며 “이 건과 관련하여 ‘방통위’ 요청이 있을 시 필요한 모든 자료들을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매회 열정을 다해 경연을 치르는 전체 참가자와 마스터, 더불어 평균 시청률 28%와 대국민 응원 투표수 1000만 건 돌파라는 놀라운 수치로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보여주고 있는 ‘미스트롯2’ 전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해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을 알린다”고 했다.
공정성과 진성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즐거움을 주겠다는 ‘초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입장문을 TV조선이 말한 ‘전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은 처음부터 줄곧 제기돼 온 모집 시점 논란에 대해서는 계속 말을 아끼고 있다. 날짜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으며, 지원자들이 공정한 출발 선상에서 경쟁할 수 없었다는 의혹을 떨쳐내지 못했다.
전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자신감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진상위 역시 ‘미스트롯2’의 시청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모든 논란은 매회 방송을 직접 보고 있는 시청자가 제기하고 있다. 단호한 대처보다 말끔한 ‘팩트 체크’가 신뢰도 상승을 위한 최선책이 아닐까란 우려를 TV조선이 극복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조선]
미스트롯 2 TV조선 목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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