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9. 13:20ㆍ■ 법률 사회/性범죄·Me Too
'궁금한 이야기Y' 14세 성매매 소녀, "친할머니가 직업에 귀천이 없다며 성매매 강요"
김효정 기자 입력 2019.10.25. 22:15 수정 2019.10.28. 14:24
[SBS funE ㅣ 김효정 에디터] 14세 소녀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사람이 친할머니?
25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한 소녀의 고백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약에 의지해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19살의 소녀 현서를 만났다. 눈 뜨면 약부터 찾고 약이 없으면 미쳐버릴 거 같다며 약 기운에 취해 자다 깨다를 반복 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현서 양의 엄마는 남편과 이혼한 지 12년이 되었다. 현서의 엄마는 남매를 2년 후 아빠에게 보냈고 어느 날 친할머니로부터 현서가 가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6년 만에 다시 만난 딸은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었다.
6년 만에 만난 현서는 엄마에게 자신을 좀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특히 현서의 동생 민찬이는 "누나를 쪽쪽 빨아먹었지"라며 자신의 누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현서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작진이 만난 현서는 손목 위에 남은 수많은 상처를 보여주었다. 자해의 흔적이었던 것.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는 현서의 기억은 무엇일까? 현서는 "매일 일했다. 일요일에 쉴까 말까였다"라며 "돈을 벌면 현금으로 갖다 드렸다. 2차 아가씨 일을 했다. 성매매를 했다"라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현서는 "노래방이나 모텔로 가서 성매매를 했다. 5년 정도 했고 14살부터 작년 18살까지 일을 했다"라며 "할머니가 여자들은 생리할 때도 관계 맺어도 된다고 성매매를 부추겼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서는 "제가 빚이 있는 창녀 같았다. 18만 원을 주면 성매매를 하러 갔고, 노래방에서도 10만 원씩 받고 성매매를 했다. 돈은 벌면 할머니한테 다 갖다 줬다"라고 했다. 실제로 할머니의 통장에는 20~5만 원이 주기적으로 입금되었고 이 금액은 3년 동안 8700여만 원에 달했다.
이에 현서 엄마는 시어머니에게 "현서한테 일을 시켰냐. 어떻게 손녀한테 그럴 수 있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전 며느리인 현서 엄마에게 소리를 치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했다.
현서는 엄마의 집에 온 다음에도 할머니에게 연락을 했다. 몸이 아프다는 이야기에 할머니는 "네가 기가 세서 그렇다"라며 "나 10일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수술을 한다.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빨리 해주면 나중에 다 챙겨주겠다. 며칠 뒤에 엄마한테 일 나간다고 해라"라고 말했다. 손녀에게 할머니는 돈을 요구하며 성매매를 독려했던 것.
이에 현서는 "늘 이런 식이었다. 할머니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성매매를 했다"라며 일을 할 때 입는 옷을 보여주었다. 현서가 갖고 있는 옷들은 소위 홀복이라 부르는 유흥업소 전용 의상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주변 유흥업소에서 현서를 아는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제작진은 할머니를 찾아갔다. 현서의 친할머니는 "걔 정신병자다. 약 먹는 거 있다"라며 현서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부터 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 현서를 더욱 비난하는 이가 있었으니 이는 현서의 친아빠였다. 현서의 아빠는 "피해자는 우리다. 우리는 화목한 가정인데 15년을 키워줬는데 우리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어디서 X 같은 X이"라며 "본인 의지대로 성매매를 한 거디. 70 넘은 할머니가 무슨 성매매를 시킨다는 거냐"라고 맞섰다.
또한 그는 "난 걔 딸로 생각한 적도 없다"라며 "우리는 걔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다. 카드빚도 엄청 만들어두고 갔다. 애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문제만 일으켜서 결국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현서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두 아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 일로 왕따를 당하면서 학교 나가기 싫어하면서 중1 때 자퇴를 했고, 결국 가출을 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돈 없고 기댈 곳 없는 현서는 돈을 노리는 이들에게 손쉬운 대상이 되었다. 이에 현서는 또 가출 후 만난 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성매매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현서는 힘겹게 할머니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빚이 1억 6천이 있다"라고 말했고, 이에 현서가 성매매로 할머니 돈을 갚아주겠다고 했다. 현서는 "할머니는 도둑질 빼고는 다 괜찮다고 직접에 귀천이 없다고 성매매가 나쁜 게 아니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가출로 상처 받은 현서는 가족에게 돌아가서 또다시 헤어 나올 수 없는 굴레에 빠졌다. 그리고 5년간의 성매매로 현서의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현서는 수시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도 했다. 성매매를 위해 피임 시술까지 했고, 임신 상태를 수시로 확인했다.
현서의 정신과 주치의는 "현서의 종합적인 심리검사를 했는데 지능이 많이 낮게 나왔다"라며 "현명한 판단,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등이 안 된다. 아빠와 새엄마에게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알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현서의 아빠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현서의 할머니는 생리가 멈추지 않아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그건 끊으면 된다. 엄마한테 이야기해서 일 좀 해봐라. 난 네 공을 안 잊는다. 내가 나중에 다 도와주겠다"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아이를 압박했다. 현서 입장에서는 도움을 주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이 되었을 거다. 그리고 할머니는 이것을 충분히 이용했을 거다"라며 "생리 이야기를 나왔을 때 성매매를 못하게 되었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는 최소한 방조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다시 만난 할머니는 "제발 그 말을 믿지 마라. 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다"라며 현서의 말이 거짓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손녀에게 돈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할머니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내 목소리 아닌 거 아니냐"라며 "그건 걔 카드값이다. 내 돈이 아니다"라며 변명을 했다.
그리고 흥분하는 할머니 앞에 현서 아빠가 다시 등장했다. 현서 아빠는 "얘가 조건 만남을 해서 허구한 날 불려 다녔다. 본인 책임이다. 내가 시켰냐? 우리 어머니가 시켰냐? 다 걔가 하고 싶어서 한 거다"라며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에 제작진은 "일반적인 아이가 아니다. 이런 아이를 누가 보호해야 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빠는 "당신이 뭔데? 당신이 걔를 아냐"라고 흥분했다. 또한 할머니와 아빠는 모든 것이 현서의 엄마 때문이라며 "우리를 취재할 게 아니라 모녀를 취재해라. 영원히 모르게 살자고 얘기해라. 인연을 완전히 끊겠다"라고 선언했다.
전문가는 "현서에게는 유일한 가족이 할머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내가 어떤 행동을 안 하면 싫어한다는 걸 알면 그건 아이에게 강요가 되었을 수 있다. 아이가 성매매를 하는 걸 알면서도 심리적 압박을 했으니까 이것은 아청법 상의 성매매 강요이자 정식 전 학대로 아동 학대죄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서 입장에서는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는 거다. 나를 통해서 무언가 얻으려는 사람들밖에 없는 거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다. 우리는 이 아이가 살려달라고 지르는 소리를 들어줘야 한다"라며 안쓰러워했다.
현서는 "이런 일을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없더라. 누가 저를 알아볼까 봐. 그래서 장래희망도 없어졌다. 포기했다. 현서의 꿈은 모델이었다"라며 "모든 게 싹 다 망가졌다. 지금도 열심히 사는 건데 지금도 뛰쳐나가서 죽고 싶기도 하고 너무 억울하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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