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5. 21:58ㆍ■ 大韓民國/대통령과 사람들
'윤석열 징계' 부메랑, 청와대 16시간 만에 사과..남은 카드는?
서영지 입력 2020. 12. 25. 21:16 수정 2020. 12. 25. 21:26
[검찰 개혁]"법원 결정 존중" 여론 악화 차단
검찰 수사권 축소 속도 낼 듯
청 "검 직접수사 없애는 게 목표
검찰개혁 시즌2 임기내 마무리"
새해 1월 공수처 출범시키고
설 이전 추가 개각 단행할 듯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16시간20분.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처분을 중단하라는 법원 결정에 대해 청와대 공식 반응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전날 ‘침묵’에 이어 25일 다섯 문장으로 압축된 입장 발표가 있기까지 걸린 시간을 보면 청와대의 고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 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선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한 문 대통령 말에서 눈에 띄는 문장은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부분이다.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인사권자인데도, ‘추-윤 대립’을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해 정국 혼란이 커진 데 대해 총체적 책임감을 표현한 것이다. ‘추-윤 대립’에 거리두기를 하던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간접적으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만,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3일에야 징계위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할 뿐이었다. 추 장관이 제청한 윤 총장 ‘정직 2개월’을 재가해 징계 절차를 진행했으나, 법원이 결정을 뒤집으면서 ‘절차적 정당성’마저 힘을 잃게 됐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윤 총장 징계’는 부메랑이 되어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추-윤 대립’이 이어지던 지난 7일에는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이번엔 국정 혼란 사태를 더 키워선 안 된다는 우려 때문인 듯 “사과드린다”며 좀더 분명하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럼에도 ‘검찰개혁’
하지만 문 대통령은 사과와 함께 검찰개혁을 언급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 모든 목표가 ‘검찰개혁’을 위한 것이라는 당위성과 명분은 잃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윤 총장 징계가 마치 검찰개혁의 본질인 것처럼 비치는 것도 경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검찰의 판사 사찰 문제, 과도한 검찰권을 언급하며 수사권 개혁 등을 동시에 거론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수사권 개혁 등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전날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낸 여당과 달리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여권-사법부 대립’으로 전선이 더 펼쳐질 경우 삼권분립 훼손 등의 논란을 빚을 뿐 아니라 여론에 악영향만 끼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 ‘남은 카드’는?
청와대가 사과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뒤 상승 계기를 찾지 못하는 흐름 때문에 여론 지지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보수 야권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임기 말 레임덕(권력 누수)’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야권이 백신 접종 문제 등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직무에 복귀한 이후 현 정권을 겨누며 라임·옵티머스 사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 등 주요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청와대 내부에선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고 민생 고통을 줄이는 지원 대책 등에 집중하는 동시에, 국정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난국을 헤쳐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내년 1월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이르면 내년 설 이전에 추 장관을 포함한 추가 개각을 단행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청와대 비서진 개편도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만, 아직 검찰에 남아 있는 직접수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목표”라며 “이른바 ‘검찰개혁 시즌2’를 임기 내 마무리해 완전한 검찰개혁을 이루면 지지층도 결집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부동산값 안정,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경기 회복 등 민생 분야에서의 진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검찰개혁만으로 지지율을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도 이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 주요 뉴스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윤석열 징계’ 부메랑, 청와대 16시간 만에 사과…남은 카드는?
- 14조→8조→4조…코로나 심한데, 재난지원금은 줄어들어
- 화이자 “산타 백신, 드릴게요”…‘동심 파괴자’를 위한 좋은 예
- 임종석 “검찰·법원 기득권 냄새…대통령 위해 할 일 찾겠다”
- ‘정원 342명 초과’ 동부구치소…최대 집단감염의 약한 고리들
- 고마워요 정은경, 미안해요 택배노동자, 또 만나요 BTS·손흥민
- ‘반의 반 토막’ 마이클 잭슨 저택…1103억→242억 겨우 팔려
- 페트병 목욕했어요~ 올바른 분리배출 “올분하세요”
- 법원, 윤석열 손 들어줬지만…“재판부 성향 문건 매우 부적절”
- 작은 새는 왜 맹금류를 괴롭힐까
댓글 1296MY
세이프봇 설정
설정 버튼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새로운 댓글 18
-
k.h.m37분전
사기꾼.사위
답글4댓글 찬성하기113댓글 비추천하기32
-
꼬마36분전
파격발탁해서 검찰 개혁하라고 했더니 왕노릇이네 사법신뢰도 세계꼴찌라더니 검사기소율0.1%역겹다 MB 처럼 언론들 길들이기도하고 대기업 봐주기도 하고 검사출신 민정수석 기용 하고 하면. 편했을 텐데 사법신뢰도 언론 신뢰도 세계 꼴찌끼리 동체로. 불법과 비리를 밥 먹듯 하며 공정 운운 역겹다 지겹고 시끄럽다 국짐 좀 델꼬가라
답글8댓글 찬성하기583댓글 비추천하기95
-
물레36분전
대통령이긴 윤석렬 좋아 하지마라 아직 끝이아니다
답글12댓글 찬성하기207댓글 비추천하기92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휴대전화 끄고 승합차 이동..500명 모인 '상주 열방센터'
- 2위'4시간 먹통'에 '분통'..성탄 대목 망친 자영업자들
- 3위오늘 오후 6시까지 726명 확진..어제 같은 시간보다 58명 많아
- 4위"병 고치러 간 대학병원서 코로나 감염"..병원은 '쉬쉬'
- 5위'文캠프 출신' 신평 변호사 "가짜 檢개혁, 민심 둑 무너진다"
- 6위세월호 참사로 아들 잃은 어머니 "문 대통령이 '제대로 진상조사하라' 한마디 해줬으면.."
- 7위'윤석열 징계' 부메랑, 청와대 16시간 만에 사과..남은 카드는?
- 8위36억 체납독촉 노숙인, 또 다른 독촉장..내야 할 돈만 2천만원
- 9위성탄절 '집콕'하랬더니 부산 백화점·아웃렛 인파에 꽉막힌 도로(종합)
- 10위"물먹은 윤석열 발탁했더니..카르텔 맞서는 촛불 들자"(종합)
이전다음전체 보기
- 연예
- 스포츠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
- "정경심 변호사 비용 100억원 모아보자"..SNS 등 확산
- 이데일리'文캠프 출신' 신평 변호사 "가짜 檢개혁, 민심 둑 무너진다"
- MBC아파트형 건물에 2천4백 명..눈덩이처럼 불어난 확진
- JTBC36억 체납독촉 노숙인, 또 다른 독촉장..내야 할 돈만 2천만원
- 중앙일보한인섭 "조민 만난 기억없다" 진술이 서울대 허위인턴 증거
- 연합뉴스與 친문계 "검찰·법원이 국민에 충성하게 만들자..촛불 들어야"
- 임종석 "檢·법원, 기득권 냄새..할일 찾아야겠다"(종합)
- 연합뉴스성탄절 '집콕'하랬더니 부산 백화점·아웃렛 인파에 꽉막힌 도로(종합)
- JTBC윤석열 휴일에도 출근 "헌법정신 법치주의 상식 지킬 것"
- 연합뉴스與 "거의 사법쿠데타" 격앙..고강도 검찰·법원개혁 다짐
- JTBC민주당 "기득권 동맹 쿠데타"..국민의힘 "성탄 선물 환영"
- 머니투데이'사법의 과잉지배' 언급한 이낙연.."윤석열, 면죄부 아니야"
'■ 大韓民國 > 대통령과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文대통령이 김정은에 건넨 USB 뭐길래…남북 경협 내용 (0) | 2021.02.01 |
---|---|
"文 회견에 알았다, 대통령 할수 없는 일 이렇게 많다는 걸" (0) | 2021.01.19 |
현실된 '최악의 시나리오'..윤석열 또 복귀, 文대통령 '충격' (0) | 2020.12.24 |
탁현민 "대통령 말씀·방송연출, 뭐가 이상한가..KBS공영노조 자해소동" (0) | 2020.12.11 |
13평 임대주택 본 文 "4인 가족도 살겠다"…野 "그게 할 소리냐" (0) | 2020.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