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6. 04:59ㆍ■ 국제/미국
트럼프에 '토사구팽' 당한 바 법무장관.. 그가 남긴 나쁜 유산
김표향 입력 2020.12.15. 19:30
NYT "법무부 백악관에 밀착시켜" 비판도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충성파’로 꼽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겉으론 사임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대선 불복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결국 ‘토사구팽’ 당한 꼴이 됐다. 그 역시 트럼프가 휘두른 인사 칼날의 희생양이 됐지만, 사법권 훼손 등 바 장관이 남긴 나쁜 유산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바 장관이 크리스마스 직전에 가족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로젠 법무부 부장관이 후임을 맡을 것이란 말도 곁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과의 사임장도 공개해 자진 사퇴임을 강조하려 했다. 바 장관은 “법무장관으로 미국민과 행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눈 밖에 나 쫓겨난 것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대선이 결정타였다. 그는 대통령의 불법 선거 주장에 “대규모 사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 헌터가 세금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대선 기간에 공개하지 않아 트럼프의 분노를 샀다. 언론도 경질설에 힘을 실었다. CNN방송은 이날 “지난 몇 달 동안 보좌관들이 대통령이 바 장관을 해고하지 못하도록 만류했고, 트위터에 ‘매우 좋은 관계’라고 설명했듯 절충안을 찾았다”며 “그럼에도 바 장관이 직접 사퇴 요구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나가라”고 등을 떠밀지는 않았으나 바 장관이 사퇴 압력을 느껴 스스로 물러났다는 의미다.
중도 사퇴하긴 했어도 재임 기간 그의 행보에는 비판적인 시선이 훨씬 많다. 당초 바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내각에서 트럼프를 엄호하는 대표적 충복이었다. 지난해 2월 임명된 그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그간 트럼프의 방패막이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올 2월엔 트럼프의 전직 비선 참모인 로저 스톤 재판에서 대통령 요구에 떠밀려 검찰의 구형 형량을 뒤집어 검사 줄사퇴 사태를 부르는 등 이른바 미국판 ‘검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바 장관은 반세기 동안 어떤 장관보다 법무부를 백악관에 밀착시켰다”면서 “통상 선거ㆍ정치와 거리를 뒀던 법 집행 공무원들과는 달랐다”고 혹평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한국일보 주요 뉴스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분양권 23억' 허물어지는 동네, 방배동 모자의 삶은 외면당했다
- 코로나 백신 무능 대처? "명운 걸고 할 만큼 한다"는 정부
- '윤석열 충청 대망론?'…왜 대망론은 충청에만 붙을까
- 폐가서 영상 촬영하던 유튜버, 시신 발견 '화들짝'
- 추락 경고한 지 30분도 안돼 비극이... 호주서 또 '셀카 참변'
- '제주 4·3' 피해자, 2022년 국가 배·보상 받는다
- 박원순 폰 압수영장 또 기각... 성추행 방조 수사 이대로 끝?
- "조두순보다 유튜버들이 무섭다" 이웃들 하소연 한 까닭은
- [단독] 수능 종료벨 일찍 울린 덕원여고... 교사 마우스휠 조작 실수 탓
- 양승조 충남지사, 대통령 거리두기 당부에도 사적 모임 바빴다
댓글 82MY
세이프봇 설정
설정 버튼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
campusstory7시간전
지난 4년 동안 미국은 사라지고, 트럼프만 존재감을 드러낸 미합중국!! 민주주의의 본가라고. 했지만, 허약하고 취약한 모습만 드러낸 나라!! 우월감에 빠져 주변국을 무시하고, 지네들 맘대로 지구촌 규칙을 맘대로 변칙 운영하는 개뼈다귀같은 미국~~ 우린 우방의 한계를 보았다~!!!!
답글2댓글 찬성하기25댓글 비추천하기4
-
우린산906시간전
또 나왔다 'CNN방송은 ~'ㅎㅎ 역시 사장님 Jeff Zucker에 충성하는 CNN을 그대로 옮기셨군요
답글1댓글 찬성하기10댓글 비추천하기6
-
InVulnerable8시간전
아직도 트럼프 쉴드치는 모자란 사람들이 있네
답글3댓글 찬성하기69댓글 비추천하기26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이해찬 "檢, 이 정도로 썩었나..공수처·尹징계로 2개 축 만들어진 것"
- 2위내년부터 10만원 넘는 현금 거래 때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
- 3위윤석열 징계 여부·수위만 남았다..징계위 의결절차 돌입(종합)
- 4위"아이들 20년간 성폭력, 영상촬영까지"..목사 집 압수수색
- 5위얼마나 시끄러웠길래..프랑스 법원 "개구리 587마리 사는 연못 메워라"
- 6위경북 구미서 한파에 50대 여성 사망..사인 "저체온증"
- 7위아파트값 왜 오르나 했더니..불법 의심 사례 '천 건'
- 8위이재정에 폭발한 국민의힘.."누구를 위한 필리버스터냐?"
- 9위'무소불위 검찰' 경고한 문 대통령..재가 여부 신속 결론
- 10위오늘 확진자 950명 안팎 전망..거리두기 3단계 기준 처음 충족
이전다음전체 보기
- 연예
- 스포츠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
- [단독] 세금으로 패딩 사서 나눠 입은 서울시 공무원들
- 서울신문무료 도시락 부족해 나눠 먹는 노인들.. 그걸 탐낸 '벤츠 모녀'
- 헤럴드경제코로나19 걸린 백악관 보안실장, 결국 오른쪽 다리 절단
- 문화일보심상찮은 檢내부.. 尹징계 확정 땐 '2차 검란' 가능성
- 뉴스158만원→6000원..주식만이 희망이 된 40년 경력 횟집 사장님
- 이데일리"날은 춥고 앉을 곳 없고"..갈 곳 없어 헤매는 시민들
- 호주산 소고기 끊은 中..이 빈틈이 반가운 나라들 늘고있다
- 중앙일보박능후, 백신 접종도 하기 전에 폐기 걱정 "젊은층 거부해서"
- 신동아"문재인은 반동적, 노무현은 역동적"
- 세계일보유승민, 文 향해 "하늘에서 돈 뿌리기 외엔 3년7개월간 변변한 경제정책 없었다"
- 머니투데이윤미향 '와인 모임' 논란에..길원옥 할머니 측 '전화도 안와'
- 연합뉴스윤석열측 "왕조시대도 아니고..왜 무리해 징계하나"(종합)
'■ 국제 >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엔 美 첫 ‘인디언 장관’ 탄생 (0) | 2020.12.18 |
---|---|
미 공화당 의회 서열 1위 "바이든 당선자 축하"..'선거 불복' 트럼프 입지 더욱 좁아져 (0) | 2020.12.16 |
미 공항서 이륙 준비하던 비행기에 올라간 남성 체포 (0) | 2020.12.13 |
조지타운대 로스쿨서 강좌 담당…퍼스트 레이디 질 여사도 교수 본업 유지 (0) | 2020.12.11 |
성관계 맺고 정보 빼낸 스파이女 …美정계 뒤흔든 中첩보 작전 (0) | 202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