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모욕한 '미시간의 그 여자' 되레 '스타' 됐다

2020. 5. 18. 09:30■ 국제/미국

트럼프가 모욕한 '미시간의 그 여자' 되레 '스타' 됐다

이윤정 기자 입력 2020.05.17. 22:23 수정 2020.05.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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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머 주지사, 우파 시위에 강력한 대응..부통령 후보 거론

[경향신문]



그레천 휘트머 미국 미시간 주지사(49·사진)가 민주당의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지난 3월 강력한 방역대책을 실시한 휘트머 주지사는 경제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우파 시위대의 무력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의 그 여자”라며 모욕하듯 공격했지만 당당하게 맞섰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휘트머 주지사 등을 전국적 ‘영웅’으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휘트머 주지사를 미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올렸다.

휘트머 주지사는 미시간주립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2000년 주 하원의원에 뽑혔다. 주 상원의원을 거쳐 2018년 주지사에 당선됐다. 주지사 선거운동 때 공화당과도 협력해 “엉망인 정치 풍토를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관심을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지난 3월 비상사태령과 재택명령 등을 발동하는 등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했다. 그의 방역대책에 반대하는 극우파의 살해 위협이 잇따랐고, 우파 시위대가 지난달 30일 총으로 무장한 채 주의회를 점령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시위대의 의회 점령을 두고 “마스크도 없이 거리 두기를 준수하지 않아 실망스럽다. 많은 사람을 감염 위험에 빠트렸다”고 경고했다. 16일엔 “백신이 나올 때까지 스포츠 경기장에 사람들이 모여선 안 된다”며 사람들을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도 조리 있게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젊은 여성 주지사와 큰 문제를 겪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앉아서 연방정부를 비난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즉각 “그 주지사가 나”라며 “계속해서,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에게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트위터에 반박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미시간의 그 여자”라며 휘트머 주지사를 계속 깎아내렸다.

그러나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휘트머 주지사는 전국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더힐은 “그의 침착하고 조리 있는 말솜씨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투적인 태도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시간에서 주지사 지지율은 72%에 달한다. 미시간이 이번 대선에서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히는 터여서 그는 대선 러닝메이트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휘트머 주지사는 “솔직히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주민을 보호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쓰고 있어 정치를 생각할 에너지가 없다”고만 했다.

그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졸업생들을 위한 덕담을 남기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했다. “두려워하지 말 것. 옳은 일을 할 것. 공동체를 만들 것.”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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