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해서 ‘불며드는’ 힙한 불교 탄생기

2024. 5. 16. 07:37■ 불교/佛敎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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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해서 ‘불며드는’ 힙한 불교 탄생기

전자음악에 맞춰 ‘옴’ ‘옴’ 하는 불교 진언이 염불처럼 낮게 깔린다. 그때 승복을 입은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는데, 무심한 듯 걸친 헤드셋이 의외의 조합이다. 찬불가에 EDM을 입힌 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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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해서 ‘불며드는’ 힙한 불교 탄생기

김영화 기자2024. 5. 16. 05:45

 

2030 여성은 왜 불교에 열광할까? 11회째를 맞은 불교박람회는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포용성을 두른 불교가 산속을 나와 속세로 걸어 들어왔다.

4월4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뉴진스님(코미디언 윤성호씨)이 디제잉 공연 ‘극락왕생’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전자음악에 맞춰 ‘옴’ ‘옴’ 하는 불교 진언이 염불처럼 낮게 깔린다. 그때 승복을 입은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는데, 무심한 듯 걸친 헤드셋이 의외의 조합이다. 찬불가에 EDM을 입힌 디제잉 공연이 시작된다. “부처님 잘생겼다, 부!처!핸!섬!” “번뇌를 견뎌내면 극!락!왕!생!” 합장한 두 손을 하늘을 향해 찌르는 춤사위를 선보이자 객석이 함께 들썩거린다. 번쩍이는 조명 아래로 ‘극락도 락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 같은 플래카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록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이 무대는 지난 4월4일 서울국제불교박람회(불교박람회)에서 열렸다.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 윤성호씨의 디제잉 공연이다. 그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음원 ‘극락왕생’도 역주행 중이다. 월급이 안 올라서, 내 주식만 떨어져서, 친구가 잘나가서, 미래가 안 보여서 고통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고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을 할 거라는 가사다. 뉴진스님은 진짜 스님이 아닌 윤성호씨의 ‘부캐(부 캐릭터)’이지만 실제 조계사에서 받은 법명을 쓴다. 새로울 뉴(NEW)에 나아갈 진(進), ‘새롭게 전진한다’는 뜻이다. 뉴진스만큼 힙한 뉴진스님의 디제잉을 두고 SNS에선 이런 반응이다. ‘불교, 나 빼고 또 재밌는 거 하네.’

 

불교가 재밌는 걸 한다, 그것도 아주 힙하게.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불교박람회는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행사 기획을 담당한 〈불교신문〉의 장영섭 기자는 “그동안 불교박람회가 전통적이고 종교적 측면만 강조해왔는데 올해 그 틀을 한번 깨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재밌는 불교’가 올해의 슬로건이다. 지난해 5월 연등회 행사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뉴진스님을 섭외하고 ‘꽃스님’으로 유명한 화엄사 범정 스님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포교하는 ‘MZ 스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아래 상자 기사 참조). 사흘간 누적 방문객은 1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방문객의 80%가 2030 세대였다. 불교계에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불서 출판사 ‘민족사’의 사기순 주간은 불교박람회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했다. “(여러 해 참여했지만) 이렇게 젊은 사람이 많이 온 건 처음이다. 개장 두 시간 전부터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를 두 바퀴 돌 정도로 줄을 서 있더라. 아이돌 콘서트에서 한다는 오픈런을 처음 봤다.” 무종교인은 물론이고 기독교, 개신교 신자까지 다양했다. 그 덕분에 출판사 부스도 흥했다. ‘불교 초심자가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대부분 2030 세대 여성이었다고 사기순 주간은 전했다. “글자 크기가 큰 사경집을 권하면서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좋다고 했더니 본인이 읽을 거라고 하더라.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다고.”

뉴진스님이나 꽃스님 같은 셀럽의 인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깨닫다’ ‘번뇌 멈춰’ 같은 불교 ‘밈’이 프린트된 티셔츠부터 인센스, 불상, 토우 등 불교 굿즈가 부스마다 완판되는가 하면, EDM 반주가 섞인 천수경 독송에 맞춰 놋그릇을 치는 스님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바이럴된다. 모두 불교박람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깨닫다’ 티셔츠를 만든 주여진 작가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클 줄 몰랐다고 한다. 사흘 간 티셔츠 350장이 팔렸다. 어릴 적 아버지가 출가한 후로 불교와 가깝게 살아왔는데, 최근 들어 “불교가 이런 거였어?” 하는 주변 반응을 자주 듣는다. ‘불며든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불교는 꽤 즐거운 걸 추구한다. 어딘가에 푹 빠졌다는 ‘삼매경’ ‘무아지경’이라는 것도 불교 용어다. 잡념을 없애고 순간순간 몰입하자는 정신이 MZ 세대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코드다.”

불교 신자인 주여진 작가가 이번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판매한 티셔츠. @X(구 트위터) 갈무리

출가 상담 부스에 30분 이상 대기줄

엄숙하다고 여겨지는 종교계에서 이색적인 장면들이다. 뉴진스님의 과감함만큼이나 그를 포용한 조계종의 변신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진짜 스님이 아닌 코미디언의 분장이 자칫 불교를 희화화한다는 내부 반발은 없을까? 서울과 이천의 행불선원장인 월호 스님은 처음 뉴진스님을 봤을 때 조금은 불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모두가 스님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 괜찮지 않겠나. 이제는 ‘부캐’ 문화가 일반화되었으니까.” 2030 세대가 ‘극락도 락이다’며 환호하는 것을 누구보다 재미있게 바라봤다. “태어남이 고통의 시작이고 극락에서 새로 태어난다는 불교의 메시지가 잘 담겨 있더라. 적어도 젊은이들이 ‘극락왕생’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지 않았나.” 계율에 어긋난다기보다는 전법의 방식이 한 차원 달라진 것으로 바라본다.

 

종교 본연의 역할을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번 박람회가 역대급으로 흥하면서 비판보다는 호평이 많아졌다. 장영섭 기자는 “이번 박람회가 청년 포교에 힘써온 불교계의 성과를 입증하는 자리였다”라고 평했다. 젊은 신도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종교계에 퍼진 공통된 위기의식이다. 불교의 경우 승려가 될 수 있는 출가자의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1990년대 200여 개에 달하던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지회 수가 2023년 들어 50개 아래로 감소했고, 2022년 출가자 수가 6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71%가 급감했다. 월호 스님은 “젊은 불자를 양성하는 데 불교계가 너무 소홀했다”라고 덧붙였다. 조계종이 지난해부터 출가장려위원회를 출범하고 ‘재밌는 불교’를 콘셉트로 잡게 된 배경이다. 2023년 출가자 수는 84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때 불교가 인생 멘토나 힐링 담론의 하나로 대중에게 다가간 적도 있다. 법륜 스님, 혜민 스님 등이 거론된다. 이제는 달라졌다. 디제잉 파티, 축제, 소비문화와 결부되었다. 불교 신자인 복길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멘토 구실을 하던 불교계 셀럽이 있었지만 주로 중장년층을 향했을 뿐 젊은 층, 그중에서도 여성들에게까지 어필하지 못했다. 오히려 꾸중을 당하는 존재였다. 그에 비해 뉴진스님이나 꽃스님은 불교를 힙하게 소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준다.” 산속에 있는 엄격하고 근엄한 종교가 아니라, EDM 반주에 놋그릇과 목탁을 두드리며 ‘현생에 집착하지 말고 우리 한번 신명나게 놀아보자’고 말을 거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다가왔다.

장영섭 기자가 보기에 불교계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변화는 아니다. 이미 잠재적 ‘수요’가 있었다. “템플스테이를 취재하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불교에 대한 젊은 세대의 선호가 커지고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명상이나 사찰 음식, 수행 같은 사찰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만 봐도 그렇다.” 2030 세대가 단순히 불교의 문화상품을 사거나 시끄럽게 놀 수 있는 판을 찾아서 온 게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이번 불교박람회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출가 상담 부스였다. 사람들이 30분 이상 줄을 서는가 하면, 조계종 교육원 출가 캠페인 트윗도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장 기자는 “소비문화 이상의 절실함”으로 읽는다.

금강대에 재학 중인 박세연씨도 이번 불교박람회를 찾았다. ‘응~ 수행 정진하면 돼~’라는 무지개색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구매했다. “어떤 고난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불교 특유의 기개와 용맹함”이 인상적이었다. 불교 신자인 어머니를 따라 사찰을 다녔지만, 그 스스로 불자가 된 건 코로나19를 겪으면서다. 미래가 불안하다고 느꼈다.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럴수록 소진된다. 세상은 풍요로운데 나 홀로 허한 느낌이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그런 고민을 할 때였다.” 삶의 해방구를 찾듯 명상을 시작했는데 불교가 달리 보였다. 그즈음 차담, 요가, 사찰 음식에 관심을 갖는 지인도 늘어났다. “처음 온다고 배척하지도 않고, 안 온다고 그다지 싸늘하지 않아서 좋다. 그런 느슨한 커뮤니티가 우리 세대에게 필요했던 게 아닐까.” 불교를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어서 불교 특성화 대학인 금강대에 진학했다.

4월4일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현대 불화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힙한 불교 이끄는 2030 여성들

주여진 작가는 불교의 힙함이 “근거 있는 힙”이라고 말한다. “반야심경을 보면 ‘있는 것도 없는 것이고 없는 것도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 무한경쟁 시대에서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에 불교의 메시지에 더 위로받고 반응하게 된다.” 그 역시 올해 초 조계종의 출가 학교에 다녀오면서 출가 의향이 생겼다. 3주 동안 꼼짝없이 절에만 있으면서 휴대전화도 쓰지 못했다. 처음엔 답답했는데 점차 익숙해졌다. “속세에 있으면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사야 할 것 같은 불안에 시달리는데 절에 들어가면 삶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몸과 정신이 맑아지는 게 어떤 건지 알겠더라.”

‘힙한 불교’를 이끌어가는 주된 축이 박세연씨나 주여진씨 같은 2030 여성들이라는 점은 전에 없던 현상이다. 어느 종교든 여성 신자가 좀 더 많은 편이지만, 최근 달라진 흐름을 불교계 내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주최하는 미혼 남녀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도 또 다른 근거다. 모집 당시 337명이 신청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성별로 보면남자는 15대 1, 여자는 19대 1로 나타났다.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소개팅 프로그램의 경우 대체로 여성 참여자가 확연히 적은 것과 대비된다. 조계종 포교원이 개발한 애니어그램 검사 ‘부처님 마음, 내 마음’의 경우 여성 참여자가 76%에 이른다.

왜 불교에 여성 신자가 더 많을까? 단순히 요가나 마음 건강, 혹은 사찰 음식 때문만은 아니라고 이들은 말한다. 박세연씨의 경우 “여성이든 동물이든 성소수자든 차등을 두지 않는 점” 때문에 불교를 좋아하게 되었다. 모든 중생은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게 불교의 기본 사상이다. “당연히 불교계 내부에서도 개선되어야 할 점은 많지만, 동물권이나 기후위기, 성소수자 인권 이슈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에서 억압받는 계층일수록 불교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종교에 비해 포용적이라는 의미다.

종교 간 견해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 장면이 최근 TV 예능에서도 있었다. MBC 에브리원 예능 〈성지순례〉는 개신교 목사, 가톨릭 신부, 불교 승려가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그중 방송인 풍자가 성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세 성직자에게 묻는 에피소드가 주목받았다. 이들은 대체로 인권을 부정하는 극단적 주장엔 반대했지만 “성경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동성애를 죄라고 가르치는 건 어쩔 수 없다(차성진 목사)” “이런 질문이 종교인들에게는 너무 폭력적인 질문이다(유경선 신부)"라고 말한 데 비해 송산 스님은 “불교적 입장에서는 하나의 생명체를 고유의 성품으로 여기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불교조계종은 인종차별에 목소리를 내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해왔다. 월호 스님은 불교의 포용성을 이렇게 부연한다. “불교의 기본 바탕은 나와 남이, 인간과 자연이, 우주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니 자연을 해치거나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차별해서도 안 된다.” 차별금지법을 거세게 반대해온 보수 개신교와 다른 반응이기도 했다.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 바꾸고 싶은 사회의 모습에 대해 불교는 좀 더 열린 자세로 듣고 수용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런 지점에 젊은 세대가 더욱 이끌렸을 것이다.” 복길 칼럼니스트는 뉴진스님의 인기 또한 사람들이 불교에 열광하게 된 큰 흐름 안에 있다고 짚는다.

한국리서치 ‘2023년 종교 인식조사’를 보면 불교는 100점 만점에 52.5점으로 한국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 1위다. 지난해 대비 5.4점 높아진 데다 응답자 46%가 불교에 대해 보통 이상의 호감도를 표했다. 천주교(51.3), 개신교(33.3)가 그 뒤를 이었다. 2021년 조사까지만 해도 천주교가 1위(50.7)였는데 2022년부터 불교가 1위(47.1)로 자리 잡았다.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도 지난해보다 1.9점 상승하기는 했으나 불교와 천주교에 비하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불교박람회를 두고 ‘무소유를 바라고 갔지만 풀소유가 되어서 돌아온다’는 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적금 깨러 갑니다. 부처님도 용서해주실 듯’ ‘이 굿즈 때문에 개종하고 싶다’는 반응도 온라인에서 바이럴되었다. 소비주의와 긴밀히 엮이게 된 ‘힙한 불교’의 아이러니다. 가끔 박세연씨도 불교 신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고민스럽다. 다만 과거와 달리 종교가 “엄격한 교리보다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편이다. 복길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 시대는 모든 걸 소비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싫으면 구독을 취소하고 좋으면 소비한다. 무소유를 권하는 불교마저도 종교를 알리는 방법으로 소비문화와 손잡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이지만 이것이 지속 가능한 방식일지는 의문이 남는다.”

뉴진스님부터 SNS 포교, 불교 굿즈의 인기는 종교가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불교계에선 불교를 대중화하는 방편으로라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기순 주간은 이번 불교박람회를 통해 “MZ 세대가 마음 공부를 통해 위로받고 싶어 하고, 적극적으로 재미와 함께 의미를 찾는 세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5060 세대는 법당에 들어가면 큰일 날 것처럼 절에 가도 밖에서만 서성이는데 젊은 친구들은 종교적 편견이 어른에 비해 비교적 적다는 인상을 받아 한편으로는 희망적이다.” 2030 세대가 불교를 새롭게 인식한 것처럼, 불교계도 젊은 세대의 고민과 관심사에 앞장서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올해 여든이 넘은 법헌 스님(법륜사 주지)도 불교박람회에서 2030 세대 불자들을 만났다. 뉴진스님을 본 적은 없지만 그를 보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찾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때그때의 흐름과 시대정신에 맞춰서 종교의 모습이 변할 필요는 있다. 중생과 함께하면서 호흡하는 게 불교지, 속세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다. 깨달았으면 중생하고 같이 가야 한다. 누구든지 공유할 수 있어야 불교다.” 산속을 나와 속세로 걸어 들어온 불교가 그렇게 우리에게로 스며들고 있다. 포용성과 힙함을 두르고.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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