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6. 08:08ㆍ■ 大韓民國/농림 수산업
中어선에 쫓기고 '얼음바다'에 떨고..먼 겨울바다로 내몰린 어민들의 '공포'
최경호 입력 2019.11.26. 05:01 수정 2019.11.26. 06:54
제주해상, 먼바다 조업 사고 속출
19일 대성호 이어 25일 전복사고
선원, 14명서 3명 사망..1명 실종
어민들, "생계 달렸다..포기 못해"
생계 끊긴다…'먼바다'서 목숨 건 어민들
25일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분께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3㎞ 해상에서 통영선적 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가 전복됐다. 이날 사고로 승선원 11명이 구조된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지난 19일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선적 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에 불이 나 11명이 실종된 지 6일 만이다.
최근 제주 해상에서 어선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가을·겨울철에 원거리 조업이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제주해경에 따르면 제주의 원거리 조업사고는 2015년 10척, 2016년 17척, 2017년 15척, 2018년 12척 등 최근 4년 동안 54척에 달했다. 이중 가을·겨울철에는 갑작스런 기상악화와 낮은 수온 등이 맞물려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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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성어기…600㎞ 이상서 조업
이번에 화재사고가 난 대성호 역시 원거리 어종인 장어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가 났다.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엔진 과열이나 합선, 주방 가스관리 소홀 등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생존자가 없어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거리 조업이나 계절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정들이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원거리 조업은 구조작업에도 연근해보다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먼바다에서 가을·겨울철에 해상사고가 날 경우 인명피해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전복된 창진호는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3㎞ 해역에서 사고가 났다. 마라도가 아닌 서귀포항을 기준으로 할 경우 육지에서 87㎞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 19일 화재사고가 난 대성호는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함정이 시간당 최대 50㎞ 정도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1시간30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해경은 통상 국제법상 영해인 육지에서 12해리(22㎞)를 벗어난 경우를 원거리 조업으로 보고 있다. 최근 6일새 잇따라 사고가 난 두 어선이 모두 원거리에서 조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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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조업 사고…해상 치안공백도
원거리 해상사고는 해상의 치안 공백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해경이 바짝 긴장하는 부분이다. 제주에서 5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고가 날 경우 출동·구조는 물론이고 예인작업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돼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선박사고가 날 경우 해경은 물론이고 해군까지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민들은 “겨울철 기상악화에도 원거리 조업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어철에 날씨가 나쁠 때마다 조업을 접을 경우 조업일수 감소나 기름값·인건비 부담 등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인해 물고기 개체 수가 줄어든 것도 원거리 조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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