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30. 23:04ㆍ■ 국제/지구촌 인물
22일만에 453억원..英 '정원걷기 모금' 할아버지 100세 생일 맞아
이민정 입력 2020.04.30. 20:57 수정 2020.04.30. 21:02
22일 만에 의료진을 위한 기부금 453억원을 모은 100세 할아버지가 있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를 위해 ‘잔디걷기’ 모금행사를 연 톰 무어 할아버지(100·사진)다.
CNN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100세를 맞이한 톰 할아버지가 총 3000만 파운드(약 453억원)를 모으고 모금행사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영국 베드퍼드셔주 마스턴 모어테인에 사는 톰 할아버지는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약을 내걸고 NHS를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100세 생일까지 자신의 집 정원 25m구간을 100바퀴 걸어 한 바퀴 돌 때마다 10파운드씩 약 1000파운드(약 152만원)을 모아 기부하겠다는 공약이었다.
톰 할아버지는 보행 보조기구에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 힘들게 움직였다. 과거 암 치료와 엉덩이뼈 수술을 받은 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의 도전 모습은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영국 각계각층의 호응이 이어졌다. 덕분에 도전 하루만에 목표 모금액을 달성했다. 지난 16일에는 예상보다 빨리 ‘100바퀴 걷기’ 목표도 이뤘다. 그러나 톰 할아버지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약속대로 생일날까지 잔디걷기를 이어갔다.
톰 할아버지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3000만 파운드가 모였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모금활동 종료소식을 알렸다.
영국 국민은 그의 용기있는 도전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육군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그에게 명예 대령직을 임명하고 기념 메달을 수여하며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육군 참모 총장 마크 칼턴 스미스 장군은 “성실함과 긍정적 태도, 유머가 젊은이와 노인에게 영감을줬다”고 평가했다.
세계 각지에서는 톰 할아버지의 생일 축하카드 14만 장이 날아왔다. 베드포드 학교 대강당을 가득 채울 양이었다. 학생, 학부모 등 총 140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서서 카드 정리를 도와야 했다.
영국 왕실과 보리스 존슨 총리도 생일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존슨 총리는 축하 메시지에서 “당신의 노력 덕분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NHS에 감사의 뜻을 보낼 수 있었다. NHS를 향한 당신의 진심이 우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톰 할아버지도 응답했다. 그는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금액이 모일 줄 몰랐다.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사람들은 내가 훌륭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여러분이 저를 위해 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3주 동안 즐겁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나에게도 흥미진진한 모험이었다”며 “항상 ‘내일은 좋은 날’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톰 할아버지는 공약대로 NHS에 기부금을 모두 전달할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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