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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애플 팀 쿡 CEO, 고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화 보냈다
김영민 입력 2020.10.29. 12:09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26일 고 이건희 회장 빈소에 보낸 조문화환(사진 왼쪽). 애플은 가족장 취지를 반영해 3단 형태 화환 대신 1단 화환을 빈소에 보냈다.(오른쪽 참고)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한때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 엑소르에서 보낸 조화도 옆에 있다. 김영민 기자
애플이 미국 본사 차원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에 빈소를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고인의 아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1년 애플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한 데 대한 답례 성격이다. 이 부회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도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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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근조 화환 보낸 애플…본사 결정
29일 재계에 따르면 애플은 고인의 4일장 가운데 이틀째인 지난 26일 빈소인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근조 화환을 전달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한 애플 미국 쿠퍼티노 본사의 고위 경영진이 직접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애플은 한국식 3단 화환 대신 1단 화환을 빈소에 보냈다. 간소한 가족장을 택한 유가족의 뜻을 존중했다.
애플은 화환 양쪽에 거는 대형 리본 대신에 선택한 직사각형 푯말 첫째 줄에 'APPLE', 둘째 줄에는 'TIM COOK'이라고 적어넣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상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은 애플의 조의에 감사를 표했다. 생전 고인도 화려한 3단 화환 대신 단순한 형태의 1단 화환을 상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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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잡스-팀 쿡 모두와 친분
9년 전인 2011년 11월 이 부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열렸던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추도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같은 해 4월 애플이 미국·독일 등 전 세계 19개국에서 삼성에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제기했고, 고인은 서울 서초사옥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못이 튀어나오니 때리려는 원리"라며 섭섭함을 드러냈을 때였다.
두 회사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지만, 이 부회장은 추도식 이후 애플의 신임 CEO로 선임된 팀 쿡과 인간적 파트너십을 다졌다.
6년 전인 2014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피케 셔츠 차림으로 티셔츠를 입은 팀 쿡 애플 CEO와 만났다. [중앙포토]
3년 뒤인 2014년 7월에도 두 사람은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선밸리 컨퍼런스)’에서 만났다. 팀 쿡 CEO는 티셔츠 차림, 이재용 부회장은 피케셔츠(카라티) 차림의 격식 없는 형태였다. 두 사람의 회동 이후, 삼성과 애플은 미국 이외에 모든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상호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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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과 잡스, 삼성 D램 뛰어든 1983년 서울서 회동
팀 쿡 CEO의 전임자인 잡스도 삼성과 인연이 깊다. 28세였던 1983년 11월 그는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을 찾아 당시 73세였던 ‘호암’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만났다. 달변가인 잡스가 쉴 새 없이 '맥킨토시'의 우수함을 설파했고, D램으로 반도체 사업에 막 뛰어들었던 호암은 “저 친구가 IBM과 맞설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잡스는 호암뿐 아니라 고인과도 수차례 만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2년 뒤 잡스가 이사회에서 해고됨에 따라 양측의 협력은 무산됐다.
애플이 삼성과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05년 무렵이다. 애플은 삼성에 아이폰 개발을 숨긴 채 “ARM 설계도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를 5개월 안에 납품해달라”고 했다. 자체 연산이 가능한 시스템 반도체 개발은 통상 1년에서 18개월이 걸리는 일이지만, 삼성 기술진은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를 모두 들어주며 칩 양산까지 해냈다. 아이폰은 2007년 1월 잡스의 손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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