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7. 07:32ㆍ■ 大韓民國/국방 병역
미사일 탑재 공격헬기 도입..귀신 잡는 해병대가 바뀐다 [박수찬의 軍]
박수찬 입력 2019.11.17. 06:01
장병들의 극기력과 전투력 등에 집중하던 해병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에는 미군에 의존하던 기동, 정찰, 화력 등의 장비를 도입하면서 독자적인 상륙작전을 진행할 준비에 돌입한 모양새다.
전력 증강의 핵심은 헬기다. 빠른 속도로 해안에 접근해 적군을 타격하는 헬기는 상륙작전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해병대는 2023년까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36대를 전력화해 2개 상륙기동헬기 대대를 만들 계획이다. 24대가 도입될 상륙공격헬기는 사업 추진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상륙공격헬기 사업은 국방기술품질원 주도로 1월부터 이뤄진 선행연구가 지난 8월 마무리된 상태다. 소요검증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다음달까지 진행하게 된다. 군 당국은 이를 토대로 내년 초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수립한 뒤 사업타당성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 방식은 국내 개발과 해외 구매 중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내 기술로 상륙공격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린온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상륙공격헬기 모형을 선보였다.
마린온에 20㎜ 기관포와 공대지미사일 등을 장착한 상륙공격헬기는 마린온과 80% 이상의 호환성을 갖고 있어 운영유지가 쉽고 조종사나 정비사 양성도 용이하다는 평가다. KAI는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기동헬기를 개발하면서 수송과 공격 기능을 함께 갖춘 ‘한국판 하인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마린온 개발과정에서 상륙함 수납을 위한 날개 접기, 바다의 염분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하는 방염 처리 등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독자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개발 기간이 추가로 소요돼 해외에서 구매할 경우 사업 기간이 3년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해양화(Marinization)가 뛰어난 공격헬기를 해외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은 이유다.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미국 벨 AH-1Z 공격헬기는 엔진과 전자장비 등을 중심으로 방수 및 피막처리가 이뤄졌다. 보잉 AH-64E 아파치 가디언을 비롯한 다른 공격헬기와 달리 개발 과정에서부터 해양화가 적용됐고, 정비도 복잡하지 않아 단시간 내 작전 재개가 가능하다.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 16발과 각종 신형 센서를 탑재해 성능도 우수하다. 미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어 상호운용성과 후속군수지원도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이외에 록히드마틴-시코르스키 S-70 무장형 헬기와 터키 항공우주산업(TAI)의 T-129도 거론되나 도입 가능성은 낮다.
상륙공격헬기가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더라도 해병대의 전투력은 지금보다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해병대는 ‘고립된 적 후방에서 독자적인 작전을 펴는’ 상륙군 역할 수행에 제약이 따르는 실정이다. 서북도서에 배치된 AH-1S 공격헬기는 육군에서 지원받은 전력이다. 무인정찰기는 대대급 수준으로 정찰능력이 부족하다. 헬기 전력은 이제야 기틀을 마련하는 단계다. 미 해군과 해병대의 지원이 없다면, 독자적인 상륙작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미 해병대가 이라크 내륙 깊숙이 진격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것처럼, 해병대도 고속종심기동작전을 실시하게 된다.
이를 위해 노후한 M-48A3K와 K-1전차를 K-1E1, K-1A2전차로 대체한다. K-1E1과 K-1A2는 K-1, K-1A1 전차에 디지털 전장관리체계와 전후방 감시카메라를 추가하는 등 전투능력을 향상한 전차다. 해병대는 육군의 신형 차륜형장갑차도 도입해 기동성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산과 강이 많은 한반도 지형 특성을 고려해 장애물개척전차, 자주도하장비, 통로개척용 상륙돌격장갑차 등의 도입도 추진한다.
육군에서 추진중인 드론봇(드론+로봇) 전투체계도 운용될 전망이다. 해병대는 주변지역을 정찰하는 근거리 정찰드론, 각 부대의 통신을 원활하게 해주는 통신중계드론, 중대급 부대에서 화력지원을 담당할 자폭드론 등의 배치를 추진중이다. 중기소요로 전환된 근거리 정찰드론은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수년 안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무인경전투차량도 장기 소요에 반영됐다. 무인경전투차량은 전차부대나 공병부대의 선두에 배치돼 부대의 진격을 유도하거나 위험지역을 수색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헬기 운용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륙공격헬기가 추가되면 운용 과정에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벤치마킹을 할 존재가 필요하다. 미 해병대는 강습상륙함에서 기동헬기와 공격헬기를 함께 운용하는 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다. 기갑부대와 항공전력이 결합해 내륙으로 진격하는 고속기동작전을 실행했던 유일한 군대이기도 하다. 미 해병대와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통해 관련 경험을 습득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大韓民國 > 국방 병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방부, '뇌물수수'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 파면 (0) | 2019.11.19 |
---|---|
만약, 대한민국이 핵 보유국이 된다면? (0) | 2019.11.18 |
"방위비 50억불? 美협상팀도 '근거 없어 미안하다' 말해" (0) | 2019.11.16 |
국방부, 전방 지키는 병사에 패딩형 동계점퍼 보급 (0) | 2019.11.13 |
병역거부 '여호와의 증인' 신도 20명 모두 무죄 (0) | 2019.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