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마을 지켜온 '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 크다"

2022. 7. 30. 10:38■ 자연 환경/식물 꽃

"500년 마을 지켜온 '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 크다" (daum.net)

 

"500년 마을 지켜온 '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 크다"

“이 팽나무는 드라마처럼 실제로도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놀이터 역할을 해왔고, 매년 10월 1일 주민들이 나무에 모여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내왔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삶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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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마을 지켜온 '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 크다"

허윤희 기자 입력 2022. 07. 30. 03:01 수정 2022. 07. 30. 06:58 

[아무튼, 주말]
'우영우 팽나무' 실사 끝낸 문화재청
전영우 위원장 등 전문가 3명 조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경남 창원시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 /문화재청

 

“이 팽나무는 드라마처럼 실제로도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자 놀이터 역할을 해왔고, 매년 10월 1일 주민들이 나무에 모여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내왔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삶과 그만큼 뿌리 깊게 얽혀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팽나무가 ‘진짜 천연기념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화재청은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북부리에 있는 팽나무의 실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에는 ‘소나무 박사’이자 문화재위원회 전체 위원장과 천연기념물분과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전영우 국민대 명예교수 등 문화재위원 3명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팽나무와 주변 환경 등 현장을 40여 분간 둘러봤고, 조사에 앞서 동부마을 주민 대표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1시간 가량 주민 질의와 요구 사항 등을 경청했다.

이원호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연구관은 현장 조사 후 본지 통화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려면 학술적·역사적·경관적 가치를 따져야 하는데, 창원 북부리 팽나무가 기존의 천연기념물 팽나무와 비교해봤을 때도 가치가 있어 보이고, 주민들이 꾸준히 당산제를 지내는 등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했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위원들이 각각 지정조사 보고서를 쓴 후에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지정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음달 24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경남 창원시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 /문화재청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 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 번 안 한 사람이 없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대사)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주변이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우뚝 서 있고, 수령은 500년 정도 된다. 나무 높이 16m, 가슴둘레 6.8m,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이 27m 정도로, 팽나무 중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팽나무는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하며 중남부 지방에 주로 사는 장수목으로 마을의 대표적인 당산나무 중 하나다. 현재 천연기념물 노거수로 지정된 팽나무는 경북 예천 금남리 황목근(팽나무)과 전북 고창 수동리 팽나무 2건뿐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경남 창원시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 /박은빈 인스타그램

 

이원호 연구관은 “이 팽나무는 천연기념물 우수 잠재 자원 목록에 들어있었는데, 드라마 인기 덕에 조사를 앞당기게 됐다”며 “드라마처럼 실제로도 역사와 지역성을 지키는 역할을 해온 나무라는 점이 의미 있다”고 했다. “2년 전 개정된 ‘문화유산헌장’에 처음으로 자연유산이 포함됐고, 기후 변화로 인해 생육환경의 위기에 처한 노거수가 많아지는 등 발빠르게 보호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연유산 전문가들도 “드라마 덕분에 천연기념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남 창원시 북부리 동부마을에 팽나무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문화재청

 

다만, 드라마 방영 이후 하루에 관람객 1000여명이 몰리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주차난, 쓰레기 투기뿐 아니라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땅을 밟으면 ‘답압’으로 인해 나무의 생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문화재청은 “답압으로 땅이 너무 굳어지고 수분 흡수가 안되면 뿌리 활력이 나빠질 수 있다”며 “나무를 보호하면서 마을 주민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고, 관람객들도 나무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창원시와 협의해 보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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