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대단해" 윤여정, 시상식 준비하며 초긴장 상태

2022. 5. 30. 11:05■ 문화 예술/演藝. 방송人

"김연아 대단해" 윤여정, 시상식 준비하며 초긴장 상태 ('뜻밖의여정') [어저께TV]

최지연 입력 2022. 05. 30. 06:58 수정 2022. 05. 30. 07:02
 

[OSEN=최지연 기자] '뜻밖의 여정'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 준비 중 김연아를 떠올렸다. 

29일 방송된 tvN '뜻밖의 여정'에서는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준비하는 것부터 당일날까지의 모습이 담긴 가운데 김연아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여정은 무대 위에서 혼자 소화해야할 오스카 스피치 멘트에 부담을 느꼈다. 윤여정은 "정해져 있는 게 더 괴롭다. 몰랐을 때는 내 마음대로 지껄이면 됐는데. 어떻게 하라고 하니까 틀릴까봐 걱정된다. 스티브 연 하는 것 봤는데 걔도 덜덜 떨더라"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스피치멘트보다 더 문제인 건 남우주연상 후보들의 이름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후보들이 모이면서 각자 다른 발음기호를 이용해 이들의 이름을 호명해야했다. 윤여정은 "내가 불러야하는 이름들이 너무 어렵다. 딱 보는 순간 발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들어졌다)"라며 불현듯 지난해 자신이 수상소감 때 했던 불만을 떠올렸다. 

윤여정은 "작년에 '외국인들이 내 이름 제대로 발음 못 한다'고 농담했는데 큰일 났다. 이거 복수인거냐"며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통역사 이인아 또한 그럴 수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여정은 "'한국 속담에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며 제안했다. 결국 윤여정은 이인아와 함께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스피치 멘트 수정에 들어갔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그 모습을 본 이서진은 “(후보들의) 라스트 네임을 부르지 말고 퍼스트 네임만 불러라”고 조언, 윤여정은 “내가 뭐 그렇게 친하다고”라며 이서진을 나무랐다. 다음날 윤여정은 시상식 담당자와 대화하며 스피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담당자는 수상 후보들은 비디오로 소개되니 이름을 모두 호명할 필요는 없다고 윤여정을 안심시켰다.

윤여정은 "괜히 겁냈네"라며 한 시름 덜은 뒤 지난해에 있었던 일과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담당자는 "그 얘기는 매력적이다. 모두 선생님의 팬이다. 귀엽고 훌륭하시다"라며 흔쾌히 승낙했다. 담당자와 화상미팅을 마친 뒤 윤여정은 후보들의 이름 외우기에 돌입했다. 그러다 윤여정은 작년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시상자로 분했던 브래드 피트를 떠올렸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엄청 어색하게 내 이름을 '여정 윤'이라 했잖아. 근데 나처럼 연습 많이 한 걸거야"라며 역지사지해 이서진을 웃게 만들었다. 이후 윤여정은 스태프들이 남우주연상 후보의 이름을 잘못 부를 때마다 정정해주며 연습했다. 이날 저녁에는 시상자 파티가 있었다. 파티 전 간단한 요기를 준비하는 윤여정에게 제작진들은 인생 상담을 했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제작진이 묻자 윤여정은 "너 살던 대로 살라"고 말한 뒤 제작진의 나이를 듣고 "나도 마흔 두 살 때 진짜 일 열심히 했던 거 같아. 콩 주워 먹듯이 했어. 많이 하는 사람을 이기진 못하는 것 같더라. 많이 해"라고 조언했다. 이어 선생님의 나이쯤 되면 선택이 쉬워지냐고 묻자 윤여정은 "선택지가 너희처럼 많지 않고 좁혀지지만 또 마찬가지다. 연기를 많이 한 사람이 잘하는 게 있고 신인만 가능한 신선함이 있다. 정답은 없다"고 답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 윤여정은 이른 아침부터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았다. 윤여정은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뜨거워하실까봐 머리 끝까지는 못하겠다"고 조심스러워하자 능숙하게 직접 헤어를 만졌다. 윤여정은 "'파친코' 때도 내가 했어. 할머니니까 머리 할 것도 없잖아. 화장도 안 하고. 근데 검버섯은 열심히 칠해주더라"며 회상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헤어메이크업 연출에 윤여정은 밥 한 술도 뜨지 못했다. 윤여정은 "무슨 경기 나가는 것 같지 않냐"며 김연아를 언급했다. 윤여정은 "김연아는 진짜 대단한 배짱이다. 거기서 얼마나 떨리겠니. 수도 없이 연습을 했겠지. 빙판에서 엉덩방아 찧는 횟수를 따지면 몇만 번 찧었을 것"이라면서 그의 노력을 높이 샀다.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이후 윤여정은 매니저들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했다. 윤여정은 레드카펫에서 사진을 찍고, 외신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이서진은 한 발자국 뒤에서 윤여정을 보필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느 순간엔 제이미 리 커터스의 가방을 들어주며 국제 짐꾼으로 전락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이제 윤여정은 오스카 영화제의 남우조연상 시상에 나섰다. 그는 먼저 무대에 올라  스피치를 끝낸 뒤 수상자의 이름이 적혀있을 봉투를 펼쳤다. 여기에는 윤여정이 수상을 바랐던 배우, 트로이 코처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의 이름에 북받친 윤여정은 곧 수어로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으로"라고 말했다. 이를 알아챈 관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윤여정은 무대로 올라온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들고 서 있어 줬다. 숙소에서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들은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거나 눈물을 훔치는 등 감동을 느꼈다. 나영석은 "윤여정 선배님이 드려서 더 감동적이야"라며 감탄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멋짐도 잠시 아카데미 무대의 길을 작년에 이어 또 한 번 잘못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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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뜻밖의 여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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