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30. 20:59ㆍ■ 인생/사람이 사는 세상
시골마을 4가구 나란히 쌍둥이 출산..아빠는 모두 '굴착기 기사'
홍인철 입력 2020.10.30. 11:52 수정 2020.10.30. 12:09
전북 완주군 운주면서 이란성 쌍둥이 4쌍 탄생..'완주 기네스' 등재
한동네서 쌍둥이 4쌍 나을 확률 '10만분의 2'..학력·근무지 등 공통점 다양
박동춘씨 가족 [완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전북 완주군 운주면 시골 마을에서는 "쌍둥이를 낳으려면 굴착기 기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처럼 회자하고 있다.
이런 말이 나도는 배경에는 권혁태(57), 박동춘(50), 강호(48), 임철권(36)씨 등 4명의 쌍둥이 아빠가 있다.
300가구 정도가 거주하는 동네인 운주면 장선리와 완창리에 사는 이들은 나이 차이가 있어 최근까지 서로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5년 전 '완주 기네스'에 응모한 것을 계기로 공통점이 너무 많은 '판박이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우선 4명의 직업이 굴착기 기사다.
자녀가 모두 이란성 쌍둥이라는 점도 똑같다.
맏형 격인 권씨가 1996년에 가장 먼저 이란성 쌍둥이를 얻었고, 6년 뒤인 2002년에 강씨가, 다시 10년 뒤인 2012년에는 박씨와 임씨가 각각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통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운주면 전체 인구(1천120가구·1천985명)에 굴착기 기사를 50명이라고 가정할 때, 특정 동네에서 같은 업종에 몸담은 4세대가 이란성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대략 0.0019% 정도에 불과하다.
확률상으로 '10만분의 2'에 불과해 기적 같은 사례라는 것이다.
임철권씨 가족 [완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4인의 공통점은 더 있다.
같은 초·중학교(운주초교∼운주중학교)를 나와 고등학교는 충남 논산시에서 졸업했다.
서로 반경 2km 안에 본가를 두고 학창 시절을 제외하곤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도 똑같다고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강한 운명의 끈이 서로를 묶자 이들은 얼마 전부터 매달 한 차례씩 정기 모임을 가질 정도로 돈독한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박씨와 강씨는 아예 사무실도 같이 쓰고 있다.
박씨는 "맏형이 개인적 사정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막내 격인 철권이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곤 한다"며 "두 동네에 특히 쌍둥이가 많다는 과학적 분석은 없지만, 쌍둥이 아빠라는 공통점을 알기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임철권씨 자녀들 [완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얽히고설킨 운명의 이면엔 필연이 있는 것일까?
강씨의 부인 노해정 씨와 박씨의 부인 이현주씨는 지난 2003년께 대전의 한 백화점 1, 2층에서 수년간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최근 확인되기도 했다.
남편을 따라 운주면에 들어왔고, 같은 지역에 살며 함께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필연에 두 사람은 '언니, 동생 하며' 친자매처럼 잘 지내고 있다.
박씨의 부인 이씨는 "같은 곳에서 태어나 비슷한 삶을 영위하며 자녀까지 같은 쌍둥이를 낳고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신기했다"며 "우연과 같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돕고 격려하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하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지난 2015년 개청 80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128건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다시 개청 85년을 기념해 완주 기네스 재발견이라는 타이틀로 '직업도 같은 쌍둥이 아빠 4명'을 포함한 150건의 기네스를 재선정했다.
ich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주요 뉴스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엄마와 초등생 쌍둥이 의식 잃은 채 발견…"위독한 상태"(종합) | 연합뉴스
- 이탈리아서 딸 잃은 부모의 절규…"외교부는 어디 있나요" [특파원 시선] | 연합뉴스
- 프로축구 FC 서울 수비수 김남춘 사망…극단적 선택 추정 | 연합뉴스
- 시골마을 4가구 나란히 쌍둥이 출산…아빠는 모두 '굴착기 기사' | 연합뉴스
- '장애인 팝니다' 당근마켓 게시글 물의…"내 친구 사진임ㅋㅋ"(종합) | 연합뉴스
- 트럼프춤 따라한 댄서, 뜻밖의 인기에 "바이든 찍을건데…" | 연합뉴스
- 영국서 죽어가는 딸 방치하고 술 마시러 간 엄마 철창행 | 연합뉴스
- 다주택 처분 권고에도…靑참모, 끝내 안 팔고 퇴직 | 연합뉴스
- 김정재 "박원순, 무릎에 입술 맞추고"…與 고성(종합) | 연합뉴스
- 한국 농장서 개 200마리 구조…미국서 새로운 가족 찾는다 [영상] | 연합뉴스
댓글 750MY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
ㆍㆍ8시간전
모두들 행복하세요~
답글1댓글 찬성하기232댓글 비추천하기6
-
김미정8시간전
행복하시길^^
답글2댓글 찬성하기241댓글 비추천하기7
-
Homme naturel8시간전
정말 신기하네요!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뭔가 있을 거 같아요. 그 지역 환경적 요인 같은 ㅎㅎㅎ
답글5댓글 찬성하기416댓글 비추천하기4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고문하다 사람이 죽으면 낙동강 고기밥으로 던졌다
- 2위LG전자 생활가전 일냈다..누적 영업이익 2조원 돌파(종합2보)
- 3위박원순 피해자, 이낙연에 공개질의.."도대체 뭘 사과하는 거냐"
- 4위'원조 친노' 김갑수, 김봉현 돈 받은 혐의로 피의자 조사
- 5위"10알씩 입에 털어요" 무심코 먹는 영양제 하루에 몇 알까지 가능할까?
- 6위"신은 위대하다" 외치며..기도하는 할머니도 참수
- 7위토요일 서리 내리고 큰 일교차..11월 첫날엔 오랜만에 비소식
- 8위수상한 '빨래 바구니'..금반지·황금열쇠·골드바 와르르
- 9위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되면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 무산?
- 10위野 '천벌' 비판에 민주당 부글.."박근혜 탄핵 후 대선 잊었나"
이전다음전체 보기
- 연예
- 스포츠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
- 고문하다 사람이 죽으면 낙동강 고기밥으로 던졌다
- 연합뉴스충남 한 주유소서 주유한 차량 무더기로 '고장'
- 연합뉴스여성단체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공천 시도 중단해야"
- 조선일보로또 1등 11차례 복권방, 새벽 6시부터 찍는 '마지막 희망'
- 중앙일보청와대 앞에서 막춤을..전 세계 3억 번 돌려 봤다
- 연합뉴스조국, '술접대 의혹' 검사 SNS 공유 논란
- BTS도, 차태현도, 전지현도 애틋하게 지나간 역
- 서울신문[월드피플+] 머리 붙은 채 태어난 9개월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기
- 연합뉴스프랑스 성당서 30분간 광란의 살인극..서방·이슬람 갈등속 참사
- 중앙일보"바이러스 백신 제가 만들게요"..'코로나 1번' 치료 병원에 도착한 손편지
- 연합뉴스인천 아파트서 엄마와 쌍둥이 자녀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
- 뉴스1'MBN 초유의 6개월 정지' 내린 방통위..'종편 잔혹사' TV조선에 불통뛰나
'■ 인생 > 사람이 사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유리 출산 소감 "낙태처럼 비혼모 출산 인정했으면" (0) | 2020.11.17 |
---|---|
"월세 10만원 줄여달라" 임차인에 100만원 보낸 '용인 어르신' (0) | 2020.11.05 |
화재로 갈 곳 잃은 3남매에 새 보금자리 선물한 소방관들 (0) | 2020.10.29 |
애플 팀 쿡 CEO, 고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화 보냈다 (0) | 2020.10.29 |
최민희 "이용수 할머니 납득 안돼..모금액으로 밥값 못쓴다" (0) | 2020.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