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 화순국화축제보다 더 유명해진 화순주차장.."제발 멈춰달라" vs "진정한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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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그 후 | 화순국화축제보다 더 유명해진 화순주차장.."제발 멈춰달라" vs "진정한 사과를"

이미나 입력 2019.11.13. 09:49

화순 국화축제 갔다가 주차장 4시간 대기
"절대 차에 손 대지마" 적반하장
화순군청 홈페이지 한 때 마비
'화순 국화축제 주차봉변' 논란
차주, 위법시공까지 들통

"저는 화순주차 사건의 가해자 부부 중 아내입니다. 9일 오후 저희집 옆의 화순군 소유의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앞에 산타페 차량을 주차하여 주차 브레이크를 채워놓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개인약속을 위해 광주로 갔습니다. 4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게 한 후 적반하장으로 그 뒤에도 못 빼주겠다고 경찰관에게 막말을 하였고 결국 산타페 차주를 저녁 늦은 시각에 택시를 타고 귀가하게 했고 타고 갔던 스파크 차량을 새벽에도 동일한 곳에 주차했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날에도 출차를 어렵게 하여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저희 부부가 잘못한 점에 대해 산타페 차주께 진정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주말 화순국화축제를 찾은 A 씨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축제를 즐긴 뒤 주차된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와보니 바로 앞을 떡하니 가로막은 채 주차된 차량에 연락처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던 A 씨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당 사건을 공유하며 당시 출동한 경찰이 집주인 B씨와 통화한 녹취를 공개했다.

4시간 만에 B 씨 아들이 "집에 보조 열쇠가 있다"고 알려줘 차를 빼기 위해 전화했지만 경찰의 차량 이동하겠다는 말에 "차에 절대 손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B 씨는 "경찰이면 남의 차에 함부로 손을 대도 되는 것이냐"며 막말도 했다.

A씨는 "제가 주차를 한 곳은 개인 주차장이 아니기에 해당 주차 공간이 마치 자신의 개인 사유지인 것 마냥 이야기를 하는 차주에 대해 더욱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며 차주의 태도에 대해 비난했다. 

한편 A 씨가 공개한 경찰과 B 씨와의 통화 음성 파일에 이미 공분한 네티즌들은 다음날에도 B씨가 스파크 차량으로 산타페 출차를 막고 있었다는 사실에 폭발했다.

네티즌들은 화순군에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한때 화순군청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보배드림 사용자들은 화순으로 달려가 주차된 해당 차량의 앞을 막고 단체 행동도 불사하는 등 응징에 나섰다. 전국에서 몰려든 보배드림 사용자들은 상황실까지 만들어 해당 주택의 불법적인 내용들을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B 씨 가족 구성원이 SNS에 부적절한 글을 올리거나 현장 시민들과 일부 마찰이 있긴 했지만 끝내 B 씨는 사과의 글을 올렸다.

군청은 현장 조사와 건축물대장 등 서류 대조를 거쳐 B씨 자택 부지 안 창고·비 가림막 시설이 설계와 달리 시공된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군청은 B 씨에게 해당 시설물의 자진 철거를 요청할 방침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건축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이 확인된 만큼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미 B씨로부터 사과를 받았고 더이상의 추가 사과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 B씨가 불법을 저지른 점에 대해서만 처벌받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고 B씨는 자신의 사과에도 집앞으로 찾아오는 차량주들에 대해 "미성년자가 술 담배를 편의점에서 사는걸 신고해도 해줄게 없다고 했던 경찰이라 화순 경찰관을 믿지 못한다. 일찍 결혼해서 힘들게 살다보니 나밖에 몰랐다. 집 밖에서 사진찍고 웅성웅성 하는게 당사자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다. 그게 정의고 정당하다 생각한다면 이제 알았으니 제발 멈춰달라. 내가 죽어야 끝나느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당사자인 A 씨가 그만하길 바라고 있으니 이쯤에서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사과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진정한 사과를 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보배드림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앞서 두 아이를 태우고 가던 여성 운전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퍼부었던 진천 레니게이드 운전자의 주차 위반을 줄기차게 신고해 해당 운전자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아낸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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