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2.04 03:01
김해외고 3학년 송영준군, 사회적배려대상자로 입학 "홀어머니 안 울리려 이 악물어"
"식당 알바하는 어머니… 꼴찌한 뒤 工高로 전학가서 취업할까 고민"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 본 시험, 전교생 127명 중에 126등을 했어요. 내가 꼴찌구나 생각했죠. 집은 어렵고 공부도 못하고…." 김해외고 3학년 송영준(18)군은 고교 3년을 "이를 악물고 보냈다"고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하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깍두기처럼 외고에 입학했던 송군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은 15명 중 1명이다. 그는 좌우명이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라고 했다.
영준이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니, 외고는 내게 맞는 옷이 아닌 것 같았다. 포기하고 공고로 전학할까 생각한 적도 있다"고 했다. 문제집 살 돈도 모자랐고 중학교 때부터는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영준이를 가르쳤던 선생님과 친구들은 "영준이는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고 했다.
중학교 때 전교 10등 정도를 유지하면서 '공부 좀 한다'는 말을 들었던 영준이는 외고에 진학하며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학원을 안 다녀 선행 학습이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 김해외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기상 시각이 오전 6시 20분이고 의무 자습 시간이 밤 11시까지다. 영준이는 1시간 일찍 일어나고, 1시간 늦게 잤다.
영준이는 "거의 운 적이 없는데, 두 번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중1 때, 그리고 공고 전학 갈 마음을 먹고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면서다. "중1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방황하긴 했지만, 어머니가 우는 걸 보기 싫어서 한 달 만에 마음 고쳐먹고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어요."
영준이는 김해외고 1학년 중간고사에서 수학 성적이 86등에 그쳤다. "반편성 고사에서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받아서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 친구들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자괴감이 많이 들었어요. 형편도 어려운데 공부보다는 취업이 급한 것 같아 공고로 전학할까 생각도 했어요."
흔들리는 영준이를 담임 선생님이 잡아줬다. "공부는 앞으로 잘하면 되고, 장학금을 알아봐 주겠다"며 송군을 격려했다. 담임 선생님 추천으로 삼성장학재단과 조현정재단 등에서 고교 3년간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장학금으로 급식비 등 학비 내고, 용돈도 썼어요. 어머니는 내가 '우리 집은 돈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셨어요."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매진한 영준이는 2학기 중간고사에선 전교 4등으로 점수가 확 뛰었다. 사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4~6학년 때 동네 공부방에서 영어와 수학을 배운 것 빼고는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흔히들 듣는 인터넷 강의도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처음 들어봤다. "학원, 과외는 비싸서 생각도 안 했어요.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네요. 안 다니다 보니 혼자 하는 데 익숙해졌고, 학원 다니는 친구보다 점수 더 잘 받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강무석 김해외고 교장은 "영준이가 수능 한 달 전 '제가 수능 만점 맞을게요'라고 하더니, 수능 일주일 전에도 '교장샘 저 수능 만점 받으면 현수막 걸어줘요'라고 하더라. 수능 당일 날 아침에도 만점 받겠다더니 진짜 만점을 받았다"며 "공부뿐 아니라 인성, 교우 관계, 성품을 다 갖춰 선생님들이 모두 아끼는 아이인데 잘돼서 교사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수능 만점 받았다고 생각하면 보통 머리가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영준이는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 3학년 때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다닐 정도로 노력파였다"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정말이구나,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송군은 "세상을 바로 세우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의사가 돼서 돈 많이 벌어 고생하신 어머니 호강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라고도 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했다. "저는 평생 열심히 살 겁니다."
영준이는 김해외고 1학년 중간고사에서 수학 성적이 86등에 그쳤다. "반편성 고사에서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받아서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 친구들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자괴감이 많이 들었어요. 형편도 어려운데 공부보다는 취업이 급한 것 같아 공고로 전학할까 생각도 했어요."
흔들리는 영준이를 담임 선생님이 잡아줬다. "공부는 앞으로 잘하면 되고, 장학금을 알아봐 주겠다"며 송군을 격려했다. 담임 선생님 추천으로 삼성장학재단과 조현정재단 등에서 고교 3년간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장학금으로 급식비 등 학비 내고, 용돈도 썼어요. 어머니는 내가 '우리 집은 돈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셨어요."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매진한 영준이는 2학기 중간고사에선 전교 4등으로 점수가 확 뛰었다. 사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4~6학년 때 동네 공부방에서 영어와 수학을 배운 것 빼고는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흔히들 듣는 인터넷 강의도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처음 들어봤다. "학원, 과외는 비싸서 생각도 안 했어요.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네요. 안 다니다 보니 혼자 하는 데 익숙해졌고, 학원 다니는 친구보다 점수 더 잘 받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강무석 김해외고 교장은 "영준이가 수능 한 달 전 '제가 수능 만점 맞을게요'라고 하더니, 수능 일주일 전에도 '교장샘 저 수능 만점 받으면 현수막 걸어줘요'라고 하더라. 수능 당일 날 아침에도 만점 받겠다더니 진짜 만점을 받았다"며 "공부뿐 아니라 인성, 교우 관계, 성품을 다 갖춰 선생님들이 모두 아끼는 아이인데 잘돼서 교사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수능 만점 받았다고 생각하면 보통 머리가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영준이는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 3학년 때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다닐 정도로 노력파였다"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정말이구나,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송군은 "세상을 바로 세우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의사가 돼서 돈 많이 벌어 고생하신 어머니 호강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라고도 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했다. "저는 평생 열심히 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