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안사가 생산한 5·18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부상자를 실어나르는 사진에 외국인이 있어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 속 외국인은 1980년 당시 광주에서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던 팀 원버그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사가 생산해 최근 공개된 5·18 사진 가운데 외국인이 찍힌 장면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속 외국인은 4명의 시민과 함께 부상자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그는 바로 미네소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광주에 파견된 1980년 당시 26살의 청년 팀 원버그(Tim Warnberg)였다.
그는 전남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한국어에 능통해 5·18당시 외신기자의 통역을 맡는 등 항쟁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한 외국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팀 원버그는 5·18민중항쟁의 전 과정을 그의 두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그는 5월 27일 진압작전 직후에는 도청에 들어가서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팀 원버그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5·18당시 작성한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1987년 '광주항쟁 : 목격자의 견해(The Kwangju Uprising: An Inside View)'라는 논문 형식의 보고서를 하와이 대학의 한국학 전문잡지 Korean Studies에 발표했다.
국외에서 영어로 발간된 최초의 체계적인 5·18관련 분석보고서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원버그는 이 보고서를 통해 광주항쟁이 무엇보다 자발적인 시민저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자료를 번역하고 분석한 5·18재단 최용주 비상임연구원은 "정치적 편견을 버리고 10일간의 사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면서 "광주항쟁이 외부의 정치선동가들이나 공산주의자와 같은 불순세력들에 의해 사전에 공모되고 계획된 게 아니라, 공수부대의 과잉진압과 학살에 따른 자연발생적이고 자발적인 시민저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이어 "당시 전두환 정권이 발표한 5·18 수사결과 및 평가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자료"라고 평가했다.
팀 원버그는 안타깝게도 지난 1993년 39살의 젊은 나이에 병환으로 숨졌다.
5·18기념재단은 내년 40주년 행사에 팀 원버그와 함께 항쟁의 현장을 목격했던 평화봉사단 동료들을 초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