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여자는 화장 때문에, 아침식사 때도 조심…” 또 막말

2020. 12. 24. 00:16■ 인생/사람들

변창흠 “여자는 화장 때문에, 아침식사 때도 조심…” 또 막말

 

심진용·조형국 기자 sim@kyunghyang.com

 

2020.12.23. 21:01

변창흠 "딸 유학비 2억? 예일대 등록금 지원 많아 적게 들었다"

한국은 백신 감감무소식인데... 세계 곳곳서 백신 접종 개시

ㆍ공유주택 식당 관련 발언 해명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 자초

ㆍ여당, 과도한 방어로 빈축…야당 청문위원들과 고성 충돌도

© 경향신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현장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막말’ 등을 거론하며 자진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관 자질이 충분하다”며 변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김군 발언을 두고도 “본의가 전달되지 않은 것 아니냐”고 감싸는 등 여론과 동떨어진 과도한 방어로 빈축을 샀다. 야당 역시 ‘결정적 한 방’은 제시하지 못했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논란이 됐던 발언에 여러 차례 사과하며 몸을 낮췄다. 다만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절 불거진 특혜 채용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는 적극 항변했다. 공유주택 관련 답변 도중 “여성은 화장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건 아주 조심스러워한다”는 발언으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구의역 사고 발언 ‘변명성’ 사과

변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민 마음과 아픔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이어 의원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변 후보자의 사과는 청문회 내내 이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김군 어머니의 육성을 틀었다. “제 남은 인생은 숨을 쉬고 있지만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아니다”라며 오열하는 어머니 목소리에 변 후보자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 그는 “후보자가 부모 입장이었다면 용서되겠느냐”는 심 의원 질문에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의 “김군 발언은 도저히 용납 못하겠다”는 비판에도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점을 강조하다가 나온 발언 아니냐”고 감싸자 몸을 낮추던 변 후보자도 “안전과 생명 문제를 강조하며 나온 말”이라고 호응했다.

소병훈 의원은 김군 발언 등이 포함된 SH 회의록이 유출된 것을 문제 삼으며 “해당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비공개 회의록이 어떻게 이렇게 쑥쑥 나오냐”고 물었다. 변 후보자는 “절대 나가서는 안 되는 자료인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본질을 벗어난 문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유식당’ 성차별 발언 논란

변 후보자는 각종 특혜 의혹은 완강히 부인했다.

LH의 공간환경학회 수의계약 등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예산 20조원이 넘는 큰 회사 사장이 구체적 연구사업에 대해 어떻게 지시를 하겠느냐”고 되받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SH ‘블랙리스트’ 문건을 제시하며 “임직원 성향 분류를 하고, (코드) 인사를 한 개연성이 있다”고 묻자 “저와 아무 관계도 없는 문건”이라고 답했다.

변 후보자는 ‘블랙리스트’ 문건 관련 질의마다 “근거 없는 투서 때문에 몇 년째 고통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장녀의 특목고 진학 과정에서 환경정의시민연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아빠 찬스’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봉사활동 실적은) 실제 지원서에 쓰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변 후보자는 “여성은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아침을 먹는 걸 조심스러워한다”는 발언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변 후보자는 SH 사장 시절 공유주택의 공유식당에 대해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발언한 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진선미 국토위원장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자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여 “문제없다”, 야 “부적합”

변 후보자의 장관 자격을 두고 여야 청문위원들 간 고성이 오가며 충돌이 빚어졌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변 후보자는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전봉민 의원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마피아를 보유한 당”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에 큰 소리로 항의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국민의힘 반발에도 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국토위원 29명 중 민주당 국토위원 17명 전원(정정순 의원 제외)은 경향신문 조사에서 “야당이 제기한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 청문보고서 채택에 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위원만으로도 청문보고서 채택 기준(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충족한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청문회를 다 보고 당의 가치와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여당으로선 심 의원 반대가 정치적 부담이지만 채택엔 무리가 없다.

심진용·조형국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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