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 08:59ㆍ■ 자연 환경/식물 꽃
속초·고성이 산불서 살아남은 푸른 소나무 싹 베는 이유
박진호 입력 2019.12.01. 05:00 수정 2019.12.01. 07:05
지난달 21일 이후 속초시청에 항의 민원 줄이어
"산불 스쳐간 나무 멀쩡해보여도 결국 고사 꼭 베어내야"
“속초시 영랑호 주변 멀쩡한 나무를 왜 베어내는 건가요.” 최근 속초시청에 영랑호 주변 나무를 베지 말아 달라고 주민들이 넣은 민원 내용이다.
지난달 28일 속초시청에 따르면 비슷한 내용의 민원이 지난달 21일 이후 4~5건 접수됐다. 속초시는 지난 4월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 피해지역인 영랑호 주변 나무를 베는 작업을 지난달 21일부터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사한 나무부터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나무까지 산불이 지나간 위치에 있는 나무는 모두 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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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삼척 산불 잔족목 모니터링 결과 26.7% 고사
속초시가 이처럼 아직 살아있는 나무를 제거하는 건 산불에 노출된 나무의 경우 대부분 결국엔 고사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 때문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금은 멀쩡해 보여서 살았다고 생각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고사할 가능성이 커 제거했다”며 “영랑호 주변의 경우 산책로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고 고사하면 안전사고 위험도 있어 산주의 동의를 얻은 뒤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2~3년 뒤에 고사한 나무를 다시 한번 치우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며 “그땐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주가 직접 자비를 들여 제거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이하 과학원)이 연구 중인 ‘삼척지역 산불피해지 소나무 잔존목 모니터링’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6~9일 나흘간 발생한 삼척시 도계읍 산불의 경우 피해 정도가 ‘경’인 지역을 조사한 결과 2년여 만인 지난 9월 26.7%의 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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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주 동의 얻어 100㏊ 피해목 제거 완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육성복원연구과 강원석 박사는 “불이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등 피해가 작은 나무들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2년여 만에 30% 가까이 고사했다”며 “산불 발생 이후 3~5년이 지났을 때 100%는 아니겠지만, 고사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0년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경우 일부 지역은 2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50%의 잔존목이 고사하기도 했다”며 “현재 산불의 영향을 적게 받은 나무가 고사하는 원인을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속초지역의 경우 지난 4월 발생한 산불로 327.6㏊의 산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60㏊는 산주가 피해목 제거를 동의해 현재 100㏊가량은 피해목 제거를 완료했다.
속초=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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