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군사지원에 18조원 쓰더니..미군 포탄 창고 '텅텅'

2022. 8. 30. 14:41■ 국제/전쟁과 평화

 

우크라 군사지원에 18조원 쓰더니..미군 포탄 창고 '텅텅' (daum.net)

 

우크라 군사지원에 18조원 쓰더니..미군 포탄 창고 '텅텅'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적극 지원하던 미국이 '탄약 재고 부족'이란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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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군사지원에 18조원 쓰더니..미군 포탄 창고 '텅텅'

정혜인 기자입력 2022.08.30. 14:22
 
WSJ "군 포탄 재고, 불안할 만큼 줄어".."지금 당장 전투 치를 수 없을 정도"..내부 소통 부족→방산업계 혼란→생산 차질
 
우크라이나 군인이 미군이 지원한 155mm 곡사포용 포탄을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적극 지원하던 미국이 '탄약 재고 부족'이란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155㎜ 포탄 등 국방부의 무기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무인항공기, 미사일 및 기타장비 등 135억달러(약 18조2142억원)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다.

 

미국이 제공한 무기에는 수십㎞ 떨어진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곡사포도 포함돼 우크라이나군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미군의 무기창고가 비워지는 사이 미국 내 무기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무기 재고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특히 155㎜ 곡사포용 포탄 재고가 "불안할 정도로 낮아진 상태"라고 지적하며 "현재 미국이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고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될 만큼 무기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미군의 155㎜ 포탄 재고량이 전투를 치를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다.

WSJ은 미국이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계기로 105㎜ 포탄을 지원한 것도 155㎜ 포탄 재고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155㎜ 포탄 재고가 부족한 것을 감안해 105㎜ 포탄을 대신 지원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24일 기준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 80만6000발을 제공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한 곡사포 /AP=뉴시스
 
"내부 소통 부족·관료주의에 무기창고 비었다"
미군의 포탄 재고 문제는 예산 부족 탓이 아닌 국방부 내 뿌리 막힌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국방 예산은 7730억달러(약 1042조5451억원)로 요청했고, 이 가운데 무기 생산 및 구매 예산은 140억달러다.

국방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일부 관계자와 의회 관리들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무기 재고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방산업체와 구매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관련 내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산업체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미국의 무기 구매는 군에서 필요한 무기 수량을 파악하고 이를 검토한 뒤 국방부에 민간 방산업체의 입찰을 요청하는 절차를 받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런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방산업체의 무기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단 지적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WSJ에 "전쟁 이후 국방부가 업계에 무기 구매 관련 입찰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전달 내용도 자주 변경돼 혼란을 줘 무기 생산량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불평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군의 주문에서 무기 생산까지 통상 13~18개월이 걸리고, 미사일·드론 등 첨단 무기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 미 의회 관계자는 "국방부 관료집단은 재고 확보에 필요한 새로운 계약 등 군의 요구를 산업계와 공유하는 것을 (이전부터) 꺼려왔다"고 WSJ에 전했다.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제임스 테이클레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실적발표 행사에서 국방부와 아직 무기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방산업계가 정부의 요구에 맞게 생산량을 늘리기를 바란다면 국방부의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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